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7
최근 국내에서 주목할 만한 디자인 공모전이 있었다. 바로 “2005 봄베이 사파이어 마티니 글라스 디자인 공모전(Bombay Sapphire Martini Glass Design Competition 2005)”이다.
이태리, 영국, 일본 등 전세계적으로 그 예술성과 독창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이 공모전은 올해 한국에서도 최초로 개최되어 한국의 학생들이 세계 무대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수상자는 11월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결승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한다. 작품은 글라스로 제작되며 아시아-태평양 결승전 우승자는 2006년 4월에 밀라노에서 열리는 ‘밀라노세계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세계 본선 대회 진출의 신호를 알리는 2005 봄베이 사파이어 마티니 글라스 디자인 공모전의 국내 시상식이 지난 6월 9일 압구정에 위치한 Mr.Chow에서 열렸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번 공모전의 무한한 영감을 지닌 영광스런 수상자와 작품들을 만나보자.
취재ㅣ 박현영 기자(maria@yoondesign.co.kr)
세계적으로 전개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2005 봄베이 사파이어 마티니 글라스 디자인 공모전(Bombay Sapphire Martini Glass Design Competition 2005)은 자연스럽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봄베이 사파이어와 잘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마티니 글라스(Martini Glass) 디자인을 공모하는 행사다.
한국 대표를 선발하는 이번 공모전에는 총 80여 명이 참가하여 열띤 경쟁 속에 최우수작품상 1명을 비롯해 우수상, 가작 등 각각 1명씩 선발, 총 3명의 수상자를 선정하였다.
최우수 작품은 한국 대표작품으로 실제 글라스로 제작되어, 아시아태평양 대회에 출전되며, 밀라노 세계 대회에도 전시될 예정이다.
최고급 프리미엄 진으로 평가 받고 있는 봄베이 사파이어는 1761년부터 사용된 제조법을 바탕으로 독특한 재료 선택 및 증류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완벽을 기하는 다른 진들과는 탁월하게 구별된다. 따라서 다른 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복합된 맛, 동시에 은은한 맛을 내는 봄베이 사파이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디자인 작품이다.
봄베이 사파이어는 우리 실생활에 쓰이는 물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는 디자인 분야를 후원, 카림 라시드(Karim Rashid), 피터 크리스(Peter Crisp)와 같은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창조적인 마티니 글라스를 디자인하는 ‘마티니 글라스 캠페인(Martini Glasses Campaign)’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구, 건축, 그래픽 및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장래가 유망한 전세계 디자이너들의 이벤트 및 전시회를 후원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번 2005 봄베이 사파이어마티니 글라스 디자인 공모전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봄베이 사파이어와 잘 어울리는 고급스럽고 참신한 이미지의 마티니 글라스를 디자인하여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 국내 공모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번 시상식은 기존의 포멀한 시상식과 달리 Mr.Chow라는 중식 레스토랑에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이번 공모전은 창작성, 독창성, 기능성을 중심으로 투명성(Clean)과 색채(Colour)가 조화를 이룬 작품을 심사기준으로 하여, 80여 개의 응모작들 중에서 봄베이 사파이어와 조화를 이루며, 봄베이 사파이어의 영감(Inspiration)을 잘 나타낸 작품을 선정하였다.
최우수 작품을 비롯하여 우수작품, 가작 등 총 3명을 선정, 최우수 작품 수상자에게는 상금 150만원과 상패를 비롯해 2005 아시아 태평양 결승 대회 초대(항공권 및 2박3일 호텔숙박권 제공), 2006 밀라노 세계 대회에 작품 전시의 기회가 주어지며, 우수작품과 가작 수상자에게는 상패 및 봄베이 사파이어 기념품과 함께 각각 100만원과 50만원이 상금으로 지급되었다.
김기라 (유리공예 작가 / 국민대 디자인 대학원 유리조형 디자인 과정 주임교수)
이번 공모전은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고 디자인한 것이 실제 글라스로 제작되는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마티니 글라스에 한국의 선비정신을 표현한 시도의 신선함과 새벽이슬의 이미지, 현대적이면서 유기적으로 해석한 다양한 컨셉과 디자인 등이 제시된 것에 비해, 주재료인 유리의 물성과 기능성에 대한 고려가 아쉬운 점이다.
양진석 (건축가 / ㈜와이그룹 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전체적으로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이 많았다. 학생답게 과감한 시도를 한 작품이 몇 편 눈에 띄었고, 한국의 전통성을 강조한 작품도 인상이 깊었다. 마티니 잔의 고유 재질인 유리의 디테일을 연구한 작품이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세계적인 디자인 흐름에 발 맞추는 작품이 생각보다 적어서 아쉬웠다. 한국의 전통성을 잘 살린 올해의 최우수작품은 세계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화 (미술작가 / 가슴시각개발연구소 대표)
최우수작품은 컵의 일반적인 형태와 의미를 뒤집고 면적의 형태를 차용한 점은 매우 좋았지만, 기능성 부분에서는 디테일 하면서 더욱 섬세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수작으로 선정된 새벽이슬은 실제로 봄베이 사파이어와 함께 놓아보고 서로가 어떻게 감성적, 감각적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연구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실물을 직접 체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작으로 선정된 “끊이지 않는 깊은 유혹 Endless Depth”는 도시적, 현대적 해석의 마천루 같은 이미지가 좋다. 도시에는 빛과 숲과 물이 필요하다. 자연과 감성의 요소를 더 첨가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