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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The Weather Project

강슬기  | 2004-04-07

오랜만에 뵙습니다. 모두 건강하시죠?
벌써 일 년에 4분의 1이 지나갔네요. 참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서두는 빨리 접고 그럼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 이번 달의 주제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우리는 보통 날씨에 기분이 좌지우지 되는 경우를 우리 스스로가 쉽게 보게 됩니다. 또한 우리는 매 생활에서 날씨에 대한 얘기를 한번쯤은 꼭 들을 정도로 일상 대화의 단골 손님입니다. 오늘 한국의 날씨는 어떻습니까?
봄이 찾아온 날씨는 말하나 마나 여러분들의 기분을 마구 들뜨게 하겠죠? 이곳 영국의 날씨는 너무 변덕스러워 길을 가다가도 갑자기 비 세례를 받기도 하고 기분 좋은 아침 햇살을 맞으며 나왔는데 길을 걷다가 갑자기 꾸물꾸물해진 날씨 때문에 기분이 엉망이 되어 하루의 일과가 잘 안 풀리는 경우도 겪습니다.
제가 왜 이런 날씨 이야기를 꺼내는지 궁금하시죠. 이번 달에는 런던의 현대미술의 중심부와도 같은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서 10월 중순부터 지난달 3월까지 화제가 되었던 날씨에 관한 전시를 리뷰하고자 합니다.
기존의 저의 글 타입은 아니지만 가끔은 이런 주제로 여러분과 짧은 대화나 생각을 주고 받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특집 아닌 특집이라고나 할까요? 글을 읽으신 후 개인적인 생각을 짧게 적어보세요. 여러분과 이번 주제로 여러 가지 생각을 이야기 하고 싶군요.



"47%의 사람들은 우리가 갖고 있는 날씨에 대한 고정관념이 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53%는 그것이 자연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믿는다."


전시회에서 받아온 책자 첫 페이지에 큼지막하게 쓰여진 문구입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조사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흥미롭지 않습니까? 날씨가 문화를 바탕에 둔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날씨가 주는 이차원적 영향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이와 다른 관점에서 날씨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이 전시는 작가 자신이 날씨에 관해 어떻게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는지 흥미로운 연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가지 현대미술(Contemporary Art)을 좀 더 가깝고 쉽게 접근하거나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여겨지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번 전시의 작가인 Eliasson은 "The Weather Project"란 제목과 함께 평소에 날씨가 어떻게 도시에 영향을 미치고 만들어 가는지, 도시 또한 그 자체가 여과기의 역할이 되어 어떻게 날씨를 경험하는 부분에 대해 더 넓은 의미의 날씨의 개념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인용을 통해 우리는 그가 왜 이런 제목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게 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Eliasson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모든 도시들은 그 도시에 있는 날씨를 중재한다'라고 힘있게 이야기하며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의 생각을 접했을 때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날씨와 관련된 그의 작품의 개념은 날씨란 주제로 단순하게 커다란 장치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자는 것 보단 서식 동물들처럼 우리는 도시에 의해 중재된 날씨에 자라왔다는 것을 작품으로 이해시키며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 공감까지도 이끌어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자세히 전시 설치물을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전시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인상적인 것은 정말 사방이 꽉 막힌 어마어마한 실내 공간 안에 서 있었던 점입니다. 평소 이 전시장 안은 밝은 조명들로 꾸며져 있어 실내 광장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야외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지요. 전시장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가습 장치로 인해 안개가 전시장 실내 공간안에 꽉 들어차 있었으며 이 안개는 하루종일 흩어 없어지기 전에 희미한 구름처럼 응축되고 있습니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노을지는 광경처럼 실내에 실외의 풍경과 날씨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습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 전시장 끝으로 가보면 정말 엄청난 크기의 태양을 만날 수 있습니다.구 형태의 발광물체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100여개의 반원형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설치물입니다. 전시장 전체적를 덮고 있는 천정에 부착되어 있는 유리가 반 원의 이미지를 반사시켜 완벽한 구의 형체. 곧 태양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죠.

사진으로 보아 알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 검정의 공간의 색과 노란색 계통의 빛에 색이 만들어내는 이 두 가지 색감은 자연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실감나며 그로 인해 발을 멈추게 하고 심장의 소리까지도 멈추게 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설치들로 인해 변화하는 관람객들의 기분은 작가의 의도와 일치하는 부분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위에서 미리 언급했듯이 ‘날씨가 우리의 문화에 따라 다르게 보여지기도 한다’라는 말이 바로 "The Weather Project"를 통해 간접적으로 설명이 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평소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날씨의 개념이 동등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작가의 생각을 실질적으로 관객에게 적용시키기 위해 리얼리티(reality)에도 상당 부분 초점을 두고 작업한 것임을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태양이 강렬하게 비추고 있는 날씨에서 비록 잔디밭은 아니지만 관람객들이 나름대로 바닥에 앉아 퍼포먼스(performance)를 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썬탠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이고 낮잠을 청하는 사람,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는 등 태양이 내리쬐는 날씨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들을 관객들로 하여금 유도하는 일종의 인터렉티브적인 아트(interactive art)가 가미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가끔 천정에 있는 거울을 보고 사람들끼리 재미있는 모양을 만들거나 자신의 움직임을 거울을 통해 보기도 하고 전시회의 규모나 이슈 때문인지 어떤이들은 이 작품과 관련 또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도 다 함께 공감하고 즐기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작가에 대해서 얘기하면 Olafur Eliasson는 아이슬란드 출신의 부모들 사이에서 태어난 덴마크 출신의 예술가입니다. 그는 코펜하겐에 있는 The Royal Academy of Arts에서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수학했고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전시회에 참여해왔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the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Los Angeles, the Deste Foundation, Athens and Tate 등을 포함한 공공 또는 개인적인 콜렉션에 의해 전시되고 있습니다. 최근 그는 Kunsthaus Bregenz, Musee d'Art Moderne de la ville de Paris and ZKM(Center for Art and Media), Karlsruhe에서 그의 개인전을 마쳤으며 현재 그는 독일 베를린에서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디자이너로서,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이 있다면 내 앞에 놓인 상황이나 이슈를 입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흔히 말하는 고정 관념에서 사로잡혀 있는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단편적인 예로 날씨의 대한 개념도 얇은 지식과 상식으로만 대하고 생각하려 했지 날씨가 주는 다양한 영향이나 폭 넓게 주위의 환경에 대한 변화는 미쳐 생각지도 못했었죠. 물론 웅장함과 아름다운 색의 매력 속에 흠뻑 빠져 있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전시회를 직접 참관을 못하셨지만 어떻게 개인적으로 생각하십니까? 이러한 전시회가 여러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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