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8
최근 서울 명동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숍 디스플레이에 실사출력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디지털프린팅시스템의 기술적 발전으로 표현 영역이 자유로워지면서 다양한 디스플레이 디자인에 응용되고 있는 것. 이에 본지에서는 쇼윈도, POP사인, 인테리어 분야로 나눠 숍 디스플레이에 사용된 디지털프린팅 사례를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그 첫 번째 순서로 매장의 얼굴이며 눈의 역할을 하는 쇼윈도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글 | 안진영 기자 sadad2k@popsign.co.kr
사진 | 신혜원 기자 shin@popsign.co.kr
실사연출 디스플레이, 매출효과 톡톡
쇼윈도(Show window)는 숍의 이미지 확립을 하는 직접적인 표현의 장소이자 소비자의 흥미를 끌어 구매동기를 자극해야 하는 곳이다. 구매 가능성 있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매장 안으로 유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독창적이며 신선하고,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VMD(Visual merchandiser : 상품의 진열 또는 촬영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홍보담당자)는 쇼윈도를 통해 주력으로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과 광고 모델의 이미지를 최대한 노출시키면서 마케팅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근래에 들어서는 비쥬얼 마케팅이 부상하면서 쇼윈도에 시트 컷팅, 실사출력물, 페인팅 등을 활용한 다양한 기법으로 매장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초기에는 패턴이나 로고, 배경 이미지 등을 시트 컷팅으로 쇼윈도에 연출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표현상의 한계 때문에 점차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이며, 대신 제약 없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실사출력을 이용한 쇼윈도 디스플레이가 각광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가장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유리에 직접 화이트 마커 등으로 그림을 그리는 윈도 페인팅이다. 매스컴을 통해서도 소개됐던 윈도 페인팅은 작가의 개성이 살아 있어 독특한 느낌을 연출하면서도 매장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이미지를 활용한 쇼윈도 디스플레이는 실제 매출 효과로 이어지면서 브랜드숍을 비롯한 소규모 매장까지 점차 쇼윈도 디스플레이를 강화하는 추세다. 한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이미지 표현이 자유로운 실사출력물을 활용한 쇼윈도 디스플레이가 강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또 다른 차별화를 위해서는 LED를 접목하는 사례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트 컷팅의 활용한 디스플레이는 이미지 표현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점차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단가가 저렴하고 부분 수정이 용이하며 전달하고자 하는 문자나 로고를 깔끔하게 표현할 수 있어 쇼윈도 디스플레이에 꾸준하게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이미지보다는 패턴화시키거나 디테일한 이미지의 활용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리에 직접 화이트 마커 등으로 그림을 그리는 윈도페인팅은 새롭게 떠오른 쇼윈도 디스플레이 아이템이다. 드라마 ‘커피프린스’에도 소개됐을 만큼 트렌디하면서도 차별화된 매장 디자인에 한몫하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투명유리에 그리는 윈도페인팅을 비롯해 백 페인트 글라스 위에 화이트 컬러로 이미지를 그려 넣기도 하는 등 점차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실사출력물이 쇼윈도 디스플레이에 본격적으로 적용된 시기는 이전의 실크스크린 등을 대체하기 시작한 2000년대 부터다. 약 2~3년 전부터 쇼윈도 내부에는 합성지를, 외부에는 점착시트나 클리어 필름을 활용한 출력물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원웨이비전 필름, 아렌다 필름 등 적용 소재가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표현 방법에 있어서는 블랙과 화이트 위주의 모노톤이 강세를 보이면서 투명 소재에 출력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현대백화점 무역점 VMD 담당 김의협 차장은 “매장의 분위기와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유행에 민감한 패션 업종을 중심으로 봤을 때 최근의 트렌드는 선명한 이미지보다는 컬러를 다운시킨 흑백 이미지를 선호하는 추세”라면서 “마네킹이나 다른 오브제의 배경으로 사용하는 사례들도 늘고 있으며, 한 두 컷의 이미지만을 포인트로 부각시킨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화장품 브랜드에서 실사출력을 활용한 사례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 이 중 바디샵은 매장 이미지 제고 및 제품 홍보에 톡톡히 효과를 본 케이스다. 바디샵의 한 마케팅 담당자는 “프로모션 상품이 변경될 때마다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것이 쇼윈도 디스플레이”라면서 “제품 홍보 및 시선 집중 효과가 있어 앞으로도 이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바디샵 쇼윈도 디스플레이 출력을 담당한 ㈜비쥬얼아이 마케팅팀 조남언 부장은 “최근 실사 출력물을 활용해 쇼윈도 디스플레이를 하는 브랜드 매장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자유롭게 원하는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은 편” 이라고 전했다.
최근 쇼윈도 디스플레이의 트렌드는?
2006년 S/S시즌까지는 시트 컷팅의 사용이 많은 편이었으나 요즘은 실사출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UV프린팅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국내에서도 글로벌 브랜드를 중심으로 UV프린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소재에 적용하여 그때그때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표현의 영역이 자유롭기 때문에 비쥬얼에 민감한 패션이나 화장품 등의 업종에서 많이 선호하는 추세다. 출력소재 또한 다양해져 이전에는 점착 시트, 클리어 필름 등을 주로 사용했으나, 올해에는 아렌다 필름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미샤, 바디샵 등 화장품 매장과 주요 패션 브랜드 매장 쇼윈도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고 있으며 내부 배너 등에도 이용하고 있다.
아렌다 필름을 사용하게 된 배경은?
아렌다 필름은 소재의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UV시스템 출력 시 클리어 필름보다 발색이 좋고 이미지가 선명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고해상도의 깔끔한 이미지를 원하는 화장품, 패션 업종에서 선호하고 있다. 또한 배면 화이트 잉크 적용 여부에 따라 불투명 시트 느낌부터 클리어 필름의 느낌까지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클리어 필름과 같은 점착식이 아닌 별도의 시공을 통해 기포 발생 없이 깨끗하게 연출할 수 있고 내구성이 좋은 것 또한 장점이다.
쇼윈도 디스플레이 연출 과정은?
대행 및 제작까지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본사와 직접 기획단계에서부터 함께 협의하고 있다. 연출 방식이나 적용되는 소재 등을 직접 제안하는 경우도 있고, 본사에서 매뉴얼을 사전에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하면서 함께 논의하기도 한다. 컨셉이 명확히 정해지면, 알맞은 소재를 선별해 프린팅 한 후 시공 작업을 한다.
숍 디자인 관련 출력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클리이언트의 기획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원하는 바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이색적인 소재들을 선호한다. 컨셉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소재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공 후의 관리 측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비쥬얼 아이는 전국 로드숍을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