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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라세, 이슬람 교육의 기반

김형기 ㅣ 테헤란 | 2013-12-17




이란에서 현재, 초등학교를 나타내는 '마드라세'라는 단어는 '배우기'라는 아랍어가 기원이며, 과거엔 이슬람의 종교 교육기관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실례로 9세기 건축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모로코>에 있는 <마드라세>가 가장 오래된 종교학교로 알려져 있으며, 학자들 사이에선 가장 오래된 대학의 구조를 가진 교육기관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렇게 시작된 교육기관, <마드라세>는 이슬람철학 이론과 때로는 과학과 의학 등을 교육과목으로 추가하면서 무슬림의 신앙과 사회전반의 기초가 되었으며, 과거 중동을 지배했던 왕권의 또 하나의 지지 기반으로써, 새로운 이슬람 왕조들이 들어설 때마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우는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이란은 16세기 <사파비 왕조>로 접어들면서, 자신들의 이슬람 종파의 지지 세력을 굳건히 하기 위해 <마스라세>를 모스크 일부로 편입시키기도 한다.


 


<마드라세>는 건물의 규모나 목적에서 부터 대단한패트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종교적, 정치적인 건축물이며, 그것이 이후에 이루어낼 성과를 짐작해보더라도 그들에게는 단순한 소유를 위한 모뉴먼트가 아닌 시간을 뛰어넘은 투자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글 ㅣ 김형기 테헤란 통신원





지역건축의 특성, 새로운 모스크의 형태로 태어나다


이란의 비단과, 카펫 상권의 중심에 있었던 사막기후의 도시 <커션: Kashan> 8000여명의 사상자를 낸 1778년에 지진을 겪고, 도시전체가 견고성과 기후에 적응할 수 있도록, 6m 아래에 중정을 가진 주거형태를 변화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1879년을 기점으로 8년간 만들어진 <어거보조르그 모스크>는 커션의 주거양식을 기반으로 지층은 모스크, 지하는 <마드라세>가 결합된 복층구조를 띠는 건축물로, 물저장고에서 돔까지, 전체 5개 층으로 구성된 세계에서 유일한 모스크로 탄생하게 된다.






이란 카자르 왕조(17791925) <마흐무드 타끼에 헌번>, 커션의 영주였던 개인에 의해, 종교학자였던 <마흐무드 메흐디 나러끼>를 위해 지어진 이 모스크는훌륭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은 <어거보조르그 모스크>라고 불려지게 되는데, 사람들의 존경을 받은 현자로 널리 알려져 있던 그가 직접 이곳 <마드라세>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6,500m2의 토지면적과, 지층으로부터 돔의 꼭대기까지 44m의 높이의 현존하는 가장 큰 계란모양의 돔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코란의 <어예:시행>의 개수와 동일한 정문(portal)을 장식하는 6,666개의 쇠조각의 갯수는 이 모스크의 패트론의 신앙심을 나타내 주는 한 대목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위한 건축 구조, 마드라세


중동의 <마드라세>는 숙박시설인 <커르번사러:Caravansary>중정을 가진 이슬람 건축의 기본형태가 결합된 장방형의 도면과 많은 공통점을 갖는다. 이러한 이유는 그 시대의 학교가 지금처럼 단순히 교실만을 갖춘 기능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모여드는 학생들을 위한기숙시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며, 태양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를 기준으로 여름공간과 겨울공간으로 나뉘어지는 중동건축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기도하다. 다시말해, 공부하기 좋은 환경, 빛과 바람 온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위해 먹고 자는 안전까지 고려된 조건에서 만들어진 건축물이 <마드라세>이다.
 


이러한 점에서 <어거보조르그 모스크>는 건설 당시 수로가 흐르는 골목을 끼고 물저장고와 함께 설계하여 집합주거의 문제점을 해결하였으며, <마드라세>가 모스크 방향으로 중정이 완전히 개방된다는 단점이 될 수 있는지역건축의 특성을 건축가의 기지로 극복한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드라세, 여자는 출입금지



중동의 <마드라세>는 한국의서원으로 보기엔 너무 종교적이며, 이슬람의 성직자들이 결혼을 한다는 점에선 교회의수도원으로 표현하기엔 부적절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이 모든 공간이
남자들만의 교육기관이라는 것에서라면, <마드라세>라는 낯설은 단어가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남녀가 함께 드나드는 <모스크>와 남성만의 공간으로 구별되는 <마드라세>라는 형태가 결합된 <어거보조르그 모스크>, 공간적 구분에 관한 숙제를 입출구 위치와 그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연결시키면서 이 곳을 드나드는 모든 이를 배려한다. 관광객이던 기도를 하는 이던 모스크를 지키는 이거나 상주하는 사람이 아니면 잠깐 들리는 장소가 모스크이다. 반나절 동안만 앉아 있어도 시간에 따라 드나드는 이가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서양 건축역사에서 어느 일정한 기간까지 교회의 형태가 주류를 이룬다. 그런 이유에서 일까 우리는 이슬람 건축하면, <모스크>를 우선적으로 떠올린다. 적어도 빌딩이라는 단어가 생기기 전엔, 그들의 도시에서 종교건물은 가장 큰 건물이다. 그러나 <모스크>의 기능적인 형태는 교회와 많은 차이점을 지닌다. 건물의 축을 중심으로 한 정문(portal)과 양날개쪽의 측문을 가진 교회, 그러나 모스크에 존재하는 수많은 문들은 골목과 바자르(시장)를 연결하는 도시의 고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때로는 도시와 시장의 구역을 나누며, 사람들이 동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또한 도시전체를 형성하는 그들의 광장 문화와 맞물려, 때로는 종교교육의 기반으로, 때로는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역할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이것이 <모스크>가 단순한 무슬림을 위한 종교 건축이 아닌이슬람 도시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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