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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인터뷰

창립 20주년을 맞은 디자인파크의 힘, 김 현

2004-09-15

국내 Identity 디자인의 발전을 이끌어 온 ㈜디자인파크 커뮤니케이션즈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국내에서 20년 주년을 맞이한 디자인 회사는 많지 않을 정도로 디자인파크는 아이덴티티 디자인 회사의 선도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미지 평가 1위,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 가치평가 1위 등 많은 정상의 기업과 성공한 브랜드 뒤에는 디자인파크의 노력이 함께 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기업과 함께 Identity, Image, Brand에 대해 연구하고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디자인파크가 이루어 낸 성공신화의 힘은 무엇인지, 김 현 대표를 만나 들어보았다.

취재ㅣ 박현영 기자 (maria@yoondesign.co.kr)


1984년에 설립된 디자인파크의 포트폴리오만 보더라도 국내 CI, BI의 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20여 년간 함께 해온 클라이언트의 수가 상당하다. 한국통신, 금융감독원, 한국문화예술진흥원, 한국담배인삼공사, 한국관광공사 등의 공공기관을 비롯하여 KTF, LG전자, 삼성전자, 한국IBM, 핸디소프트, 아이리버 등의 정보통신,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기독교방송, 동아일보 등의 언론은 물론, 제일모직, LG패션, 엘칸도, 신세계, 베비라 등의 패션 등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지난 7월 1일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는 디자인파크의 김 현 대표를 만나 성공신화를 들려달라고 했더니 ‘CEO’라는 단어조차 어색하다며 ‘성공’이 아니라 ‘생존’이었다고 말한다. 지나친 겸손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인터뷰를 통해 20년 동안 디자인파크를 이끌어온 그가 지닌 ‘미덕’임을 알 수 있었다.

디자인파크는 어떻게 창립되었나요?
대우 그룹 디자인실에 근무 할 당시 88년 올림픽과 함께 생겨난 공식 마스코트인 ‘호돌이’ 캐릭터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을 때 결심을 했었습니다. 바로 새로운 회사를 창립하기로 한 것이죠.
이유는 우선 10년 가까이 대우 그룹 디자인실에 근무하면서 직급이 올라갈수록 디자이너와는 거리가 먼 업무가 많아졌습니다. 조직이 커지면 직접 디자인을 하기 보다는 팀을 관리해야 하는 매니지먼트의 업무가 증가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저는 갈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매니저먼트냐, 크리에이티브냐…
저의 성향이 어떤 것에 더 맞는 것인가에 대해 오랜 기간 동안 고민을 한 결과, 제가 하고 싶은 것은 후자, 즉 ‘크리에이티브’ 임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호돌이’ 캐릭터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을 때, 디자인 회사를 차려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결단을 내리게 되었지요.
디자인파크 창립과 함께 호돌이 관련 응용 프로젝트가 100여 종에 이를 정도로 호돌이는 디자인파크의 1호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창립 당시와 비교했을 때 직원수의 변화는 많이 있나요?
창립 초기와 비교하면 많이 늘었지요. 현재 15명 정도인데 가장 적절한 인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웹디자인 분야까지 영역을 넓혔을 때는 직원수가 70명 정도일 때도 있었지요. 그러나 규모만 크다고 좋은 회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인원을 늘리고 회사의 볼륨만 키우기 보다는 얼마만큼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무조건 벌리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이 있듯이 보다 더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요즘 추세에 더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나 공공단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단일화하는 CI(Corporate identity)는 어려운 작업인 것 같은데…
물론 아주 어려운 작업입니다. 그리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작업도 아니고요. 시대가 바뀔수록 점점 더 복잡해지고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도 까다로워지고 있지요. 단순하고 심플한 기업의 로고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도 마케팅적인 측면, 경영적인 측면, 소비자 구매행동에 대한 측면 등 모든 것을 고려해서 이루어지는 디자인 작업이기 때문에 비디자인 분야와도 네트워크가 수반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렇다면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이 많을 것 같은데, 디자인파크만이 지닌 아이덴티티와 결합하여 CI, BI를 탄생시키는 그 장점은 무엇인가요?
저희만의 특별한 기술이 있다고 말씀 드리기는 어렵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으로 디자인을 하느냐 입니다. 누구나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 밑바탕이 얼마나 진실한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즉, 성과를 위해 과장을 한다거나 거짓을 도용한다거나 클라이언트를 눈속임하기 위해 화려하게 치장한다거나, 이런 디자인은 얼핏 보아서는 혹할 수도 있지만 오래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클라이언트가 듣기 싫어해도 단점을 드러내야 합니다. 듣기 좋은 소리만 한다는 것은 그만큼 진실성이 결여되었다는 것이고 회사에게도 손실을 줄 수 있습니다.

요즘의 CI추세는 어떤가요?
요즘에는 전체적으로 미니멀(Minimal)한 경향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디자인을 별로 안 한 것처럼 보이는 거죠. 그런데 너무 심플하고 장식이 없으면 클라이언트는 손해를 보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더라고요. 화려하고 장식이 많은 디자인을 원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미니멀하고 심플할수록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요. 약간 모자란듯하게 하는 것이 요즘 폭넓게 쓰일 수 있고, 오히려 장식이 많고 화려해지면 그것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자인파크를 20여 년간 이끌어오면서 고난의 시기가 있었다면 언제였나요?
고난의 시기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IMF 시기가 많이 힘들었지요. 진행중이었던 것도 보류할 정도로 위기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도 그 해 지나고 나면서 많이 풀렸어요.

포트폴리오만 보더라도 20년 간의 국내 CI, BI 변천사를 볼 수 있을 것도 같은데…
한 때는 CI가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있었지요. 금융기관 및 대기업 위주로 CI를 하다가 중소기업으로 넓혀지고 나중에는 마치 CI를 안하면 창피한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말이죠. 겉모습만 치장하는 것이 CI인 것처럼 거품과도 같은 과도기를 거치면서 요즘에는 거품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세계화 속에 점차 다양해진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하고 있으며, 힘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요즘은 기업들이 내수보다는 세계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시야도 국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비즈니스나 여행 등으로 해외에 나가거나 세계적인 브랜드를 손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눈높이는 이미 세계 톱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즉, 미의식이나 디자인을 보는 안목이 높아져서 요구사항도 그만큼 많아졌습니다.
CI도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크리에이티브한 결과물을 내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앞서 언급했듯이 미니멀하고 심플한 것이 고급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을 안 한 듯이 디자인 한 것, 즉 최소한의 것을 사용한 디자인이 오히려 수명이 길고 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만, 아직 클라이언트에게는 설득화법이 필요할 정도로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디자인파크가 바라는 인재상은 무엇인가요?
‘얼마나 남과 다르냐’가 처음이자 끝입니다. 즉 다른 사람과 비슷한 사람은 디자인파크와 인연이 없는 것입니다. 그만큼 개성을 중요시합니다. 1년에 공개모집을 하지 않아도 평균적으로 50여 통 이상의 이력서가 오는 편입니다. 모집 공고를 개제하면 1명을 뽑는데도 수백 여 통의 이력서가 오기도 하죠.
그러면 5-6명 정도로 압축을 해서 신입의 경우 실기테스트를 합니다. 제목과 시간을 주고 아이디어 스케치를 해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결과는 남들이 볼 때 제일 잘 그린 사람이 탈락을 하거나, 엉성해 보이지만 합격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아무리 디자인을 잘 그렸어도 디자인파크의 다른 직원과 흡사한 스타일, 즉 이미 비슷한 성향을 지닌 직원이 있으면 비슷한 직원은 2명이 필요 없는 것이죠.
남과 다른 개성,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인재상입니다.

요즘 세계 속의 디자인 위상을 높이기 위한 기업들의 다각적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의 디자인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볼 때 한국의 디자인은 부분적으로 이미 세계 정상 수준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제품디자인 분야에서 이미 휴대폰 디자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죠.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좋은 상을 많이 타고 있고 아이덴티티 디자인 및 광고 디자인도 세계 톱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아직 선진국에 비해 ‘세계화’가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율배반적인 말일수도 있지만 한국의 디자인 위상을 높이기 위해 2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우리 것을 가지고 어떻게 세계화를 시키느냐’이고 또 하나는 ‘세계 공통의 문화, 정서를 어떻게 세계적인 수준으로 표현해내느냐’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창을 잘하면 그것은 세계적으로도 창을 잘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정경화, 정명훈처럼 시작은 세계적인 음악을 했지만 세계 속의 톱이 되었던 것처럼 디자인도 창의 전법을 쓰면서 세계화를 시키는 것도 중요하고, 반대로 정명훈처럼 지휘를 하면서 세계 정상이 되는 것도 중요한 것입니다.

요즘 기업 메세나로서 전시 등의 활동을 통해 기업을 알리면서 문화적인 발전에도 기여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20여 년간 지속해온 디자인파크의 힘을 보여줄 생각은 없는지…
5년 후 25주년을 목표로 책을 발간할 예정입니다. 개인집과 디자인파크의 공동작품집 2권을 내려고 구상중입니다.
기업에서 문화적인 발전에 기여를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에서도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톱 디자이너들이 일본을 알리는 포스터 전시회를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열면서, 문화적인 씨앗을 전파해왔습니다.
전세계에 한국의 디자인과 문화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디자인파크의 김 현 대표와의 짧은 인터뷰 동안 그가 지닌 모든 면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질문 하나 하나에 신중하게 답하는 그를 통해 디자인파크의 끊임없는 성장이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새로 입사하는 신세대 디자이너들과의 gap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또한 자신의 잣대에 의해 그들을 이해하기 보다는 자신이 부족한 점을 깨닫고 그들이 지닌 능력을 믿음으로써 디자인파크를 함께 키워가고 있다고 말한다.
젊은 직원에게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것, 새로운 트렌드에 항상 열려 있으며, 클라이언트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오랜 시간 연구를 통해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로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것이 바로 디자인파크의 크리에이티브가 남다른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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