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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 리뷰

앤틱 카메라에 디지털 날개를 달았다!

2006-06-21


디지털 카메라는 이제 거의 생필품처럼 돼 버렸다. 지나가다가 관심 있는 식당의 간판에 적힌 전화번호를 카메라로 찍어 메모하듯 사용하는, 기자 같은 필름 카메라 유저에게는 거의 돈지랄(?)에 가까운 짓도 디카라면 오케이다. 디카의 소나기에 가까운 보급 속에, 어지간한 기종은 튀지도, 그다지 멋져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Oldies But Goodies’라고, 고색창연한 앤틱 디자인의 카메라는 사진 촬영은 물론 패션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자, 여기 마치 70~80년대로 돌아온 듯한 고풍스런 외관을 지닌 디지털 카메라 여섯 가지를 소개한다.

취재ㅣ 월간 맥마당 이정민 기자


‘GR Digital’은 1996년 출시돼 수많은 사진작가들의 서브 카메라로 사랑받다가 아쉽게도 절판된 ‘GR1’을 디지털 카메라로 재현한 제품이다. GR1의 디지털화 모델 답게 GR Digital은 최근의 대세인 줌 렌즈를 장착하는 대신 28mm의 단초점 렌즈를 채택했다. 특수 저분산 렌즈 1장, 이중 몰딩 비구면 렌즈 2장을 채용해 개방시 F2.4의 밝기를 실현했다. 멀티코팅이 돼 있는 렌즈는 높은 해상도를 자랑한다. 예전의 향수를 자아내는 7매 조리개도 그대로 채용하고 있다.

28mm 정도면 광각렌즈 군에 포함되지만, 일부러 피사체에 렌즈를 가깝게 들이대지 않는 한, 큰 왜곡을 없는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물론 광각렌즈의 특성을 살린 의도적인 왜곡 촬영에도 제 몫을 톡톡히 한다.

옵션으로 제공되는 21mm 와이드 컨버터를 사용해도 화질손상이 적고 색수차가 적은 뛰어안 화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렌즈를 장착한 외관도 매우 멋들어진다. 기본적으로 GR Digital은 보통 디카처럼 뒷면의 액정 패널을 이용해 촬영을 모니터 한다. 하지만 광학식 뷰파인더에 익숙해진 유저들은 상부의 스트로보 핫 슈에 부착하는 파인더로 깔끔한 눈맛을 느낄 수 있다.
컴팩트하고 고급스러운 바디에, 전혀 컴팩트하지 않은 성능과 간편한 조작성이 GR렌즈와 완벽한 매치를 이루는 GR Digital은 기존의 GR과 마찬가지로 늘 가지고 다니고 싶은 서브 디카로 전혀 손색이 없다.


‘Kodak EasyShare V570(이하, V570)’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한 개의 바디에 23mm 초광각, 39 - 117mm 두 가지 렌즈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에 재미있는 왜곡이 생기는 광각렌즈를 컴팩트 타입 디지털 카메라에도 탑재하는 것이 트렌드다. 하지만 대부분이 28mm정도의 광각렌즈를 채용하고 있고, 그 정도로 광각의 효과를 얻기는 어딘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점에서 V570은 다른 컴팩트 카메라에 비해, 초광각이라는 훨씬 강력한 비장의 카드를 가진 셈이다. 23mm 정도면 색다른 원근감의 과장된 인물사진이나, 좁은 장소의 와이드 프레이밍도 큰 문제없이 촬영할 수 있다.

렌즈를 교환하는데 여러 가지 조작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V570의 백패널 오른쪽에 있는 W/T(Wide/Tele) 스위치만으로 두 렌즈 사이를 자유로이 오갈 수 있다. 디지털 줌 기능을 켜 두면 23mm에서 117mm의 넓은 범위의 줌이 가능하다. 단, 23-39mm 사이는 가상의 디지털 줌이다. 23 mm 측의 광학계는 팬 포커스로 특별한 초점 조절이 없고, 매크로 촬영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렌즈가 외부로 튀어나와 있지 않아 전원을 켤 때와 켜지 않았을 때 크기가 변함이 없어 즉각 사용과 보관이 매우 편리하다.

단순히 광각만 장점이 아니라 범용 3배 줌 렌즈도 갖추고 있는 V570은 무난한 가격에 광각부터 망원까지,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다. 게다가 듀얼 리플렉스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V570의 멋들어진 외관은 많은 사용자들의 지름(?)을 한껏 부추기고 있다.


‘Leica’로 대표되는 거리계 타입 카메라에는, 초기의 L마운트나 라이카 M마운트 등 수많은 전설적인 렌즈가 존재한다. 이런 렌즈를 요즘의 SLR이나 DSLR 카메라에 장착해 사용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왔다.

‘EPSON R-D1s(이하, R-D1s)’는 EM마운트를 장착한 디지털 카메라다. 라이카 M마운트는 물론, 어댑터를 이용하면 모두는 아니지만 L마운트 렌즈군도 사용할 수 있다. 렌즈와는 상관없이 사용가능한 거리계는 구식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써보고 싶은 스타일이다. 게다가 셔터 장전 레버는 소위 손맛(?)을 느끼고 싶은 유저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물론 디지털 카메라기 때문에 필름의 이동기능은 당연히 없고, 셔터를 장전하는 역할만을 한다. 하지만, Nikon FM2 등의 클래식 카메라를 사용하는듯한 맛의 셔터 장전 레버는 R-D1s의 독특한 매력이다.

보통 액정패널에 디스플레이되는 각종 설정 정보도 바늘을 이용해 아날로그식으로 표시하는 것도 매력이다. 디지털 파라미터의 조작 인터페이스는 카메라의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다.
조리개 우선 모드(AV)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렌즈가 렌즈인 만큼 마음 놓고 사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옛날 명기를 쓰는 쿨한 기분을 디지털로 느낀다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다. 광각을 적극 사용하는 각종 스냅에 매우 잘 어울린다.


‘Leica’와 ‘Rollei’는 각각 35mm 카메라와 2안 리플렉스 카메라를 최초로 세상에 선보인 선구자적 브랜드다. ‘MINOX DCC Leica M3(이하, MINOX M3)’와‘Rolleiflex MiniDigi(이하, MiniDigi)’는 두 메이커의 기념비적 모델 ‘Leica M3’와 ‘Rolleiflex’를 미니어처로 만든 모델이다.

Leica M3를 기본으로 만든 MINOX M3는, CCD가 내장돼 있는 부분이 다소 크고, 작은 파인더로 촬영을 할 수 있지만, 프리뷰 기능은 없다. 셀프타이머나 셔터 장전 레버가 마치 Leica M3처럼 움직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장식용이다. 크기도 담배 한 갑 만한데다가 액정이 아닌 광학식 뷰파인더를 사용하니, 그걸 눈에 들이 대고 구도를 잡는것 보다는 감으로 찍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MiniDigi는, 2안 리플렉스 카메라처럼 카메라 위쪽에 1.1인치 액정 모니터를 갖춰, 일반 웨이스트 레벨 카메라처럼 촬영할 수 있다. 물론 촬영 후 프리뷰도 할 수 있다. 2안 리플렉스 카메라의 독특한 셔터 장전 레버를 돌려야만 촬영을 할 수 있다. 위로 열리는 뷰파인더를 비롯해 각종 더미 노브들을 보고 있자면 그야말로 클래식한 느낌이 철철 넘친다.

어디까지나 미니카메라인지라 고화질은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120mm 중형 카메라의 포맷과 같은 정사각형 프레임에 담긴 화상은 독특한 매력을 준다. LOMO LC-A 같은 카메라처럼 비네팅이 발생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매력. 중형 카메라가 아닌, 말 그대로 ‘토이카메라’ 아닌가. 시쳇말로 ‘먹어주는’ 디자인도 MiniDigi의 장점이다.


역시 ‘Mamiya’답다. Mamiya는 첫 디지털 카메라로 2170만 화소 CCD를 채용한 중형 디지털 카메라 ‘Mamiya ZD(이하, ZD)’를 선보였다. 촬영한 이미지는 최대 5356×4056 픽셀로, 30인치의 Apple Cinema HD 디스플레이에서도 100% 로 보면 부분밖에 볼 수 없다.

중형카메라는 ‘Hasselblad’같은 웨이스트 레벨 타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ZD에서는 동사의 M645와 같이 펜타프리즘을 가진 일안 리플렉스 스타일을 채용했기 때문에 35mm보다 크다는 것 외에는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 기존의 SLR처럼 촬영할 수 있어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구도를 잡아야 하는 중형 카메라의 불편함을 피할 수 있다. M645용 렌즈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단, 초점거리는 1.16배). CCD가 35mm 필름의 2배 크기라서 내부의 미러나 셔터막도 역시 크다. 그래서인지 셔터를 누를 때 필름 중형 카메라처럼 ‘철컥’하는 소리가 시원시원하고 듣기 좋다. 기계식의 셔터 버튼도 옛 카메라 같은 향수를 마구 자아낸다. 이런 옛날의 향수가 사람들이 필름 카메라를 계속 사용하게 하고, 클래식 카메라의 디지털 복각 모델이 나오기도 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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