세상에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 모습이 완성형인듯한, 그래서 더 이상 변화란 없을 것 같은 제품이 있다. 이번에 소개할 지퍼처럼 말이다. 두 개의 이가 맞물리면서 잠가지는 지퍼는 특별히 다른 형태와 기능이 상상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 디자인 스튜디오 넨도(Nendo)는 이런 생각의 한계를 깨트렸다.
관점을 살짝 다르게 함으로써 평범한 사물도 새롭게 선보이는 넨도는 그동안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재미있고 신선한 디자인을 보여줬다. 가구, 제품, 건축 심지어 음식(초콜릿)까지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시도를 했던 넨도가 이번에는 지퍼를 선택했다.
지퍼 리디자인 프로젝트 - Zippppper는 지퍼를 전문으로 제작·생산하는 일본 기업 YKK의 의뢰로 진행되었다. 넨도는 디자인을 하기에 앞서 ‘지퍼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부터 던졌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형태는 새롭지만, 지퍼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은 5개의 지퍼를 디자인했다. 프로젝트 이름도 5가지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Zipper’의 스펠링 p를 5개로 늘린 ‘Zippppper’다.
Zippppper 디자인 스케치
영상은 꼭 보세요. 이해가 훨씬 쉬울 겁니다.
N0.1 교차하는 지퍼(Zipper that crosses)
한 방향으로만 여닫을 수 있는 지퍼와 달리, 이 지퍼는 가로와 세로, 양방향으로 모두 열고 잠글 수 있다. 두 개의 지퍼가 만나는 교차점의 이빨 부분을 새로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여닫이의 형태가 다양한 가방이나 옷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