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5
조현화랑은 4월 11일부터 5월 27일까지 작가 필립꼬네의 개인전 ‘과도, 현실의 포화 Hyperdensité, La saturation du réel’를 개최한다. 본관과 신관 전체가 사용되는 이번 전시에는 가로 4.2m 세폭화와 가로 4m 이폭화 2점을 포함한 신작 총 22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2006년 KIAF 한국 첫 개인전 이후 조현화랑에서 네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Speakings Walls’과 ‘Towers’ 시리즈를 국내에 처 음 소개하는 뜻 깊은 자리이다.
필립 꼬네는 사진적 시각과 회화적 풍부함을 결합한 작업으로 1990년 부상한 프랑스 신구상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는 장구한 회화사의 유산을 현대에 어떻게 반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현대를 이야기하는 이미지들을 그만의 독창적인 랍화 기법으로 그려낸다.
안료와 랍 을 섞어 그린 후, 그 위에 두꺼운 플라스틱을 덮고 다리미로 가열하여 이미 그려진 형태들을 뭉개버림으로써 일그러지고 소멸해가는 시간 성을 표현한다.
작가는 유년 시절을 보낸 베냉(Bénin)에서 납화법1)을 알게 되었고, 랍으로 그림을 그려 염료에 담가 무늬를 넣은 바틱(batik)천에서 크 게 감을 받았다. 그 후 낭트 에콜 데 보자르 재학 시절 재스퍼 존스(Jasper Johns)가 그림에 랍을 고착제로 사용하는 것을 본 후 목재를 사용해 조각 작품을 만들고, 화폭 위에서 작업하게 된 것이 지금의 랍화기법이다.
랍화는 뜨거운 상태로 놓여도 순식간에 굳지만 다시 데울 수 있다. 작가는 이것이 살아있는 재료이며 자신이 표현하는 바에 가장 잘 들어 맞는 재료라고 한다. 또한, 구축하고 난 후 해체함으로 써 보다 취약한 또 하나의 상태를 찾아내는 것, 그림을 이용해 세상에 우리가 인식하는 그대로 위태롭게 만들고 뒤흔드는 것을 말하고자 한 다.
10년만에 선보이는 이번 국내전시를 통해 회화적 질료가 위태로운 표면 위에 쌓이는 그의 독특한 회화기법에 매료되길 기대한다. 또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풀어낸 필립꼬네의 회화를 마주한 관객들은 꾸밈없는 진솔한 태도로 예술의 에너지를 추구해 온 화가의 탁월한 역량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기간: 4월 11일~ 5월 27일
장소: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65번길 171 조현갤러리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