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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구름이 내리는 투명한 아크릴 비, hello! rEDCLOUDY_

2007-04-17


햇살 좋은 날 들른 인사동 쌈지길 안, 또 사람들 틈에 끼어 휩쓸려 다닌 리빙디자인페어에서 ‘레드클라우디’를 만났다. 그리고 곧 붉은 구름이 자분자분 내리는 투명한 아크릴 비에 흠뻑 젖어버렸다.
붉은 구름이라는 몽환적인 감성의 이름과 차가운 아크릴 소재, 흘러가듯 부드러운 드로잉, 솜씨 좋은 바느질 선 등이 공존하는 레드클라우디는 그것들이 가진 보편적인 성질을 가볍게 살짝 비틀어 쥔 느낌이다.
레드의 강렬함이었을까, 아니면 차가운 아크릴 때문이었을까_ 지나치기에는 이미 너무 반해버린 듯 하다. 디자인 브랜드 레드클라우디와 알 듯 모를 듯 미묘한 감성의 줄타기를 시작해 본다.

취재| 이동숙 기자 (dslee@jungle.co.kr)

레드클라우디라는 브랜드 이름처럼 붉은 컬러와 구름을 입은 제품들이 여기저기 심어져 있다. 이것은 그들이 지켜나갈 아이덴티티의 시작이며 지지대이다. 앞으로 10년 아니 그 이상으로 이어지게 할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레드와 구름이 드러난 디자인은 너무 직접적이고 어찌 보면 뻔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기에 이러한 아이덴티티를 위한 디자인은 항상 고민스러운 작업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기본을 잃지 않으려는 디자인에 대한 노력은 앞으로 계속 될 것이며 놓치고 싶지 않은 부분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그들이 기대가 되는 것도 그 기본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들의 첫번째 작업이었던 워크북. 노트에 옷을 입히고 바느질하고 손 때 묻혀가며 만들었던 그 곳에서부터 그들의 틀을 깨는 디자인에 대한 갈증은 시작되었다.
부드러운 가죽이 편지봉투의 모습을 하고 있고 종이로 가득한 노트에는 옷에 붙어야 할 라벨들이 가지런히 자리한다. 또 투명 아크릴이라는 새로운 소재는 이미 레드클라우디 아이덴티티의 일부다. 이렇듯 살짝 비틀어 쥔 디자인에 대한 시선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친구가 그려준 노트 위에 꾸물대는 토끼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드로잉을 보여주고 있다. 소탈한 드로잉은 깔끔하게 아이템 안에 안착하고 세련된 느낌을 만들어 낸다. 구름이 바람에 따라 자유롭게 흐르고 모양이 변하는 것처럼 레드클라우디의 드로잉은 자유롭다. 마치 꿈을 품은 것처럼.


Jungle : 레드 클라우디는 어떻게 시작했나?
주미정 실장 : 광고 디자인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10년쯤 지나면서 자제 브랜드 회사를 차리고 싶었다. 일단 디자인 회사를 만들었으니 오픈식을 해야겠는데 사무실은 좁고 뭔가 알릴만한 좋은 방법이 없을 까 하다가 리빙디자인전시에 나가기로 했다. 1월에 창립을 하고 3월 리빙디자인 전시를 참가하기로 하면서 준비 기간이 짧아서 고생을 했었다.
광고주들한테 선물 할 아이템을 만들고 그것들을 전시 하기로 하고 생각한 아이템이 노트다. 워낙 지류를 좋아하기도 하고 노트를 쓰고 꾸미는 것을 좋아했는데, 노트를 쓰고 그냥 버려야 하는 일회용인 것이 싫어서 노트 커버를 갈아 끼울 수 있는 천으로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레드클라우디’의 첫 아이템인 ‘워크북’이다. 처음에 전시를 했을 당시에는 갈아 끼울 수 있는 커버라는 부분이 센세이션 했었다. 전시 끝나고 스토어 정글 쪽에서 입점제의가 들어오고 하면서 시작되었다.


Jungle : 레드클라우디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
주미정 실장 :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아이디였는데, 레드는 열정, 클라우드는 상상이나 드림을 떠올릴 수 있다. 해질녘을 좋아하는데, 그때 붉은 하늘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시간이 사람이 평화로워질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한다. 이런 느낌을 굳이 디자인적으로 풀어보자면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 듯이 레드클라우디의 디자인을 서서히 세상에 물들이겠다는 정도?

Jungle : 레드 클라우디가 들려주는 디자인 컨셉은 어떤 것인가?
주미정 실장 : 우선 딱 이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데, 모노톤이나 파스텔톤 보다는 비비드한 컬러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컬러 다루는 것을 좋아하고 컬러간의 대비나 밸런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작업하기 때문에 더욱 컬러풀한 느낌이 강한 것 같다.
형태 쪽에서는 좀 다른 느낌을 찾으려고 하는데, 처음에 워크북 노트를 만들 때처럼 커버를 만들고 미싱선을 넣고 하는 등 이전에 시도되지 않았던 것들을 하려고 한다. 누드형태의 노트도 3~4년 전에 처음 시도를 했었다. 뜯어져 있거나 갱지에 도장만 찍는다던가 컬러별로 색지를 넣는다던가 하는 식의 작업은 지금은 흔한 것들이지만 그 당시에는 신선한 시도였다. 또, 서로 쓰임이 다른 소재들을 결합시켜 작업을 한다던가 노트에는 라벨을 단다던가 하는 식으로 좀 다른 방법으로 풀어가려고 노력한다.

Jungle : 제품영역은 문구류 뿐인가?
주미정 실장 : 디자인의 영역을 구분짓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일단 문구류로 시작은 했지만 인테리어 등 소품들까지 넓히려고 한다. 워낙 다양한 소재들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그 아이템의 경계도 굳이 두려고 하지 않는다. 전시를 하게 되면 부스에 들어가는 가구며 소품들은 일일이 다 직접 디자인 한다. 지금 회사의 책상이며 문짝 등 모두 직접 디자인을 했다.
또, 브랜드와 프로모션 진행도 하고 있는데, 패션 브랜드와 함께 작업을 하기도 한다. 이번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앤디워홀 팩토리전에 들어가는 소품들도 우리가 제작했다.


Jungle : 디자인에 대한 욕심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어떤 것들이 자신을 자극한다고 생각하나?
주미정 실장 : 책이나 무언가를 보거나 새로운 소재를 본다거나 하면 계속 하고 싶고 해야 할 일들이 계속 생긴다. 이것은 예전에 정글 아카데미 강의 때도 강조했던 ‘감동을 많이 하라’는 이야기와 통한다. 디자인은 감성을 움직여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려면 자신이 감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떠한 새로운 것이던 놀라운 것이던 그것들을 보면서 감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적극적으로 진심으로 반응하다 보면 자신 또한 그런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넓고 깊게 보는 것이 있다. 자료조사를 위해 책을 볼 때 화보를 하나 보더라도 그 속에 담긴 다양한 소품, 컬러, 재질 등까지도 모두 보는 것이다. 트렌드에 있어서 그냥 좇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나오게 된 배경 등까지 공부를 하는 이러한 것들은 모두 디자인에 있어 상당한 자극제가 된다.

Jungle : 앞으로 레드클라우디의 모습은?
주미정 실장 : 지금은 문구류 위주이지만 인테리어 소품 쪽으로 전개를 하려고 한다. 기존 문구 브랜드들과 비슷한 과정이겠지만, 지금은 시장자체가 넓어졌기 때문에 그 안에서 다양함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를 차릴 때 모토로 둔 것이 일년에 2번은 꼭 전시를 하자였다. 봄과 가을에 전시를 하는데, 올 봄에는 리빙디자인페어에 참가를 했었다.
그리고 오픈한 지 한달 정도 밖에 안된 자체 샵을 앞으로 좀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기획으로 활용을 하고 싶어 생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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