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아트 | 인터뷰

‘본질’에 근접하는 커뮤니케이터, 바이널리스트

2004-08-18


웹디자이너라면 한번은 들어봤을 법한 기업이 있다. 그만큼 업계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웹 에이전시인 바이널(VINYL).
2000년 4월, 조홍래 대표를 비롯한 4명의 founder에 의해 설립된 바이널은 웹에이전시로 포지셔닝이 되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미디어의 이해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화창조 기업이다.

바이널에서 제공하는 필드가 문화권이고, 바이널에서 제작한 웹사이트만 보더라도 일반 기업체나 관공서 사이트는 없다. 그만큼 바이널은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성향이 강하다. KTF, CGV 등의 주요 클라이언트의 웹사이트 제작 및 리뉴얼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바이널의 조홍래 대표는 "디자이너는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열정에서 출발해야 하고 그것이 바로 '에너지’ 가 된다"고 말한다.
항상 ‘Why’라는 질문을 던져서 디자인 본질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는 그의 경영철학은 바이널이 웹에이전시의 새로운 흐름인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를 리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취 재 | 박현영 기자 (maria@yoondesign.co.kr)

사실 디자이너들은 사회전반에 대해 귀 기울이고 많은 경험을 가져야 하면서도 질적인 깊이가 부족함을 순간 순간 느낄 것이다.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여러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어 있고
수많은 고객들을 위해 대응하면서 사생아와 같은 디자인들 또한 난무한다.
이러한 현상 속에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것은 어떠한 역할들일까.
커뮤니케이터. 우리는 과연 현재를 대변하는 커뮤니케이터인가.
바이널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마음이란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삶과 문화에 대한 성찰 없이는 불가능한 Philosophy의 문제이고 이런 사고행위를 통한 디자인은 인문학적 소양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편 디자인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문화를 제시하는 크리에이터의 적극적인 행위이기도 하며, 그 결과물들은 문화 자체 이기도 하다.
바이널은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하여 따라가는 것 보다는 문화 자체를 선도하는 그릇을 채우고 있는 커뮤니케이터이길 원한다.

바이널의 명함을 받아 본 사람들은 의아해할 것이다.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면서 호기심이 발동할지도 모른다.
바이널이 ‘비닐’이라는 것, 비닐이 영어라는 사실은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명함 케이스뿐만 아니라 흔히 회사에서 사용하는 봉투는 누런 봉투를 상기시키기 마련인데 바이널은 비닐봉투다. 회사의 심볼까지 비닐봉투 모양이니 누가 보면 비닐투성이(?)의 바이널이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낱장의 명함 하나 하나가 얇은 비닐로 쌓여 있는지라 명함을 보려면 비닐을 뜯어내야 한다.
비닐을 뜯어내는 이 행위조차도 일종의 퍼포먼스가 된다.
이런 기발함이 숨어 있는 웹 에이전시가 바로 바이널(VINYL)이다.

바이널 인(人) 어느 누구도 창조적인 마인드 없이는 이루어낼 수 없는 작업물이 대부분인 만큼 바이널은 항상 전진한다. 퇴보란 있을 수 없으며 일시 정지 또한 허락되지 않는다.
새로운 needs를 바로 수렴하여 클라이언트의 만족을 얻어내는 바이널은 신뢰도가 높은 에이전시로 매년 회를 거듭할수록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바이널은 2000년부터 진행해오던 www.nacross.com홈페이지 개발운영을 올해에도 수주하여 독특한 컨셉과 사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보다 진보적인 웹사이트 개발을 지향한다. 나크로스 웹사이트만 보더라도 2000년에 최초로 Na 서비스 사이트를 런칭한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변천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바이널은 지난 7월에 Bigi 웹사이트를 리뉴얼 하였다.
이번에 오픈한 Bigi의 2004년 웹사이트는 ‘알아요 – 아요’라는 캐릭터를 브랜드화 하면서 웹사이트 전반에 ‘알아요 = 비기’가 보여주고자 하는 T&M를 부여하고 타깃 유저들로 하여금 Bigi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효과를 부여하고자 했다.

Q. 바이널 태동에 영향을 미친 것이 있다면?
2000년 4월, 4명의 친구들과 바이널을 설립했다.
바이널 태동에 영향을 미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삼성 디자인 멤버쉽(SDM)이었다.
4년제 정규대 디자인 관력학과 재학생 중에서 매년 2-30명 단위로 뽑는 삼성 디자인 멤버쉽은 삼성 그룹에 입사하는 것만큼 엄격하게 선발된다.
삼성전자에서 디자이너들을 인큐베이션하는 이 기관의 시설이 바로 나를 사로 잡았던 것. 우연히 이 곳에 다니는 선배한테 놀러 갔다가 쇼크를 받았고 내가 찾는 곳이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달 동안 입학시험 준비를 했다. 결국 휴학을 하고 짐을 싸들고 거의 1년 반 동안 그 안에 들어가 있었다.
제주대부터 카이스트까지 전국의 대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들어 온 곳이었기에 그 안에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모두 정보가 되었다.
그때 내적으로 많은 성장이 이루어졌던 것 같다.
1억의 펀드를 받아서 설립한 바이널의 창립 멤버라고 할 수 있는 4명의 친구들 역시 삼성 디자인 멤버쉽 동료들로 워낙 뜻하는 바가 같고 잘 통해서 지금까지도 같이 일을 하고 있다.

Q. 웹디자인이라는 영역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원래 전공은 웹 쪽이 아니고 CI, BI, 캐릭터, 아이덴티티 등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창립 멤버인 4명의 리소스가 다양했던 것이 바이널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덴티티나 노벨리티, 웹, 편집, 모션 분야 등 4명의 파트너가 가진 영역이 다양했고 시장성이나 환경을 볼 때 웹 쪽에 무게를 두게 된 것이다.
현재 나는 웹디자이너라기 보다는 경영자이다. 즉 디자이너의 needs를 잘 아는 경영자,
이 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다.

Q.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바이널은 지금까지 KTF, CGV, 시세이도 등의 대기업을 비롯한 많은 클라이언트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이런 바이널의 저력, 즉 성공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물론 크리에이티브를 중심으로 하되, 디자이너가 계속 한계를 보이는 사례 즉, 회사를 만들고 자기 컨트롤 못해서 실패하는 케이스를 보면서 구조적인 부분과 경영자적인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같이 시작한 파트너들이 워낙 스마트하면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재 100여 명의 직원들이 있는데, 웹에이전시 중에서 상당히 큰 규모이지만 에이전시 특성상 유동의 편차는 항상 있는 편이다. 그리고 나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다. 외적 성장보다는 내적 성장을 이루어야 그것이 바로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Q. 경쟁 웹에이전시와 차별되는 바이널만의 특징이나 차별화된 전략이나 기업구조가 있다면?
규모상으로나 브랜드 인지도로 볼 때 메이저일 수 있겠지만 아직은 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
바이널은 구조상으로 볼 때 크게 커뮤니케이션과 U.I(User Interface) 사업부로 나뉜다. 커뮤니케이션 사업부 안에 웹 사업부와 인터모션팀(인터렉션+모션그래픽만을 다루는 팀), 그리고 컨텐츠팀이 있다. 웹 사업부의 포지셔닝이 크지만 모션팀 임원 중에 플래시의 달인이 있을 정도로 바이널의 특화된 분야가 모션이기도 하다.
규모나 미디어를 통해서 웹 쪽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편집장과 기자단이 갖추어져 있는 컨텐츠팀 역시 앞으로 향상시켜 나갈 분야이다. 오프라인 매체인 KTF Na 문화매거진 기획 및 컨텐츠 구성, 발행을 하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 사업부 못지 않게 U.I 사업부 역시 업계에서는 상당히 메이저급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바이널 만의 차별되는 특징이라고 한다면, 심플하게 말해서 ‘열정’ 이다.
디자이너는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열정에서 출발해야 하고 그것이 바로 ‘에너지’ 이다.
디자인의 본질에 대해 접근하려는 열정이 가득한 것이 바이널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에서는 규모가 크면 소위 공장 같다는 느낌이 줄 수 있겠지만 내부에서는 항상 본질적인 부분, Why라는 의문을 제시한다. 그리고 항상 그 본질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려고 한다.
IT 초창기의 선두업체들이 실패하는 경우를 보고 그 실패 요인들을 경계하다 보니 오히려 지금 규모나 연혁이 비슷한 3세대 에이전시들은 체질적으로 강해진 것 같다.

Q. 인재채용에 대해 많은 디자이너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바이널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일단은 포트폴리오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포트폴리오나 한 두 번의 면접으로는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이널에서는 3개월간의 적응기간을 둔다. 그 기간 동안에는 정규직의 형태가 아닌 서로 호흡을 맞추는 단계로 그 과정을 패스한 사람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물론 본인도 바이널과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이다.

웹쪽의 일이 터프하고 업무량도 많고 협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크리에이티브나 회사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언제나 ‘Why’라는 화두를 던진다.
업의 성격과 디자인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커리어를 너무 드러내기 보다는 바이널이라는 문화 안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마인드, 즉 스폰지같이 바이널 문화에 흡수되는 사람을 원한다. 왜냐하면 개인보다는 함께 작업을 해나가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Q. 반복작업이 많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울 것 같다. 이런 직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일단은 매너리즘에 빠진다는 것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정서 안에서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직원들의 능력 향상을 위해 정기적으로 열리는 세미나가 있다. 즉, 매달 외부인사 초청 세미나를 열고 있는데, 가능한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초청한, 전적으로 직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세미나는 크게 두 종류인데 디자이너와 관련된 ‘역량강화 세미나’ 와 디자이너와는 상관없지만 사진 등과 같이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익스피어리언스 세미나’로 나뉜다.
또한 디자이너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자유주제로 발표하는 텐미니츠 세미나도 있다.

Q. 젊은 CEO로서 본인은 직원들에게 어떤 CEO라고 생각하는가?
꼼꼼한 편이다. 직원이 3-40명 정도였을 때만 해도 직원들과 같이 동대문 쇼핑몰에 가서 옷도 사고 영화도 보고 꽤 친밀했었다. 무엇보다 내가 젊다 보니 파티도 좋아하고 직원들과 gap이 크게 없는 편이었다.
지금은 규모가 많이 커져서 이전처럼 일일이 직원들과 친밀하게 지내기가 쉽지 않다.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웃음)
직원이 100여 명이 넘다 보니 가족적인 경영이 쉽지 않지만 나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그런 경영자가 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바이널에 입사를 꿈꾸거나 웹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영역 자체에서 고민을 많이 한다.
패키지, 편집, 웹 등 어느 분야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을 하게 된다.

웹디자이너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천편일률적인 것이 많다.
도입되는 소스가 한정적이기는 하나 단순히 베끼기의 느낌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웹이라는 것도 브라우저에 나오는 editorial이기 때문에 편집과 무관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조형감각과 타이포 등에 대한 학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런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도 전에 웹미디어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한계가 보인다.

내가 디자이너들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은 많은 경험을 하라는 것이다.
즉, “Feel & Live를 위한 풍부한 DB와 경험(experience)을 가져라.” 라는 것이다.

☞ Art film
정말 해보고 싶은 영역. 훌륭한 다큐멘터리 또한 감동.

☞ Button
첫 단추를 잘못 끼웠을 때의 답답함은 결과에서 항상 나타난다.

☞ Creative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크리에이터들이 문화를 제시하는 적극적인 행위이기도 하며 그 결과물들은 문화 자체이기도 하다.

☞ Dislike
변화 없는, 정체된 듯한 외로움

☞ Experience
나보다 연배가 많은 사람들은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 나의 인생 선배들이고 배울게 있는 사람들이라 믿는다.

☞ Fear
나이 들어 간다는 것...나보다는 주위에서 나를 일깨워 주는 나이에 걸맞기를(?)강요 당함

☞ Gold
금이랑 별로 안친함.

☞ Handicap
핸디캡이 뭔지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게 핸디캡

☞ Introduction
안녕하세요. 비니루 입니다.

☞ Jump
남들은 내가 하지 않았느냐 하지만…글쎄. 난 아직 날 넘지 못했다.

☞ Killing Time
맘에 여유가 좀 있을 땐 Guitar 연주곡 만들기를 즐기는데,
글쎄…뭘 하든 디자이너에게 킬링타임이란 있을까…

☞ Leadership
요즘 한창 강요 받고 스트레스 받으며 갱신하려는 덕목.
부드러운 리더쉽이 승리할 수 있을까.

☞ Message
Life is design, Design is spirit.

☞ New
늘 새로움만이 답은 아니다. 그러나 늘상 찾게 되는 게 새로움이다.

☞ Occupation
30대는 열심히 일해서 경제적인 자유를, 40대부터는 아트를 하며 살고 싶다.

☞ Partner
[공고] 내 인생의 파트너. 솔메이트를 찾고 있습니다.

☞ Quickness
지금까지 너무 빠르게 살아왔다. 요즘 유럽에는 다시 느림의 문화를 갖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다는데…나에게 현재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지만 온라인비즈니스의 세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 Revolution
5년 주기, 10년 주기로 인생의 패러다임을 바꿔가며 살기. 실천만이 남았다.

☞ Style
나에게 꼭 필요한, 내가 갈증 나도록 필요로 하는 것.

☞ Track
나에게는 주변에서 모르는 여러 종류의 트랙이 존재한다.

☞ Useful Books
크고 작은 변화를 주게 하는 모든 분야의 책들.

☞ Vain
가끔 헛되거나 공연하게 느낄 때는 나름의 이유를 찾아보려 애쓴다.

☞ Weekend
밀린 잠을 청하거나, 밀린 음악을 듣거나, 밀린 기타곡을 치거나, 밀린 친구들을 만난다.

☞ Xanthippe
아직 자격이 없나부다.

☞ Young
내가 아직도 할 수 있는 것과 이제는 놔야 할 것들을 구분하는 잣대가 되지 않기를…

☞ Zoom
나를 좀 더 알길 원하신다면야…Anytime~vinyl@vi-nyl.com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