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26
지금까지 Monthly Digital Camera 라는 코너는 그달에 출시되는 디지털 카메라들 중에서 항상 가장 주목 받을 만한 기종을 선정하여 이야기를 꾸려 나갔었는데, 8월의 Monthly Digital Camera에서는 특별히 발매 된 뒤에도 발매 초기에서보다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CANON EOS-10D(이하 10D)에 대해 준비했다.
10D에 대해서는 지난 5월호에서 ‘맛을 보여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말 그대로 간단한 맛보기 정도로만 소개했었는데, 3개월 만에 좀더 디테일한 테스트와 함께 요즘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포커싱에 관한 이야기로 준비해 보았다.
CANON EOS-10D는?
D30, D60의 뒤를 잇는 디지털 SLR 카메라다. 이전 모델들과 동일하게 CMOS 센서를 이용하고 있으며 화소 수는 600만 화소대로서 인쇄나 인화 시에 충분한 사이즈로 결과물을 얻어내는데 유리하며 초기의 300만 화소에서 600만 화소로 높아짐과 동시에 새로운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를 도입하면서 좀더 퀄리티 높은 결과물을 얻어내는데 성공함으로써 가장 성공한 디지털 카메라 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다.
바디 제질 - 마그네슘 합금채용
D30과 D60의 경우 금속 틀에 플라스틱 재질을 메인바디에 사용했던 것에 반해 10D에서는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하고 있다. 색상은 여전히 검은색이지만 D30이나 D60을 사용해봤다면, 아마 첫 촉감이 조금은 차갑다는 느낌이 들것이다. 바디의 재질을 교체했기 때문인지 무게는 D60보다는 10g, D30보다는 40g 정도 무거워졌다.
버튼 배열 - 사용자 편의성을 최대한 배려한다
무엇보다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전원 버튼을 좀더 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는 점이다. 위치가 어느 곳에 배열이 되건 상관은 없지만 D60이나 D30의 전원 버튼은 10D의 전원 버튼 보다, 단지 돌리기만 하는 것임에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번거로운 부분이 있었는데 10D의 전원 버튼은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원 버튼의 배치는 먼저 출시된 EOS-1Ds의 배치와 유사한데, 전원 버튼뿐만 아니라 다른 버튼들의 배열도 1Ds와 거의 동일하게 위치해 있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크기와 무게 - 조금만 더 작았으면,,,
바디의 쉐입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은 눈에 보기에는 좋게 느껴졌지만, 필자가 D100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지, 10D의 크기와 무게는 상대적으로 크고 무겁게 느껴졌다. 이와 더불어 크기도 조금 커졌다는 것이 약간의 아쉬움을 남겨준다.
LPF의 효과를 톡톡히 본다
렌즈 교환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미세한 먼지가 렌즈 마운트 안으로 침투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CCD 표면에 먼지가 뭍어 그 작은 먼지 하나 때문에 사진을 망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테스트를 위해 수십번 렌즈를 교환해 보며 사용해 봤지만 10D는 이러한 먼지의 침투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었다. 바로 LPF(Low-Pass Filter)라는 것이 CMOS 센서 앞쪽에 장착해 있기 때문이다. 필터의 구조는 좌측의 이미지와 동일하다.
KELVIN 값(색온도)으로 색감을 조절하는 유일한 디지털 카메라
라이벌 관계라 할 수 있는 D100만 하더라도 색감 조절은 화이트 밸런스 조절만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상위 모델이라 할 수 있는 1Ds 또한 KELVIN 값으로 색감 조절 하는 기능이 내장되어 있지 않다. KELVIN 값으로 조정하는 것이 조명에 따라 어느 정도의 KELVIN 값을 가지고서 촬영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KELVIN값 설정은 100K 단위로 2800에서부터 10000k의 범위 안에서 선택이 가능해, 조명별 화이트 밸런스에 맞춰 조절하는 것보다는 좀더 정확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그레이 카드를 이용하여 가장 정확하게 화이트 밸런싱을 찾아낼 수 있긴 하지만, 일정한 조명이 아닌 상황에서 일일이 그레이 카드로 맞춰가며 촬영하는 것 보다는 간단한 방법이 된다.
보다 풍부해진 색상 표현 영역
우선 스탠더드 RGB 컬러 영역보다 표현 할수 있는 영역이 넓은 Adobe RGB 컬러 영역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폭넓은 색상을 포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와 더불어 세가지 Parameter를 설정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원하는 컬러 톤과 채도, 샤프니스, 콘트라스트를 정한 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예전에 D60이나 D30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보고 ‘ 이건 캐논만의 색감이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그 한계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G3등의 카메라들을 이야기 하면서 항상 언급했던 DIGIC 프로세서를 장착했기 때문에 좀더 정확한 결과를 보여준다.
스피디한 포커싱,
D60과 D30을 사용하던 유저들이 처음 10D를 접하면서 가장 크게 만족했던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포커싱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테스트를 실시해 본 결과 아주 어두운 곳에서의 결과를 제외하고는 2초 이상의 시간을 포커스를 맞추는데 허비하는 경우는 없었으며 대부분의 경우 1초 안에 포커싱을 잡아냈다. 그렇기 때문에 USM 계열의 렌즈를 사용한다면, 포커싱의 속도 때문에 느끼는 불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해상력
지금까지 본지에서 실시한 각종 리뷰에서 가장 높은 해상력을 보여준 카메라는 시그마의 SD9이었다. SD9의 해상력 테스트의 경우, 수평 수직 해상도 모두 2000라인 이상의 가장 완벽한 결과를 보여주었고, 니콘의 D100은 수평은 1850, 수직 해상도 1700을 보여주었다.
10D의 해상력은 SD9의 해상력에는 못 미치지만 D100보다는 앞서는 결과를 볼 수 있었다. 테스트에 사용한 렌즈는 50mm F1.4였으며 수평해상도는 1900, 수직 해상도는 1850이다. 해상력에서는 SD9에 약간 떨어지지만 모아레 현상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색감 표현 영역
화이트 밸런스를 어느 정도 까지 정확하게 맞추는가도 중요하지만, 가장 정확하게 화이트 밸런스를 설정했다고 했을 때 나타나는 색감의 표현력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부분에 대한 설명은 글로써 하는 것 보다는 자료로 제시한 표를 눈으로 직접 보고 이해하는 편이 빠르다. Adobe RGB와 sRGE의 차이와 함께 10D의 표현력을 함께 살펴보면 된다.
화이트 밸런싱 & Kelvin 값을 이용한 결과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화이트 밸런싱 만으로는, 같은 백열등 아래나 형광등 아래라 하더라도 정확한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 만은 아니다. 테스트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카메라가 만들어질 당시에 설정한 백열등과 같은 백열등이 아닌 백열등 아래에서는 백열등 화이트 밸런스로 맞춘다 하더라도 하얀색이 하얀색으로 보이지 않게 되는 반면, Kelvin 값을 이용하여 단계별로 조절하면 거의 완벽하게 색을 맞출 수가 있었다.
Kelvin값을 일일이 설정하여 조절하는 것이 번거로울 수도 있겠지만, 익숙해지면 화이트 밸런스 설정을 이용하는 것 보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보다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염두했으면 한다.
참고로 백열등의 Kelvin 값은 2800k이며 맑은 날은 5000k 플래시는 6000k 흐린날은 7000k이다.
Noise 발생량
새로워진 부분에 대한 이야기 할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10D는 ISO 감도를 100에서부터 3200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선택의 폭은 넓은 편이지만 D100만큼의 상세한 컨트롤이 가능한 것은 아니며 100, 200, 400, 800, 1600, 3200중에서 선택을 한다. ISO 800까지는 발생량이 그다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1600, 3200에서의 발생량은 그래프로 표현해 보면 상당히 가파른 곡선을 그리며 발생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카멜레온 같은 10D의 인물 표현력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인물 사진을 어느 정도 보게 되면, 누가 ‘이 사진은 어느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라고 말해 주기도 전에 이미 ‘아 이 사진은 무슨 카메라로 찍었겠다’라는 것을 맞출 수 있을 정도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어떤 카메라이든지 간에 그들이 표현해 낼 수 있는 인물의 피부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D30이나 D60의 인물 색감은 전체적으로 화사한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었는데, 10D의 인물 피부색에 대한 표현은 화사함은 기본이고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D100에서나 볼 수 있던 그 특유의 느낌과 유사한 결과물들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색감을 표현해 낼 수 영역이 넓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며, DIGIC 프로세서의 영향으로 좀더 사실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다.
포커싱 속도가 빨라졌다는 부분은 그만큼 인물의 스냅사진을 담아내는데 유리해졌다는 얘기도 된다. 포커싱 속도가 느리다면 절대로 두 번 다시 재연해 볼 수 없는, 그 순간만의 느낌을 담아내는데 불리하다는 얘기인데, AI SERVO 기능을 이용한 10D의 스피디한 포커싱 속도를 최대한 활용했을 때, 인물 스냅에서 강하다는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샤프니스가 아쉬운 10D
숲속에 들어가면 녹색의 숲도 담아보게 되겠지만 꽃이나 곤충같은 접사 사진을 촬영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숲이 많이 우거져 있다면, 광량 확보가 어려워서 ISO 감도를 높여야만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작은 곤충이나 꽃을 촬영하거나, ISO 감도를 높여야 하는 경우엔 디테일이 잘살아나고 샤프한 맛이 강할수록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다.
CMOS센서를 사용하는 10D는 이러한 면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포커싱이 정확하게 이루어진 사진이라 하더라도 원본이미지를 확대해서 확인해 보면 선의 처리가 흐릿하게 되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은 촬영한 이미지를 리터칭 하는 과정에서 샤프니스를 높여줌으로써 해결할 수 있기는 하다.
녹색에 대한 표현이 자연을 촬영하는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함으로 독자여러분들은 과연 10D가 얼마나 맘에 드는 녹색의 표현을 하고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면 될 것이다.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레이싱 카를 코앞이나 마찬가지인 20m 안쪽의 거리를 두고 정확한 타이밍에 포커싱을 맞추고 원하는 구도로 담아낸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필자의 경우 자동차 경주는 집에서나 가끔 봐왔던 터라 그 레이싱 카들이 TV화면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얼마나 빨리 달리는 지를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가운데 테스트 촬영을 위해 트랙에 나섰을 때, 그 엄청난 속도를 직접 눈으로 목격한 그 때에는 ‘여기서 10장만 건져도 다행이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몇 번씩 반복해서 하는 이야기라 지겹게 들릴 수 도 있겠지만, 10D의 포커싱 속도는 두 번 세 번 강조해도 될정도로 상당히 빠르다. 그래서 다행이 처음 예상한 10장 보다는 많은 쓸만한 레이싱 카들의 질주하는 모습을 건져낼 수 있었다.
색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용인 스피드웨이 에서는 컬러 차트가 아닌 실제 상황에서 R,G,B에 대한 표현이 어떻게 되는지를 아주 쉽게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좋은 장소였다. 노란색의 레이싱카도 있고 아주 새빨간 색의 레이싱카, 그리고 자연 그대로의 녹색의 잔디밭이 있었다. 파라미터 값을 조절 하지 않은 카메라의 초기 상태에서는 가장 전형적인 캐논의 화사함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캐논은 역시 캐논이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남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