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영 도쿄통신원 | 2007-07-10
지난 5월 26일~27일, 제25회 디자인페스타가 열렸다. 1994년부터 해마다 두 번씩 열리는 인터내셔널 아트 이벤트로 출전자 6천 명, 내장자 5만 명이 넘는 아시아 최대급의 행사이다.
여느 때와 같이 장소는 도쿄빅사이트였으며 도착했을 때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기에 다들 전시장을 세팅하느라 분주했다. 일년에 두 번씩 계속해서 열리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침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인 참가자들도 눈에 많이 띄었고 새로운 얼굴들도 많았다. 이제부터 그 열정의 현장을 둘러보도록 하자.
취재 ㅣ 문주영 도쿄통신원
입구에 들어서자 바디페인팅을 한 모델이 카메라를 향해 V자를 그리며 인사를 한다. 작은 키에 볼록한 배, 게다가 젊지 않은 나이의 그가 모델이라고 하자 웃음이 나왔지만 생계를 위해 시작했다는 말에 순간 존경스러워졌다. 그러고 보면 패션쇼의 모델만이 모델은 아니지 않은가.
더운 날씨에 문어를 머리에 쓰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도 보이고 섬뜩한 가면을 쓰고 퍼포먼스를 벌이는 아티스트도 있었다. 표면적인 미적 추구에만 열을 올리는 여자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해 나섰다는 그는, 귀엽고 예쁜 것들도 지나치게 많아지면 본질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고 흉물스러운 것으로 변한다는 메시지를 마스크로 표현하였다. 섬뜩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퍼포먼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장 안은 재래시장의 그것처럼 분주한 모습이다. 자신의 작품을 진지하게 설명하는 사람, 친구들과 열심히 사진을 찍는 사람, 그리고 물건을 파느라 분주한 사람, 매 회마다 인기가 있었던 부스는 이번에도 예외 없이 사람들로 붐볐다. 신기하게도 사람의 취향이라는 것이 제각각 다름에도 불구하고 좋은 것을 발견하는 눈은 다들 같은가 보다.
재미있는 디자인의 가방으로 TV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코세르는 이곳에서도 단연 인기였다. 문화복장학원을 졸업한 사와후지 유타코씨와 영상미술 회사에서 10여 년 동안 근무한 오가사와라 타다시씨는 독특한 제품과 이벤트로 사람들을 모았다.
전화기와 밥그릇 같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가 가방이 되는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온다. 장난끼 가득한 제품들로 잡화점이라기보다 장난감박물관에 들어선 기분이다. 넘치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단지 자신들의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그래서 디자인페스타가 그들에게는 사명감을 느끼게 하는 축제라고 이야기 한다. 이미 유명백화점에 여러 개의 샵을 오픈하고 있지만 자신감보다는 작업에 대한 열정과 겸손함이 돋보이기도 했다.
재미있는 디자인의 제품들은 보는 순간 웃음이 나온다. 코세르 http://www.coshell.net/
눈을 돌리자 이번에는 'machu picchu' 의 제품들이 보인다. 매번 출전하다 보니 반갑기까지 하다. 여름을 맞아 선보이는 가벼운 샌들과 액세서리는 새로운 느낌이다. 매번 빠지지 않고 디자인페스타를 찾는 이유에 대해서 물었더니 나고야에서 활동하면서 소비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페스타를 통해 사람들과 직접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선호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디자인에 반응을 보이는지 짧은 시간에 가장 밀도 있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machu picchu 동화속의 이야기나 일상적인 소재들이 구두 속에 들어가 있어 매번 인기를 끌고 있다. http://homepage2.nifty.com/machukutu/
핸드메이드 제품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빛이 났던 마망의 제품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쉬지 않고 ‘가와이~’를 연발하는 그녀들 사이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디자이너. 어머니 나이쯤은 되어 보이는 지긋하신 분이 이렇게 소녀처럼 귀여운 제품들을 만들어내다니. 그녀는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어린 딸을 위해 소품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아이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닐 때 친구들에게 예쁘다며 칭찬을 받아 오면 너무 기뻤다고. 친구들이 팔라고 했지만 그때까지도 이것은 단지 그녀에게 취미였다. 그러다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자 지도교수가 디자인페스타에 참가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의를 했다고 한다. 그렇게 딸아이와 주변사람들의 권유로 지긋한 나이에 디자인페스타에 참가하게 되었고 반응은 놀라웠다. 그 후로 지금까지 다섯 번째 참가하고 있으며 이제는 주문을 받기도 하고 샵도 냈다고 한다.
"내가 이 나이에 이런 일을, 그리고 그것이 비즈니스가 될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그냥 취미 생활일 뿐이었는데..” 그녀는 모든 것이 디자인페스타 덕분이라고 한다. 여자라면 한번쯤 탐날 것 같은 그녀의 작품들은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우연히 참여한 디자인페스타를 계기로 취미가 비즈니스가 되었다. http://mamande.gozaru.jp/
조밀하게 붙어 있는 부스 사이에서 보자마자 웃음이 나왔던 곳, 아린코천국. 외계인 같은 독특한 캐릭터도 재미가 있지만 그것을 응용한 제품들도 기발하다. 가오리모양의 북커버는 이곳의 인기제품. 독특한 디자인의 컨셉에 대해서 물어보자 '전철에서 책을 읽을 때 맞은 편에 앉은 사람도 즐거워 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라는 고민에 빠져있다가 생각해 낸 디자인이라고 한다. 실제 전철에서 책을 꺼내면 웃는 사람들이 많아 더 자주 책을 읽게 된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작업에 대해서 물어보자 그녀는 단 한번도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단 한번도 힘들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한다. 즐겁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디자인. 그녀의 제품들이 마냥 즐겁기만 한 이유일 것이다.
아린코천국. http://www.ne.jp/asahi/arinko/tengoku/
다른 한 쪽에서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며 그림을 그리던 이가 있었다. 앞머리에 조용하게 꽂은 헤어핀이나 망토가 그녀의 작품과 매우 닮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녀의 작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한참을 지켜보고 있었다.
일상에서 보이는 모든 사물이 그녀에게는 캔버스이고 재료였다. 병뚜껑, 과자봉지, 냄비 뚜껑, 빈 상자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에 그림을 그렸다. 올해 무사시노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하기 위해 디자인페스타에 참가했다고 한다. 아직은 경제적인 이유보다 창작활동을 즐기며 세상에 다가가고 싶다고. 취미냐고 물어보자 생활이라고 답하는 그녀의 조용한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잠시 ‘이상일 뿐이지...”라는 생각이 스친 것은 필자가 이미 세상에 물들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캐릭터는 그것을 만든 작가를 닮게 마련이다. 마치 자신이 그린 타인의 얼굴도 자신과 닮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레드메니아의 아카키치라는 붉은 곰은 진짜 작가와 많이 닮은 캐릭터이다. 붉은색으로 가득한 부스를 부부가 함께 지키고 있었다. 적극적으로 홍보도 하지 않고, 사라고 권하지도 않고 그들은 그저 소리 없이 웃고만 있었다.
취미이자 직업이 되었지만 자신들은 많이 팔거나 유명해지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고 한다. “미치도록 이것을 좋아하는 사람’ 몇 명이면 충분하다고. 규모에 비해 제법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으면서도 소수의 메니아를 위해 작업하는 것 자체만으로 너무 즐겁다니.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레드메니아 http://www.red-mania.com
쳅터 역시 부부가 함께 작업하며 참여한 곳이다. 2004년부터 작업해 왔으며 디자인페스타는 이번이 세 번째 참여라고 했다. 디자이너의 반듯하게 자른 머리와 물방울 무늬 원피스가 어떤 모델보다 잘 어울렸다.
특정한 컨셉을 가지고 작업하기보다 그때그때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야기와 가슴으로 느끼는 감정을 옷으로 표현하려고 한다며 즐기며 작업하다 보니 취미인지 직업인지 자신도 알 수가 없단다. 자신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만들지만 입는 사람도 옷으로 인해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멘트가 기억에 남는다.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이가 있다. ‘치’라는 간결한 이름과 달리 화려하고 독특한 소품들은 모두 그녀의 핸드페인팅 일러스트. 특별제작을 하는 경우 외에 전통 나무신은 주문해서 사용하고 그 위에 일본 전통의 소재들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 작업형태이다.
하지만 전통이라고 해서 무겁거나 보수적이지 않고 소재에 구애를 받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화려한 색감과 현대적인 소재들을 적절히 조화시켜 그 틀을 깬 것이다. 몇 년 전, 직장생활을 하며 취미 삼아 해오던 작업들로 디자인페스타에 출전을 했단다. 이후 회사생활과 작업을 병행하기가 힘들어지자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고 하는데 후회가 없느냐고 물었더니 더 즐거운 일을 선택했는데 왜 후회를 하냐고 되묻는다.
작년 9월에는 이탈리아에 출전하여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프랑스에서 전시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향후 목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즐기며 세계 속에 자국의 전통을 알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치, 주로 나무로 된 소품에 전통적인 느낌의 일러스트를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http://chi-lab.com
이번에는 토끼인형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차우∞테세이>이다. 만3살 때부터 바느질을 시작했다는 놀라운 경력의 아티스트로 단행본까지 낸 프로이다. 이제는 취미도 직업도 아닌 그냥 일상이 되어버렸다는 그녀는 수십 년을 해오던 작업이지만 여전히 즐겁다고 하며 많은 독자들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이 디자인페스타의 매력이라고 한다.
차우∞ 테세이(ャウ∞テセイ) http://angel.ap.teacup.com/miracle-chau/
이번에는 보는 것 만으로도 유쾌한 곳이다. 모기향처럼 생긴 커플 의자와 사람 다리 모양의 스탠드는 가구라기 보다 작품에 가깝다. 원래는 건축 설계를 하지만 취미 삼아 가구를 만들고 있다는 디자이너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건축일 만으로도 벅찰 것 같은데 취미로 가구를 만들다니.
작업이 너무 재미있기 때문에 힘들다기 보다는 오히려 작업을 통해 일하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한다. 세 명이 앉을 수 있는 구름의자를 가리키며 앉는 순간 행복해지는 의자이니 꼭 앉아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가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그의 말처럼 그들의 가구는 충분히 재미있었다.
온통 개구리 그림으로 가득한 만귀(万亀)는 이미 몇 번이나 본 적이 있다. 특정한 목적을 가진 일러스트도 아니고, 수많은 그림들의 표현방식도 모두 같다. 왜 하필 개구리인가에 대해 물어보니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을 수 있느냐며 그냥 개구리가 좋단다. 그녀 역시 다른 직업을 가졌지만 취미 삼아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냥 개구리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낮 동안의 스트레스가 풀리기 때문에 시간만 나면 그림을 그린다고 하며 웃는다.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이처럼 큰 전시회에 계속해서 출전하다 보면 사람들이 알아봐줘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지금껏 해오던 것처럼 꾸준히 작업하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소박한 꿈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귀여운 고깔모자를 쓰고 반겨주었던
그 외에도 손자가 있을법한 할머니나 아주머니들이 취미 삼아 만든 것들을 들고 나와 전시를 하기도 하고 몇 점 안되는 작품이지만 친구들끼리 모아 행사를 즐기기 위해 나왔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코스프레 복장으로 만화나 구체관절 인형 등을 선보였던 작가들은 줄어든 것 같고 파인아트나 인스피레이션 영역이 두드러졌던 특징도 있었다.
어쩐지 느낌만으로도 한국인일 것 같은 무서운 동질감. 이번 행사에서 한국인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 빠삐트리 타이틀로 참가한 이들은 홍대앞 희망시장의 기따씨와 빠삐트리 오윤경씨.
지인의 소개로 참가하게 되었으며 이번이 첫 참가이기 때문에 어떤 큰 수확을 기대하기보다는 큰 시장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누리겠다고 했다. 유유자적 캐릭터와 픽업베이비 노트 시리즈 등을 선보이고 있었는데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Papeterie http://www.changjakmall.com/
다음은 세 명의 여성이 주로 한국적인 일러스트와 오리지널 나염티셔츠 등을 선보인 Notori & Mush. 섬유미술을 전공하고 있으며 희망시장 등에 참가하며 활동하고 있지만 디자인페스타는 처음이라고 한다. 처음이라 많은 준비를 하지 못해 아쉬워했지만 밝게 웃으며 분주히 움직이는 그녀들을 보니 참가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회사를 다니며 틈틈이 한 작품으로 출전을 했다는 Soultray의 박란∙전지혜씨. 다들 그렇듯이 처음에는 구경이 목적이었으나 결국은 참여하게 되었다며 웃는다. 도시나 숲을 모티브로 작업한 다양한 일러스트를 선보였으며 많은 사람들 앞에 작품을 선보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어서 즐겁다고 했다.
키보드를 소재로 휴대폰줄과 마그네틱 등을 선보인 'TAZ CABI.NET'의 김태영∙이광진씨. 시험을 칠때나 보던 OMR 형식의 메모지에 원하는 글자를 마킹하여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든 카드는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고, 사람형상의 픽토그램이 들어간 액세서리도 돋보였다.
고무신을 가지고 작업을 한 아트프리즘은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고무신에 작가의 창의성이 가미되어 하나의 작품이 된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 관계를 고무신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했는데 일본인에게 이해를 구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소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차피 역사란 것이 한번의 전시로 이해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도 하고 무엇보다 예술을 통한 교류는 그 어떤 것보다 평화롭고 민주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다음 회에도 더 많은 이들이 더 활발히 활동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공공미술 프리즘. http://www.free-zoom.com/main.php
할 수 있다는 말은 누구나 한다. 마음만 먹으면 별것 아니라는 말도 쉽게 한다. 하지만 정작 하고 있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취미가 직업이 되면 그것보다 좋은 것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이상이라고만 생각하는 이유는 그것이 주는 즐거움 외에도 더 많은 것을 바라기 때문은 아닐까.
사실 디자인페스타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봐오던 행사였고 예전에도 소개를 한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보고 싶었다. 작품이 중심이 아니라 그들의 열정이 궁금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놀라운 것은 다수의 사람들이 그 많은 작업들을 취미 삼아 작업을 한다는 것. 다시 말하면 일로서가 아니라 작업 자체를 즐긴다는 것이다.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도 자신만의 열정을 불태우며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작업하는 그들을 보며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말만 대뇌이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또한 아무리 풍부한 재능을 가졌더라도 스스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뛰어들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훌륭한 작품이나 보잘것없는 작품이나 작가 자신이 그것을 즐길 수 있고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참가자들의 밝은 웃음을 보며 지금이라도 꺼져가는 열정에 불을 지필 수 있기를, 바쁘다는 핑계로 서랍 속에 꼭꼭 묻어두었던 자신의 취미와 열정을 다시 한번 끄집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