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9
올해는 속을 훤히 드러내야 한다. 뜬금없는 이야기 같지만, 올해 패션 키워드가 바로 'PVC'이기 때문이다.
'폴리염화비닐, 염화비닐수지라고도 불리는 PVC는 주로 포장지, 자동차 대시보드, 레코드판 등의 제품에 주로 사용되어왔다.
이런 PVC가 패션 아이템으로 빠르게 부상한 계기는 바로 셀린느(celine)의 2018 S/S 컬렉션에 등장하면서부터다. 속이 훤이 드러나 보이는 PVC 가방에 컬러플한 파우치를 넣고 런웨이를 걷는 모델의 세련된 모습이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이후 유명 인플루언서의 소셜네트워크에 속속 등장하면서 유행아이템 반열에 들어섰다. 비닐봉지와 같은 외형에 셀린느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고 그 아래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4개 언어로 ‘어린이들의 질식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가방을 멀리 떨어뜨려 놓아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비닐봉지 같다는 의견도 있지만, 가죽 가방보다 저렴하고, 가벼우며 어떤 옷에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 속에 없어서 못사는 제품이 되었다,
셀린느 뿐만 아니라 샤넬, 발렌시아가, 오프화이트 등 유명 브랜드에서 PVC를 활용한 모자, 신발, 의류 등을 선보이면서 패션계가 사랑하는 소재가 되었다.
이런 PVC의 인기는 여름을 지나 겨울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3월 열린 2018 F/W 서울패션위크에서는 다양하게 변형된 PVC 패션을 볼 수 있었다.
모던 미니멀리즘 브랜드 로우클래식(LOW CLASSIC)은 투명한 PVC 백을 활용한 룩을 선보였으며, 장형철 디자이너가 이끄는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은 코트와 바지, 모자 등에 PVC를 활용해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잘 어울리는 소재라는 것을 보여줬다.
의복의 종류와 계절에 상관없이 주목받고 있는 패션 소재인 PVC.
그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