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나 | 2011-05-17
끝이 안 보이는 마천루의 도시, 맨하탄에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여유를 부릴만한 파라다이스 공간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바로 회색건물들 사이의 녹색지대인 공원이 그 주인공이다. 그 중에서도 뉴욕의 대표적인 공원-센트럴파크Central Park-외에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지나치기 쉬운, 그러나 주목할 만한 ‘New York City Parks’의 퍼블릭 서비스와 아트, 그리고 디자인을 잠시 주목해 본다.
글, 사진│주하나 뉴욕 통신원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뉴욕시는 기업과 더불어 시민들을 위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해 오고 있다. 눈 여겨 볼 점은 근처의 기업과 공원이 어우러진 지역공원의 문화환경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부분이다.
Bryant Park - New York Public Library + Corporation support
약 200년 가까이 뉴욕 미드타운의 두 블럭에 걸쳐 자리잡고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는 70년대까지만 해도 마약판매상과 빈민자들이 횡행했던 장소였으나, 이후 10년간의 재건을 위한 노력이 지금의 공원을 만들었다 한다. BPC(Bryant Park Corporation)의 비영리 기관이 공원의 시설물과 사인, 접근성등을 위한 서비스디자인을 관리 및 운영하고 있다.
The Reading Room
맨하탄 5th Ave의 상업시설과 다국적 기업, 록커펠러 센터의 생활권 안에 있는 브라이언 파크의 오월은 ‘Reading Room’의 테마로 이웃한 뉴욕 퍼블릭 도서관과 금융기관의 협력으로 이뤄지고 있다. 시민들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아래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실행하는데 기여한 기업의 관심과 참여는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정신이 요구되는 현대 사회로의 환원이 아닐런지.
The various programs to do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요가와 타이치(Tai Chi) 프로그램, 겨울의 뜨개질 부스와 Citi pond 아이스링크의 개장, 여름의 다양한 Music & Film Festival은 놓치기 아까운 브라이언 파크의 이벤트이다. 이 곳, 뉴요커들이 이용하는 공원은 단순한 쉼터에서 더 나아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찾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새로운 것의 도전, 만남, 그리고 휴식 등을 통해 자칫 일에서 올 수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 할 치유적 공간으로서의 기능이 존재하는 것이다.
Madison Square Park – Public art + Life style support
미드타운에서 나와 브로드웨이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23rd Street에 위치한 매디슨 스퀘어 파크가 나온다. 이 지역은 브라이언트 파크와는 달리, 주거지역이 근접 해 있고 다수의 갤러리가 있는 첼시지구와 지리상으로 연계되어있다.
MAD. SQ. ART, Free contemporary public art
이 공원에서는 매년MAD.SQ.ART라는 주제로 동시대의 퍼블릭 아티스트들에게는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시민들에게는 ‘벽이 없는 미술관’의 슬로건 아래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즐기는 여유와 직접 미술관에 표를 내고 들어가지 않아도 찾아오는 미술의 만남이 이 공원이 주는 심리적 양식이 아닐까 생각된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시를 계획 해 오고 있는 매디슨 스퀘어 파크의 아트프로그램 서포터와 기업들은 20여 단체가 넘으며, Jaume Plensa의 Echo작품은 5/5일부터 8/14일까지 패션기업들의 후원으로 이뤄진다.
Jemmy’s Run, Inside park for dogs
매디슨 스퀘어 파크의 동쪽에는 주로 주거지역으로, 가족단위의 혹은 애완견을 동반하여 산책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애완견을 위한 작은 공원 속 공원이 이 곳의 특징 중 하나로 꼽으며, 맨하탄 곳곳의 작은 녹지 공간에도 이들을 위한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 오고 있고, 각 지역의 특징에 맞추어 기업과 함께 공원을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뉴욕시의 공원들은 새롭거나 멋지거나 눈에 보이는 외양적 디자인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사용자들을 위한 디자인(User-centered design)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현대를 살아가는 도심 속 뉴요커들에게 긴장된 연속의 마음을 내려놓고 문화를 즐기며,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원은 그들에게 여유를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