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5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도데카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F!NK: Fostering Design’ 전시를 위해 호주 디자이너 로버트 포스터(Robert Foster)가 한국을 찾았다. 호주 디자인의 아이콘으로 인정받는 디자인회사 ‘F!NK & Co.’의 대표 디자이너로 거침없이 크리에이티브를 발산해 온 로버트 포스터가 들려주는 디자인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서둘러 가까이 와 앉으시길.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사진 | 스튜디오 salt
전시 ‘F!NK: Fostering Design’는 혁신적이며 특징있는 호주 디자인 회사로 국제적인 평판을 얻은 F!NK and Co.의 로버트 포스터와 7인의 신예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볼 수 있는 전시다. 무엇보다 기술적 혁신을 통해 기능성까지 고려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남다른 크리에이티브를 인정 받은 로버트 포스터의 작품과 호주의 자연을 고스란히 담아낸 디자인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기회인 것. 호주에서 날아온 이 창의적인 신사를 만나 F!NK & Co.와 그의 디자인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F!NK & Co.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 드려요
93년에 설립된 F!NK & Co.는 일상 생활에서 쓰이는 실용적인 제품을 제작, 판매하고 있습니다. 전 제품을 수작업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똑 같은 제품이 하나도 없어요. 전통적인 기법과 소재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조합시킨 것이 특징이에요. 호주의 자연을 고스란히 담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F!NK & Co.만의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눈에 띈 디자인은 무엇인가요
어떤 하나의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기 보다, 다른 아시아 나라에 비해 모던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특히 건축물에서 보여지는 건축양식이 매우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느낌이었어요.
이번 전시는 F!NK & Co.의 회고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F!NK & Co.가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지금 진행되고 있는 도데카에서의 전시요. F!NK & Co.가 추구하는 콘셉트가 도데카와 완벽하게 일치하거든요. 그리고 최근 호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퍼블릭 커미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어지는 건물에서 약 200m2의 공간의 ‘Lighting Installation’을 제작하고 있어요. 감사하는 사람들과 제가 소통할 수 있는 콘셉트죠. 그리고 몰디브 힐튼 호텔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네요. 고급 식당의 식기와 메뉴를 다량으로 제작해서 공급했거든요.
지금까지 디자이너로서 보낸 시간을 돌이켜 보았을 때 가장 뿌듯했던 일이나 작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해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항상 시간이 촉박했다는 것이 아쉬워요. 하지만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건 19년 동안 디자인을 해왔고, 또 아직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거에요.
호주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특징은 F!NK & Co.의 디자인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나요
호주는 아직 신생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역사나 전통을 고수해야 한다는 강박 없이 자유로워요. 그리고 동적인 요소가 강한데, 물 흐르듯 부드러운 곡선을 지니고 있죠. 또 해학을 빼놓을 수 없어요. 이런 호주 디자인의 특징들은 직∙간접적으로 F!NK & Co.의 디자인에도 드러나고 있는데 전시된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호주의 디자인 스펙트럼에서 F!NK & Co.가 위치한 지점은 어디쯤일까요
F!NK & Co.는 많은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호주 모던디자인의 대표주자로 많은 강연에 초대 받고 있어요. 또 정부에서 주관하는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디자인 또는 디자인 이슈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이 있으세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이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또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고 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호주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F!NK & Co.는 활발한 디자인 활동뿐 아니라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는다고 들었어요. 좋은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잡지를 많이 보지 말라는 조언을 해 주고 싶군요. 여러 매체들을 보면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유행을 쫓아가는 경향을 볼 수 있는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좋은 디자이너는 외부의 영향이나 요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것을 알고 디자인해야 해요.
디자인은 예술과 기능, 어느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세요
예술과 기능이 같이 가야죠. 그 두 가지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것 같아요. 디자인 안에서 예술과 기능이 어떻게 다른지, 또 따로 떼어낼 수 있는지 고민해 봤지만 따로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인 것 같아요.
호주의 디자인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지식을 공유하는 거요. 신진디자이너를 지원하는 것도 포함할 수 있겠죠. 제가 쌓은 노하우와 기술들이 호주에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참신한 아티스트들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얼마든지 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서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어, 이런 건 처음이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