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 도쿄 | 2013-04-08
일본의 여느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면 도자기 그릇 말고도 가벼운 나무에 옻칠을 한 그릇에 음식이 담겨져 나온다. 동양에 전해져 내려오는 아름답고 건강에도 좋고 경제적인 1석 3조의 전통웰빙공예 옻칠공예. 동양의 전통 공예인 옻칠공예를 이어가는 공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왔다.
글,사진 | Jun(de_sugnq@naver.com) 도쿄 통신원
복잡한 이론은 접어두더라도 옻은 자체에 방수성 방부성이 뛰어나서 음식을 담은 채로 보관하기에 용의하다. 때문에 수백 년 전에 만든 그릇들도 현역으로 활발히 식탁 위를 누비고 있다. 이와테의 한 공방에서는 잊혀져 가는 옻칠공예의 장점과 소중한 그들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옳은 옻칠공예품의 구입요령이나 디자인적 수려한 그릇이 주는 음식의 완성, 그리고 옻칠공예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그릇들은 공방에서 제작된 그릇들로 고가의 물건들이지만 대여를 해 주고 있다.
그릇의 제작 과정은 우선 기본 디자인 틀을 만들어 나무로 형태를 만든다. 그리고 옻칠과 건조를 반복하는 데 7번의 덧칠을 한다. 하루에 한 면을 칠을 하는데, 안쪽 면과 바깥쪽 합쳐 한 개의 그릇을 칠하는데 드는 기간은2주. 완성된 그릇들은 그릇점에서 판매되는데 가격이 제법 나간다. 이유는 옻나무(漆)를 긁어 진액을 뽑아서 원 재료 채취를 하는데, 6~9월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물량밖에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때때로 중국산의 플라스틱그릇들이 많이 옻칠공예품으로 둔갑을 하기도 하지만, 오랜 덧칠 작업과 건조 작업을 거치지 않아 금새 옷칠이 벗겨지곤 한다. 그러나 옻칠이 벗겨지기까지 그릇에 공예공방의 이름이 박혀 있는 경우 이외에는 반으로 갈라보지 않는 이상 질감이나 무게감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옻칠의 주 성분인 우루시올(漆)은 공기와 만나 효소 반응으로 고분자를 형성한다. 옻 자체에 재대로 원 재료를 곱게 골라내지 않고 독소가 남은 채로 건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제품이 유통이 되었을 경우, 간혹 피부에 옻이 오르기도 한다. 옻이 오르면 가려움증과 물집이 잡히는데 공방에서 오랜 작업을 하다 보면 숙달된 분들도 원재료 재정 작업 중에 튄 한 두 방울의 옻(우루시올,漆)에 옻이 오르기도 한다. 옻칠 공예에 관심이 있어 취미로 하고자 하는 사람은 이 부분에 주의해야겠다.
옻칠 공예품의 특징 중 또 한가지는 아름다운 빛깔이다. 일반적으로 그릇은 사용하면 할 수록 닳아서 처음 구매했을 때의 빛이 바래 없어지는데, 옻칠공예품의 경우는 반대로 완성 당시에는 매트한 상태였다가 사용할 수록 오히려 광이 난다. 오래도록 쓰면 쓸 수록 고급스런 광채를 내 뿜는 것이다. 물론 그릇의 디자인 자체에도 오래도록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 모던함과 익숙함 그리고 음식이 담겨졌을 때의 아름다움까지 모두 계산되어 있다. 또한 사용하는 이의 손길에 따라 매일 다른 빛깔로 조금씩 진화하기도 한다. 국내에는 60년대에 화학유료 카슈가 들어오면서 원가전쟁에서 밀려나 시장에서 입지는 좁아졌으나, 옻칠 공예품은 오래도록 쓸 수 있어 알고 보면 경제적인 제품인 셈이다. 여기에 항암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야말로 아름답고 건강에도 좋은 동양의 전통 웰빙공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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