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이 레이코 | 2003-07-14
GGG(Ginza Graphic Gallery)가 올해 첫째로 기획한 Uwe Loesch 포스터전은 디자인의 원점을 뒷생각 시키는 뜻깊은 전시회다. Uwe Loesch--1943년 독일 Dresden생, 아시다시피 세계적인 포스터 디자이너, 미니멀스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교수--전시 작품들은 60년대로부터 2000년까지 연대별로 정리되어 있다. 회장에 들어가서 "디자인-언어"라는 말이 거의 반사적으로 나왔다. 전체를 통해 일관된 미니마리즘, 즉 표현자 즉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란 흐름을 해독할 만큼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메세지, 아이디어, 표현된 아이템 또는 오브젝트, 그리고 색깔이나 문자의 분량 등 디자인적인 각 요소, 그런 것들은 작품을 구성하는「구성물」이다. 그 모두가 극도로 정리된 공간은 보는 사람의 감각에 말할 필요 없이 직접적인 공명(共鳴)을 준다.
이에 반해 Creation Gallery G8에서 열린 "We♥Work"전은 여러 기업이 낸 구인광고를 한자리에 모인 독특한 전시회다. 포스터를 중심으로 하지만 구인잡지에 나온 한 컬럼 정도의 작은 광고도 있다.
“기업이 인재모집할 때 내는 구인광고는 가치감이 다양해짐에 따라 보는 이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메시지를 담도록 진화해왔다. 그 밑에는 “한사람 한사람이 소원된 사람이고, 또 각자 원하는 일을 구할 수 있다면 기업도 사람도 튼튼하게 될 것”이란 생각이 담겨있다.”
G8 gallery의 그리 넓지 않는 벽면에 다 올릴 수 없고 이웃의 카페의 별에도 펴진 200점을 넘은 구인광고들. 예쁜 포스터, 잡지의 컬럼, 글만 있는 것 등등 다양하다.
전체적인 변천(變遷)을 보면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함에 따라 아이디어와 copywrite의 비중이 많아졌다고 할 수 있고, 또 일일을 보면 한 컷의 만화와 같은 위트, 인정, 희망, 그리고 가꿈은 절실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좌쪽부터)
본 기획전 포스터. 나오는 남자의 옷 부분은 다 하트형의 씰이 붙어 있고 각각의 씰에는 "일하는 운 100% --목적 달성" "일하는 운 40% --신중하게 해라"등의 copy가 들어 있다.
「개그(Gag) 채용 일절 없음」-예능계 흥행회사 노포(老鋪) 요시모또고교 94년. 흥행회사의 복잡한 비즈니스를 맡길 수 있는 인재를 소원하고 있다.
「예능계와 파칭코 업계에 들어가기엔 부모를 설득하기가 힘듭니다」-킹 관광 글룹 99년. 파칭코집에 대한 사회적인 눈치 때문인가 힘든 일 때문인가. 경원하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
(좌쪽부터)「요즘의 범인들은 머리가 좋다」-오오사까부가 낸 경찰관 모집 광고, 96년. 경찰관의 일의 dirty한 이미지와 달리 지적(知的)한 느낌을 전해준다.
「사무계 총합직(總合職) 이또 또시꼬, 앞으로 4개월간 공장 실습을 명함」-日本輕金屬株式會社 92년. 더러운 장갑과 같이 이런 글이 나오면 여자가 사무원 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직장임을 appeal한 소구력 있는 광고.
「치과의가 다니는 치과.」-이이다 치과센터/PIO 국제치과센터 97년. 이것은 한 컬럼의 구인 광고. copywrite가 재미있어 보이지만 잘 보면 임상치주치료학(臨床齒周治療學)의 전문의로서 치과의를 지도하는 치과의라고 한다.
「증권man을 그만두지 마세요--모두가 깨진 것은 아니니까.」-공화증권. 증권회사 큰손까지도 도산 당했을 때, 불안한 증권맨들에게 이 광고가 어떻게 보였는지.
(좌쪽부터)「할 때는 한다는 할때가 언젠가요?」-NTT Data Nets. 99년. 이 포스터는 어둡지만 미묘한 색칼이 아주 아룸답다. 이제부터 시잘한다는 기운은 불안이 아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빨리 끝나면 승리입니까? 많이 받으면 승리입니까?」-취업저널 97년. 동사의 로고가 도장처럼 빨간색으로 들어 있는 것이 책임감과 충실감을 전해준다.
「작법(作法)은 룰보다 아름답다」-'00 프랜들 포서터. 밑에 부타이틀 부분에선 '기업문화를 같이 키우는 사람을 응원합니다' 라고 써 있다. 아름다운 기모노를 이런 시선으로 보는 것이 아주 위트가 있지만 가운데에는 영문으로 This is one of our marketing concepts.라고 코멘트되어 있다.
「당신의 회사에선 사장님과 부장님과 계장님 말씀이 다르지 않습니까 ! 」-Seven Eleven 93년. 직장에서 자칫하면 나오는 불만을 정면으로 다루는 Seven Eleven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행복한 spot 긴자.
오늘은 두개의 완전히 다른 공간을 걸어서 1분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디자이너나 아티스트에 대해서 모든 공간이 삶의 힘이 될 것이니까.
일상적인 공간, 종이 외의 여백으로 나오는 공간, 커뮤니케이션 공간, 사람들이 움직이는 공간, 그리고 가끔은 만남과 함께 나타나는 마음의 공간까지.
찾아오세요 가까운 도쿄를, 좋은 것을 같이 보러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