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2
일러스트레이션은 글의 내용을 좀 더 쉽게 이해시켜주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고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세계를 펼쳐내 더 풍성한 스토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글 그 이상의 넓은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일러스트레이션에 관심이 있다면 요안나 콘세이요를 주목해 보자.
요안나 콘세이요는 텍스트 너머의 것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1971년 폴란드 북쪽 스웁스크(Słupsk)에서 태어난 그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전 설치미술가로 부산비엔날레에 초대받았고 도자기 공방(Le Petit Atelier de Paris)과의 협력작업으로 도자기 그림을 그리는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했다.
2004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일러스트레이션 콩쿠르 ‘Calabria Incantata’ 우승, 프랑스 몽트레이 ‘Figure Futures’, 이란 ‘Blue Books’, 이탈리아 사르메데 ‘Le immagini della fantasia’ 등에서 선정된 바 있다.
유럽 전역에서 전시를 열고 그림책 출간을 해온 그는 2014년 한국에서도 비룡소 출판사와 〈빨간 모자〉를 출간, 현재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한국 등에서 18권의 그림책을 출판했다.
시적이고 은유적인 요안나 콘세이요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의 추억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고 구속받지 않는 창조자로서 그의 매니페스토이기도 하다. 작가는 헌 종이와 연필을 즐겨 쓰며 자신의 사고의 흐름을 가감 없이 기록한다.
요안나 콘세이요의 전시가 알부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알부스 갤러리는 국내 최초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갤러리로 지난해 5월에 문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알부스 갤러리의 두 번째 기획전으로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요안나 콘세이요의 원화전이다.
그의 많은 작품에서는 ‘식물’들이 소리 없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전시는 이 식물들에 주목해 관람객이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작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다.
‘한 겨울의 그림 정원. Joanna Concejo Exhibition’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작 〈신발천사〉부터 〈빨간 모자〉와 〈백조 왕자〉까지 요안나 콘세이요의 대표작을 총망라한다. 작가의 스케치북과 함께 파리의 도자 공방 ‘르 쁘띠 아뜰리에 드 파리’의 도자기 그림 작업도 함께 선보인다.
한 겨울 펼쳐지는 그림 정원에서 잠시 추위를 잊고 요안나 콘세이요의 추억과 함께 동심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는 2월 25일까지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알부스갤러리(albusgall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