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약사 가문 3대로서 약국의 전통 이미지를 뒤엎고 다각적인 현대 환경 속에 녹아들길 원했다. 

말리큐어 (MOLECURE)가‘ 말리큘 (Molecule)’과‘ 큐어 (Cure)’를 조합한 단어인 것처럼 설계를 기획하던 디자이너는 자연에서 분자를 추출해 치료제를 제조한다는 약학의 본래 목적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디자이너는 분자 충돌로 인해 형성된 새로운 화합물과 같이‘ 원시성’,‘ 기술’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조합하여‘ 실험실 속 녹지’라는 공간 발상을 떠올렸다. 

또한, 디자이너는 분자의 2가지 특성‘ 연결성’과‘ 응집성’을 디자인에 적용했는데, 그 예로 시멘트를 활용해 좌·우측 2개의 높이 솟은 벽에 덮인 자갈의 거친 질감은 사람들에게 현실감을 준다. 

분자 구조가 반복 확장해 나가듯 약품이 놓인 진열장은 공간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고, 형형색색의 약품은 벽에 색감을 더하는 그림 역할을 한다. 그렇게 공간은 경이로운 추상 예술적 분위기와 함께 부유한다. 전통적인 단방향 약국 카운터는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공간의 핵심은 약사가 고객과 소통하는 실험실 테이블이며, 개방형 조제실 역시 상호 정보 교환과 혁신적인 고객 경험이 가능하다. 원목을 쌓아 만든 실험실 테이블과 백 년 넘은 나무의 몸통이 그대로 사용된 테이블 받침은 매달린 녹색 식물과 조화를 이뤄 기존 약국의 어두운 분위기를 해소함과 동시에 의료 및 보건 치료 행위를 건강한 생활양식으로 바꿔준다. 그 밖에 나선형 구리 계단은 사람들에게 분자생물학의 DNA 이중 나선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Design : 닉 리, 리차드 쿠오, 케이트 창 / 워터프롬 디자인 (Nic Lee, Richard Kuo, Kate Chang / Waterfrom Design)

Client : 말리큘러 약국 (Molecular Pharmacy)

Location : 대만

Built area : 120m²

Completion : 2017년 4월

Photographer : 쿠오민 리 (Kuomin Lee)

글 제공_ 워터프롬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