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진 | 2005-03-09
프랑스어라는 말이 주는 여운에서 비롯된 것일까? 겨울에 만나는 아름다운 호수의 작은 도시 Montreux(몽트뢰)와Chillon(쉬용)성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스위스 여행을 할때의 매력은 다른 언어를 만나고, 또 그에 걸맞는 다른 분위기를 만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프랑스말을 쓰는 스위스 지방은 갈 인연이 잘 닿지 않았는데, 올해 그토록 가고 싶었던 Leman(레망)호 주변을 탐색할 수 있게 되었다. 독일어를 쓰는 지방과는 다른 부드러운 느낌, 이탈리아를 쓰는 티치노주와는 다른 세련된 느낌... 프랑스어라는 말이 주는 여운에서 비롯된 것일까? 겨울에 만나는 아름다운 호수의 작은 도시 Montreux(몽트뢰)와 Chillon(쉬용)성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Montreux는 Lausanne (로잔) 이란 도시에서 기차로 30분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꽤 가파른 언덕에 와인밭이 펼쳐져 있고 (봄이나 여름에는 녹색기운이 가득하겠지만... 겨울에는 운치있는 갈색밭이다. ), 그 아래 햇살을 잔뜩 받아 반짝거리는 호수, 그 뒤엔 깨끗한 물로 유명한 프랑스의 에비앙 지방이 있다던 근사하게 펼쳐진 프랑스의 어느 산맥이 보인다.
Montreux는 레망호를 따라 형성된 작은 도시이다. 레망호는 쥬네브호(Lake Of Geneve)라고도 불리는데, 스위스에서 가장 큰 호수이다. 스위스는 바다가 없는 대신 이렇게 아름답고 커다란 호수를 가진 신의 축복을 받았다. 끝도 없이 펼쳐진 호수를 보고 있으면 마치 잔잔한 바닷가같은 레망호... 그는 특별히 깊은 청록빛이 도는 푸른빛을 가지고 있다.
겨울이라 그런지 성수기에 북적북적할 분위기는 찾아볼수 없고, 차분한 분위기에 사랑을 소삭이는 연인들이 손을 꼭 잡고 걷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이렇게 햇살이 비추이는 날이라면 겨울의 호수가로의 여행은 정말 나쁘지 않다. 특히나 이 호수가 경치를 보며 아침을 맞을 수 있는 멋진 호텔들도 겨울의 비수기에는 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수 있어 연인과 함께 겨울의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호수가를 걷다가 아주 강렬한 포즈의 Queen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동상이 세워져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스위스의 작은 이 도시에 왜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려한 생활을 하다 세상을 떠난 이 남자의 동상이 있는것일까.... 놀라움과 동시에 그의 동상이 하고 있는 포즈가 이 호수와 웬지모르게 너무 잘 어울리게 보인 것은 왜일까...
강렬한 호기심으로 그의 동상밑에 있는 설명을 읽었다. 어느날 Montreux를 방문한 그는 Montreux의 분위기와 따스함에 사랑에 빠졌고, 이곳에서 그가 세상을 떠나기까지 후기 작품들을 제작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Montreux를 자기의 제2의 고향이라 부르며 이곳을 사랑했다던 프레디 머큐리... 호수를 향해 그의 열정적인 몸놀림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이 동상...
예상치 않았던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곳에서 Queen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가히 감동적이다. (다행이 가지고 있던 iPod에 그의 노래가 있었다. ^^)
Monteux에서 꼭 봐야할 것이 있다면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중에 하나라는 쉬용성이다. Chillon이라고 불리는 작은 기차역이 있어 기차를 타고 가도 되지만, Monteux에서 호수가를 따라 호수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걸어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천천히 걸으면 50분정도 소요되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고, 매우 쾌적한 산책길이다.
멀리서 쉬용성이 조금씩 보인다. 늘 그림에서 보던 느낌과는 조금 달랐던 쉬용성... 지하에 몇년동안 이나 묶어 놓은 상태에서 죄수를 감금했다는 무서움이 왠지 느껴지던 성...
쉬용성을 위에서 찍은 사진들을 많이 보았는데, 근처에 위로 올라가서 볼수 있는 곳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아마 차를 타고 위에 고가대로로 나있는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이라면 늘 엽서로만 보았던 그 뷰를 볼수 있겠지...
성을 지나 좀더 걸어나가 Monteux를 마주보는 방향에서 성을 보면 정말 물위에 떠있는 것 같은 근사한 뷰의 성을 감상할 수 있다. 반대쪽에서 본 이미지와는 다르게 웬지 정다운 느낌을 주는... 해를 바라보는 쪽 성 지붕은 고유의 갈빛을 보이고, 그림자가 지는 반대쪽은 아직도 눈이 예쁘게 쌓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