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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도르륵- 구슬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나요?

2017-11-10

 

 

모던함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패션 브랜드 COS(코스)와 상상력으로 공간을 채우는 디자인 스튜디오 Snarkitecture(스나키텍처)의 세 번째 협업 작품이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전시된다.



넓은 공간에 400m가 넘는 하늘색 레일이 공중에 매달려 있고, 그 위를 10만 개의 유리구슬이 5초 간격으로 끊임없이 굴러떨어진다. 하얀색 벽면과 함께 구슬이 굴러가는 소리는 관람객을 몽환적인 세계로 초대한다.

예술과 건축, 디자인의 경계를 모색하는 뉴욕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 스나키텍처가 패션 브랜드 코스와 세 번째 협업으로 ‘Loop(루프)’라는 작업을 선보인다. 서로 교차하여 복잡하게 얽힌 400m의 하늘색 레일 위를 흰색 유리구슬이 굴러가는 설치물이다. 일상의 공간을 환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스나키텍처의 작품 세계를 어김없이 보여준다.


100m의 레일 4개를 서로 겹쳐서 설치했다.

100m의 레일 4개를 서로 겹쳐서 설치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유명하지 않은 스나키텍처는 일상적인 물질, 구조들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상상력을 펼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주로 공간, 제품을 디자인하지만, 때때로 브랜드와 협업하여 설치작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스나키텍처 특유의 감성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태도는 관람객(혹은 고객)에게 공간을 탐험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해 기억에 남을만한 순간을 제공한다.

이번에 선보인 ‘Loop’은 어린 시절에 하던 구슬 놀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다. 스타키텍처의 공동 창립자 다니엘 아르샴(Daniel Arsham)은 “루프를 통해 사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디자인이 재미있는 경험을 주는 동시에 탈출구의 역할도 할 수 있도록 염두 했다.”고 전했다.

 


끝이 없는 듯한 알루미늄 레일과 그 위를 일정한 속도로 굴러가는 유리구슬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잡념은 사라진다. 단순한 구성 요소와 작동 원리, 절제된 색상으로 구현된 ‘Loop’는 모던함을 추구하는 코스의 브랜드 감성을 잘 전달한다.

관람객이 레일 위에 직접 유리구슬을 올려놓을 수 있다.

관람객이 레일 위에 직접 유리구슬을 올려놓을 수 있다.



유리구슬은 레일 위를 굴러가다가, 바닥의 구멍으로 떨어진다.

유리구슬은 레일 위를 굴러가다가, 바닥의 구멍으로 떨어진다.


관람객은 직접 유리구슬을 레일 위에 올려놓을 수도 있다. 어느 자리에 올려도 구슬이 저절로 굴러갈 수 있도록 정밀 공학 기술을 통해 설계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레일을 한 바퀴 돈 구슬은 바닥의 구멍으로 떨어진다.

이렇게 떨어진 구슬은 옆 전시장으로 연결된 레일로 넘어가 전시장 바닥으로 떨어진다. 바닥에는 이미 수천 개의 구슬로 가득 찼지만, 전시 기간 동안 계속 떨어져 그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구슬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다른 구슬과 부딪치는 소리는 조용한 전시장을 울리면서 청각적 경험까지 선사한다.

떨어진 구슬이 쌓일수록, 점차 전시장은 구슬로 가득 채워진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작품이다.

떨어진 구슬이 쌓일수록, 점차 전시장은 구슬로 가득 채워진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작품이다.


코스와 스나키텍처의 협업 작품인 ‘Loop’는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11월 8일부터 19일까지 공개된다. 전시장까지 가는 길이 약간 멀기는 하지만, 스나키텍처의 작품을 만날 기회가 적은 국내 사정으로는 가을 나들이 겸 들러보는 것도 좋다. 관람료는 무료.


에디터_ 허영은( yeheo@jungle.co.kr)
자료 제공_ COS( www.cosstores.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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