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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예술로 소통하는 나눔의 의미

2011-12-01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특별전 ‘함께 가요! We Go Together!’가 11월 25일부터 12월 2일까지 부산 벡스코 야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개발원조라는 정책적 이슈를 문화예술적 관점으로 확장시켜, 국적, 언어, 세대를 뛰어넘는 이해와 공감을 제고하고자 마련되었다.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자료제공 | 한국국제교류재단

벡스코 국제회의장 야외광장에서 펼쳐지는 ‘함께 가요! We Go Together!’전은 소통과 문화 나눔을 주제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13인(팀)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주제를 이야기하는 작가들의 다양한 체험형 작품들을 통해 보여지는 소통, 읽혀지는 나눔이 아닌 함께 실천하며 직접 느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작가들의 작품을 대략적으로 엿보자면, 먼저 강용면은 ‘다른 사람도 쌀 뒤주를 열 수 있다’라는 뜻을 가진 작품, ‘타인능해’를 통해 나눔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가로 8m, 세로8m 크기의 대청마루 위에 현대식 뒤주를 설치해 실제로 전시장을 찾는 이들이 쌀을 기부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김성우는 네오 마니(NEO MANI)라는 우리에게 생소한 도구를 선보인다. 네오 마니는 경전을 읽지 못해도 돌리는 것만으로도 공덕이 쌓인다는 티베트인들의 신앙 도구인 ‘마니차’의 현대적 버전으로 인종과 문화, 종교를 초월한 예술로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 회장 엄정순은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미술교육을 지원하고 있는 작가로 매년 아이들의 작품으로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미술 수업 과정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시각 장애 아이들이 동물원에서 코끼리를 만져보고, 이를 그림, 조각 작품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미국 산타페에서 아이들과 함께 작업한 홍순명은 나이와 문화, 국적을 넘어 탄생하는 ‘소통과 교류’의 작품을 선보인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의 순수한 마음을 작가가 재해석하는 과정 속에서 그들 간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 발견된다. 고영희의 ‘레인보우 프로젝트’에는 남아프리카 현지민들의 삶이 담겨있다. 낯선 이방인으로서 보이는 표면적인 모습이 아닌, 미술을 통해 함께 호흡하고, 나눔을 실천하며 바라본 그들의 진솔한 삶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본다.

만국을 상징하는 유람선도 눈길을 끈다. 채승희가 선보인 이 만국 유람선은 누구나 탑승가능하며, ‘플래시몹’ 형태의 참여형 퍼포먼스를 유도하는 음악이 흘러 나오기도 한다. 유람선 옆에는 재활용 컨테이너 박스로 제작된 이동식 도서관이 자리한다. 배형환의 이 프로젝트는 문화혜택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문화운동으로 실제 책을 필요로 하는 곳에 설치된다. 박진희는 소음에 둘러싸인 현대인들이 도리어 자신의 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못한다는 점을 집어낸다. 그가 제작한 정육각형의 나무 조형물 안으로 들어가면 캄캄한 어둔 속에서 발자국 소리, 숨소리, 옷이 스치는 소리 등 스스로가 발생시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손한샘은 소통과 협업을 주제로 야외에 PVC파이프 설치조형물을 전시한다. 시민들과의 협업을 이끌어 낸 작업과정으로 시민 참여가 곧 미술적 행위로 발현된 작품이다. 이대일은 버려진 건축 폐자재들을 사용하여 누구나 오를 수 있는 무대를 제작했다. 어느 누구라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무대로 작가는 여기에서 청각과 시각을 아우르는 공감각적 사운드 미디어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민선, 최문선 두 명의 부부작가로 구성된 뮌은 한국의 특수한 문화인 노래방을 이야기한다. 노래방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행위들을 사람과 사람 혹은 사회나 매체 등 다양한 소통의 방식으로 이해한다. 수학선생님이 꿈인 이스탄불의 홍차를 나르는 한 청년의 꿈은 정연두의 사진을 통해 현실이 된다. 정연두는 지니의 램프처럼 등장인물의 소원을 사진으로나마 이루어준다. 마지막으로 김태은은 관람객들 스스로 이미지를 쇼핑하는 이미지영수증을 선보인다. 카트를 밀며 마트에서 쇼핑하듯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마음껏 고른 후, 이를 계산하면 영수증에 이미지들이 찍혀 나온다. 관람객 스스로 영수증을 조합하면 하나의 예술품이 되는 프로젝트로 이번 전시에서는 전 세계 민속의상을 새롭게 조합한 의상을 만들 수 있다.

이번 전시의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은 디지털 전시설명 패널을 도입한 것이다. 작품 앞에 놓인 사진 촬영용 터치 패널을 클릭하면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촬영된 사진은 관람객의 이메일, 전시장 LCD, 그리고 온라인 갤러리(www.wegotogether.kr)에 전달되는 식이다. 특히 온라인 갤러리에 전달된 사진들은 다시 작은 픽셀로 모여 지구 모양으로 완성된다. 관람객과 작품의 상호작용으로 ‘함께 사는 우리 지구’라는 메시지를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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