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31
허리에 매는 가방이 촌스럽다고? 아니다. 이제는 그 생각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어린 시절 수학여행에서 지갑을 지키기 위해 허리에 차던 그 가방이 아니다. 힙색, 벨트 백 또는 전대로 불렸던 그 가방이 패니 백으로 강렬하게 돌아왔다.
몇 해 전 패션 위크에서 살짝 모습을 비춘 패니 백이 2018 S/S 컬렉션에서는 구찌(Gucci), 발렌시아가(Balenciaga),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등의 명품 브랜드의 메인 아이템으로 선보이며 다가올 봄, 필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명실상부하게 패니 백의 유행을 선도한 브랜드는 구찌다. 2006년부터 10년간 구찌를 이끈 프리다 지아니니(Frida Giannini)가 떠난 자리를 채운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가 발표한 레트로 무드의 컬렉션에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것.
화려한 쥬얼리 장식의 패니 백이 등장한 2017 F/W 컬렉션 이후 2018 S/S와 2018 리조트 컬렉션에서는 벨벳, 가죽, 로고 각인 등 더욱 다양해진 소재와 모양으로 선보였다.
구찌의 패니 백이 키치하고 레트로적이었다면 발렌시아가와 마크 제이콥스가 선보인 패니 백은 좀 더 캐쥬얼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스포티한 느낌이다.
발렌시아가가 처음으로 선보인 남성 2018 프리-폴(Pre-Fall) 컬렉션에서는 패딩 점퍼, 윈드 브레이커와 함께 패니 백을 매치하여 스타일과 실용성을 강조했다.
마크 제이콥스는 2018 S/S 컬렉션에서 오버사이즈의 정장에 스포티한 패니 백을 믹스매치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앞서 소개한 해외 명품 브랜드뿐만 아니라 수퍼콤마비(SUPERCOMMA B), 푸시 버튼(Push button)과 같은 국내 브랜드도 서울패션위크에서 패니 백을 선보였다.
또한, 유니클로, H&M 등의 스파(SPA) 브랜드와 푸마 등의 스포츠웨어에서도 앞다투어 출시되고 있다.
이와 같은 패니 백의 인기는 2015년부터 이어온 복고의 유행과 두 손이 자유로운 편리함이 젊은 세대에게 크게 어필했기 때문.
명품과 저가 브랜드, 소재와 크기에 제약을 받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로 출시되고 있는 패니 백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는 어깨 대신 허리에 걸친 패니 백 하나로 멋을 내보는 건 어떨까?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