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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뉴미디어 인스톨레이션 아티스트 만나보기

서진실  | 2004-03-03


첫 칼럼에서 뉴미디어 아트는 어떠한 것이고, 테마별로 구분하여 대표적인 작품들을 살펴 보았다. 이 달부터는 몇 회에 걸쳐 뉴미디어 아트 작품을 형태별로 나누어 현재 뉴욕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뉴미디어 아트 혹은 디지털 아트를 형태별로 구분하면 인스톨레이션; 필름, 비디오, 애니메이션; 인터넷, 소프트웨어 아트; 가상현실; 음악을 활용한 아트로 나누어 질 수 있다. Whitney Museum의 뉴미디어 큐레이터인 Christiane Paul은 자신의 책, ‘Digital Art’에서 위와 같이 분류하고 있다.
그 첫번째 카테고리인 인스톨레이션은 아주 광범위하다. 멀티 프로젝션을 쓰는 대형 비디오 인스톨레이션, 사람들의 이미지를 라이브 캡춰해서 작품에 사용하는 비디오 작품등에서 부터, 실제 공간과 가상의 공간, 프로젝티트된 공간등 공간을 활용한 아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번 칼럼에는 그 첫번째로 피지컬 컴퓨팅을 이용한 인스톨레이션 아트에 대해서 알아보자. 지금까지 컴퓨터 아트는 키보드, 마우스, 본체에 한정되었었다. 하지만, 피지털 컴퓨팅이란 컴퓨터의 입력, 출력 장치를 일상적 컴퓨터 관련장비가 아닌 사람들이 생활에서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장비를 이용해 컴퓨터와 연결하여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주로 사람들의 움직임이나 소리들을 입력받기 위해, 각종 센서, 웹 카메라, 마이크를 사용하고, 출력장치로는 프로젝터, LED, 스피커, 모터 등 다양한 출력 장비들이 쓰이고 있다.

현재 뉴미디어 아트는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필자가 생활하고 있는 뉴욕에는 정말 많은 아티스트들이 활동하고 대형 뮤지엄과 수많은 갤러리들, 많은 스튜디오, 또한 많은 펀드들이 모여서 세계 예술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많은 아티스트 중에서 오늘 필자가 소개하는 아티스트는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좀더 자세하고 생생하게 정글독자께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뉴미디어 아트 혹은 디지털 아트는 스크린에 한정된 작품들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몸으로 경험해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글과 사진으로 소개하는 것이 많이 부족하겠지만, 아티스트들의 웹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무비클립과 참고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멀티유저 인터페이스 시도
    Perry Hobermanfont

http://www.perryhoberman.com

Perry Hoberman은 뉴욕을기반으로 한 대표적 인스톨레이션 아티스트로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활동범위가 넓은 작가이다. School of Visual Arts에서 오랫동안 인스톨레이션을 가르쳤고, 현재는 1년동안 서부의 USC에 비지팅 아티스트로 가 있다.
1년 동안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Perry Hoberman은 굉장히 유머가 많았다. 그의 유머는 그의 작품에 잘 나타났고, 언제나 새로운 시도로 사람들에 새로운 아트 경험을 제공한다. 필자는 미디어 시티 서울 2000에서 그의 작품으로 기뻐하던 많은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의 대표적 인스톨레이션으로는 Time Table, Bar Code Hotel, Workaholic 등이 있다. 실제로 경험해 본 Perry Hoberman의 작품은 마치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놀이에 집중하는 어린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아래 작품은 ‘Time Table’ 로 작년 뉴욕 디지털 살롱이라는 전시에 초대되었다. 1999년에 처음 제작되었으며, 다양한 버전으로 여러 전시회에 선보이고 있다. 메탈로 제작된 원형 테이블 위로 프로젝터가 이미지를 비추고, 테이블 가장 자리에는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는 12개의 다이얼이 있다. 이 다이얼은 시계, 각종 계량기, 속도측정기, 스위치 등의 형태를 가지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입력 인터페이스로 이루어져 있다. 다이얼을 사용자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가운데 큰 원형 화면위로 각 다이얼을 조정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비주얼라이즈 된다. 타임 테이블의 주요 컨셉은 시간을 사고, 그것을 쓰고, 시간을 아끼고, 낭비하고, 시간을 찾고 잃어버리는 모든 시간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아래 작품은Perry Hoberman의 작품 영역중 하나인 바코드를 이용한 작품이다. ‘Bar Code Hotel’ 은 유비쿼터스 심볼인 바코드를 이용해 멀티유저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다. 아래 사진에서 처럼 방 전체에 바코드가 붙어있다. 이용자들이 바코드 리더를 들고 원하는 바코드를 읽으면 방 한쪽에 있는 설치되어 있는 대형 스크린에 그 사용자와 연결된 3차원 물체가 생성되고 애니메이션 된다. 이 오프젝트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안경, 모자, 클립, 신발등으로 3차원 안경을 쓰고 보면 입체로 보이는 스테레오스코피 기술을 쓰고 있다.


아래 사진은’Workaholic’으로 헤어 드라이어의 바람을 이용해 추를 움직여 바코드를 읽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Perry Hoberman은 다양한 인터페이스의 시도로 사람들에게 작품을 통해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LED를 통해 다시 태어나는 생명체
     Jim Campbell

http://www.jimcampbell.tv

Jim Campbell은 시카고에서 태어나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다. 주로 미국 서부에서 활동하지만, 뉴욕에서도 자주 전시회를 열고, 전시회에서 만나본Jim Campbell의 작품은 감동을 넘어서 신기하기까지 했다.
Jim Campbell은 메모리와 시간을 컨셉으로 인스톨레이션, 비디오 인스톨레이션 등 여러 방면에 다양한 작품들을 많이 선보였는데, 그 중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작품 영역은 LED를 이용한 인스톨레이션이다. 그는 0과 1의 두 값만 가지는 LED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고 볼 수 있다.
아래 그림의 위쪽 다섯 개의 작품은 LED Matrix를 통해 장애인의 걸음걸이를 표현하고 있다. 사람들의 디테일까지 표현하려고 했던 이전에 작품에 비해 굉장히 단순화 되었지만, 그로 인해 움직임은 더 생생하게 보여진다. Jim Campbell의 홈페이지에는 거의 대부분의 작품에 무비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직접 감상해 보기를 적극 권한다.

디지털 로보틱 페인팅의 정수
    Joseph Nechvatal

http://www.nechvatal.net

Joseph Nechvatal 은 뉴미디어 아티스트로는 드물게 세계적인 영국 University of Wales의 CAIIA-STAR 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뉴욕 School of Visual Arts의 컴퓨터 아트 대학원에서 가상현실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그의 주요 작업은 바이러스와 암수한몸인 생명체를 AI(인공지능) 개념과 연결하여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컴퓨터에 의한 가상공간과 인간세계의 공존, 즉 Symbiosis 개념을 인스톨레이션 작품으로 만들고 있다. 한국의 독자들 중에 미디어 시티 서울 2002 에서 Joseph Nechvatal의 작품을 보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Joseph Nechvatal은 1년의 반은 뉴욕에서, 나머지 반은 파리에서 생활하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작품 뿐만 아니라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치는 모습이 정말 닮고 싶은 아티스트이다.

Joseph Nechvatal의 작품은 현재 뉴욕과 프랑스에서 전시되고 있다. 커스텀 소프트웨어에 의해 만들어진 바이러스가 암수한몸으로 이루어진 생명체의 몸을 공격하는 f이 작품은 뉴욕 U-C-U갤러리 (http://www.u-c-u.com/) 에서는Joseph Nechvatal의 디지털 로보틱 페인팅을 대형 캔버스로 만나볼 수 있다.



아래의 일러스트레이션은 현재 프랑스에서 전시되고 있는 바이러스 공격의 인스톨레이션 버전 (http://www.music2eye.com/vca/viralattack.html) 이다.
돔은 군대의 천막을 상징하며 은색으로 커버되었고, 돔 안쪽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스크린 앞쪽에는 두 사람이 동시에 바이러스 전쟁을 할 수 있도록 콘솔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 사람들은 손을 움직여 대형화면에 비쳐진 바이러스를 조정하여 상대방과 싸운다. 현재Joseph Nechvatal의 웹 사이트에서 온라인 버전을 제공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경험해보길 바란다. 물론 컴퓨터 모니터로 보면, 느낌이 아주 약하겠지만, 그의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는 볼 수 있을 것이다.

수백개의 모터가 만들어내는 거울
     Daniel Rozin

http://fargo.itp.tsoa.nyu.edu/~danny/

Daniel Rozin은 현재 NYU, Tisch School Of The Arts의 ITP(Interactive Telecommunication Program)의 교수이며, 뉴미디어 아티스트이자 디렉터 Xtras 개발자이기도 하다. 그가 개발한 디렉서 엑스트라인 TrackThemColor는 현재 많은 아트스쿨 학생들이 비디오트랙킹을 위해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전세계적으로 전시되고 있으며, The New York Times, Wired, ID, Spectrum and USA Today 등에 소개되기도 했다. 미디어시티 서울 2000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아래의 ‘Wooden Mirror’ 사진은 Daniel Rozin의 대표작으로 현재 NYU의 ITP 에 전시되고 있다. 아날로그 세상과 디지털 세상 사이에 어떠한 컴퓨터적인 장비 없이, 조그만(약 4cm정도) 나무 조각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거울 이미지와 그 조각들이 움직일 때마다 만들어 내는 ‘차르르’, 차르르’ 신선하고 선명한 소리가 온몸을 전율하게 만든다. 나무조각들로 이루어진 이 거울은 아주 정확하고 빠르게 움직여 내 모습을 비춘다. 거울에 비친 이미지는 10단계 정도의 그레이 레벨로 이루어지며, 수백개의 모터에 의해 나무조각의 각도가 정해지고 사운드가 만들어진다. 모터는 서보모터가 사용되고 있으며, 나무조각 하나하나에 모터가 붙어서 60도 범위 내에서 회전을 반복한다. 사실 이 작품은 웹카메라를 이용한 비디오 작품으로 볼 수도 있으나, 프로젝터와 스크린을 사용하지 않고 엄청난 모터워크와 그 연결들을 볼때 피지컬 인스톨레이션 카테고리에 소개해도 무관할 것 같아서 먼저 소개하게 되었다.



위의 두 작품은 ‘Wooden Mirror’ 와 거의 같은 개념으로 제작된 미러의 종류이다. 왼쪽의 ‘Trash Mirror’ 는 이 작품을 구성하는 500개의 조각들은 February and June 2002 사이에 뉴욕의 거리와 그의 주머니에서 모아진 각종 영수증과, 종이컵 등의 쓰레기이다. Museum of Moving Image에 전시되고 있으며, 불규칙적 형태를 컨트롤 하는 등 ‘Wooden Mirror’ 에 비해 기술적인 진보를 보이는 작품이다. 오른쪽의 ‘Ball Mirror’ 도 같은 방법으로 은색의 공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위 세 작품 모두 Daniel Rozin의 웹사이트에서 비디오로 제공되어 있으니 여러분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뉴미디어의 건축적 연구
      ERWIN REDL

http://www.paramedia.net/

오스트리아 출신 Erwin Redl은 뉴미디어 인스톨레이션에 건축 구조적 개념을 도입해, 다른 아티스트와는 사뭇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School of Visual Arts를 졸업한 이후 그는 LED와 전구를 이용한 공간중심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 앞에 서면, 가상공간과 현실공간 사이에서 오는 거리감과 공존감을 동시에 느낄수 있다.



기술을 몸으로 느낀다.
      Josh Nimoy

http://www.jtnimoy.com

Josh Nimoy는 UCLA에서 Design, Media Art를 전공하고, 현재 NYU ITP(Interactive Telecommunication Program)에서 Experimental Media Art를 전공하고 있다. 학생이지만, 활동이 왕성하고 작품이 언론과 뉴욕 아트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뉴욕의 대표적 인스톨레이션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이번 칼럼에 소개하게 되었다.
필자가 만나본 그는 프로그래밍과 피지컬 컴퓨팅에 상당히 지식이 많고 뛰어났다. 그의 작품은 주로 C++, Java 등을 이용한 프로그래밍을 활용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피지컬 오브젝트등을 쓰는데 주저함이 없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아래 사진의 BallDroppingsPhysical 이 있다. 이는 스크린 버전으로 만들어진 BallDroppings 의 갤러리 버전이다. 천정에서 비춰지는 작은 볼은 사용자가 테이블에 막대를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서 그 막대를 맞고 튕기면서 청명한 사운드를 만든다. Josh Nimoy의 웹 사이트에 스크린 버전을 제공하고 있으니, 다운받아서 실행해 보기를 바란다. 단순한 인터페이스의 이 뮤직토이는 여러분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이다.


아래 사진은 작년 ITP Winter Show에 선보인PixelShare 이다.
벽에 붙어 있는 두개의 은색 메탈 박스 중앙에는 5*7의 LED Grid가 있고, 그 아래의 손잡이를 이용해 불이 켜져 있는 LED를 위, 아래 그리고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 두 박스 중 하나는 왼쪽, 오르쪽으로만, 다른 하나는 아래, 위로만 움직일 수 있다. 이 작품의 주요 컨셉은 조그만 LED에 들어있는 한 칸의 픽셀을 다른 박스를 사용하는 사용자와 같이 공유하고 같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두 박스 모두 IP어드레스를 가지고 네트워트에 연결되어 있으며, 피지컬한 요소가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언제나 다른 요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


Josh Nimoy는 또한 피지컬 타이포 그래피에 관심이 많다. 아래 사진은 붓글씨의 한 획처럼 생긴 것과 리본으로 타입을 만들어 내고, 지금 졸업작품으로는 휠로 타이포를 생성한다. 아래 두 작품 모두 웹 사이트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비디오를 통해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볼 수 있다. Josh Nimoy는 소프트웨어 아트에도 뛰어나서 나중에 그 부분을 다룰때 다시한번 그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LED는 그의 손안에서 살아난다.
     James Clar

http://www.lachoyboy.com/

James Clar는 LED를 주로 이용한 인스톨레이션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이다. 그의 대표작품인 ‘3D Display Cube’는New Museum of Contemporary Art의 “Fresh” exhibition에 전시되었고, 뉴욕 대표 뉴미디어 아트 갤러리인 아이빔(EyeBeam)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 1년 동안 활동하였다. 하나의 LED를 보면 단순히 켜지고 꺼지기만을 반복하는데, 시간차가 만들어 내는 움직임은 정말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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