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19
IXUS 시리즈는 캐논의 대표 장수 모델이자 베스트셀러다. IXUS 시리즈를 선택할 때는 크게 고민할 것이 없어서 좋다. 화질도 좋고, 성능도 무난하고 디자인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감을 가지고 있는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능이 무난하다는 것이 어쩌면 유일한 약점이라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인데, IXUS 800IS는 그 무난하기만 했던 성능을 적어도 3단계 이상은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래서 6월의 디지털카메라로 낙점된 것이다.
글ㅣ 박태섭
사진ㅣ 함영민, 유호종
자료 제공ㅣ 캐논코리아 컨슈머이미징(www.canon-ci.co.kr)
문의ㅣ 1588-8133
디자인은 언제나 그렇듯이 IXUS 시리즈다운 디자인이다. 렌즈도 여전히 전원을 켜면 튀어나오는 스타일이고 메탈소재의 직사각형 형태다. 두께는 요즘 유행하는 슬림형 디지털카메라들처럼 아주 얇은 것도 아니고 아주 작지도 않다. 하지만 IXUS 시리즈는 패션계의 영원한 테마 ‘블랙’처럼 절대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한 인기를 누린다. 그것이 IXUS시리즈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IXUS 800IS가 이전의 것을 그대로 재탕 삼탕 답습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Curvature & Stream Design ‘coating' 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IXUS 800IS를 디자인했다. 바디 윗면의 라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분할과 색을 이용한 존재감이 그 테마인 것이다. 전면 쪽은 ICE METAL SILVER의 광택을 억제한 고휘도 도료를 이용해 매끄러운 표면을 재현했고, EBONY BLACK은 LCD부분 쪽을 차지하고 있으며 안정감 있는 광택과 흑색을 재현했다. 그 이외의 부분은 MOOMLIGHT SILVER를 이용해 광택이 있고 따뜻한 느낌을 강조했다.
이제 사양을 살펴보자, 우선 LCD모니터는 2.5인치 사이즈이며 17.3만 화소를 보유했다. 고 휘도이면서 넓은 시야각을 가지고 있어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사진을 감상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다. 화소 수는 모델명에 힌트가 있다 바로 800만 화소다. 최근의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들이 대부분 고화소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흐름을 따른 것이라 보인다.
후에 다시 한 번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IXUS 800IS는 두 가지 흔들림 보정 기능을 갖추고 있다. 서로 다른 두 가지 형태의 흔들림 보정 기능을 갖춘 기종은 아주 드물다. 렌즈는 4배줌이다. 35mm에서 140mm정도의 초점거리를 갖추고 있다 망원성능이 제법 강하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다. 렌즈 밝기가 망원에서 좀 어둡다고 느껴질 수 있겠으나 그러한 부분은 흔들림 보정 기능이 커버한다.
접사 거리는 2cm다 캐논의 디지털 카메라 중에서는 접사 거리가 아주 짧은 편에 속한다. 수동 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노출 보정이나 슬로우 셔터를 지원하고 있고, 매뉴얼 화이트 밸런스도 지원한다. 보급형 디지털카메라들은 비교적 배터리 용량이 적은 편이라 장시간 촬영과 다량의 이미지를 담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IXUS 800IS는 최대 240여장의 이미지를 담을 수 있고 재생만 하는 경우는 360분까지 재생할 수 있다.
IXUS 800IS는 바디 옆면을 보면 오른 손 그립부가 좀 더 굵은 사다리꼴 형태다. 오른쪽을 좀 더 두툼하게 함으로써 그립 감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평면이기 때문에 기존의 IXUS 시리즈와의 그립 감의 차이는 거의 없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늦어도 2초 정도면 첫 번째 셔터를 누를 수 있다. t이정도면 초기 구동 속도는 아주 빠른 편이다.
셔터를 눌렀을 때 느낄 수 있는 셔터 랙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누르면 바로 찍힌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줌 레버를 당길 때 반응하는 렌즈의 주밍 속도도 꽤 빨라서 경쾌하다는 느낌이 든다. 반대로 전원을 끄려고 할 때도 아주 빠르게 반응 한다. IXUS 800IS는 IXUS 시리즈로써는 최초로 커맨드 다이얼을 장착했다. 매뉴얼 모드, 오토모드, 이미지 재생, 동영상 촬영모드, 씬 모드 등으로 촬영모드를 전환할 때 사용하는데, 빠르게 조작할 수 있고 그다지 불편하지도 않았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LCD모니터 위에는 조그마한 뷰파인더가 자리 잡고 있다. 요즘 출시되는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들의 추세가운데 하나가 뷰파인더를 생략하는 것인데, IXUS 800IS에는 뷰파인더가 내장되어 있다. 전력 소모를 줄이고 싶어서 LCD모니터를 끄고 촬영할 때 쓰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뷰파인더로 보이는 화면과 LCD로 보이는 화면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포커스를 맞추는데 어려움이 존재하고, 원하는 구도대로 담는 것도 무리가 있다.
어쨌든, 디지털 카메라를 쓰면서 뷰파인더를 통해 피사체를 보면서 촬영하는 것은 넌 센스인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뷰파인더의 존재는 무시해도 좋다. 십자형 메뉴버튼은 각각 여러 기능의 메뉴 버튼 역할을 한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빠르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역순으로 조작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은 사용자에 따라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전체적인 메뉴의 구성은 이전 기종들과의 차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꾸준히 캐논 카메라를 사용해 왔던 사람이라면 적응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사실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에게서 빠른 AF를 기대한다는 것은 과욕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주 밝은 곳이거나 포커스를 맞추기 쉬운 곳에서는 AF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매우 적지만, 조금 어둡거나 망원 모드에서 AF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경우가 많고, 움직이는 피사체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말 무심코 IXUS 800 IS를 한밤중에 길을 걸으면서 셔터를 눌러보았을 때 정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절대로 AF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환경에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었다. 혹시 잘못 작동된 것이 아닌가 의심이가 재차 삼차 다시 시도해 봐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열악한 환경에서 100퍼센트 확률로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아니지만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쉽게 포커스를 맞추는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사실 캐논의 IXUS 시리즈가 동영상 촬영 능력에서 아주 강점을 보이는 디지털 카메라 라인업은 아니다. IXUS 800IS역시 동영상 촬영 능력에 역점을 둔 모델은 아니지만 다른 카메라 메이커들의 동급 기종들보다 동영상 촬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지는 않는다. 640 x 480사이즈에 초당 30프레임의 속도로 1GB의 메모리 용량을 가득 채울때 까지 가능하기도 하며, 320 x 240사이즈에 초당 60프레임의 속도로 동영상을 담아내는 모드도 지원한다. 아쉽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와이드 포맷의 동영상 촬영이 불가능 하다는 점 정도가 전부다. 320 x 240 사이즈에 초당 60프레임의 속도 모드는 1분까지만 촬영되며, 160 x 120 사이즈에 15프레임으로 촬영되는 동영상은 3분까지만 촬영된다.
IXUS 800IS의 화소는 800만 화소다. 이미지프로세서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DIGIC II로써, 캐논의 D-SLR과 동일한 것을 사용한다. 다만 이미지 센서가 작을 뿐이다. 그래서 노이즈는 더 많을 수밖에 없고, D-SLR에서나 가능한 심도표현은 접사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테스트 결과에서 해상력과 디테일에 대한 표현력은 D-SLR못지 않았다. 수직해상력이 수평해상력에 비해 약간 떨어져서 1600라인 수준이며 수평해상력은 1800이다. 이정도면 600만 화소대의 D-SLR과 맞먹는 수준이다. 기존의 캐논 카메라들에 비해 접사 능력이 강력해졌고, 해상력이 높은 만큼 디테일에 대한 표현력도 높다. 다만 고감도모드에서는 디테일에 대한 표현력이 약간 떨어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일단 렌즈 자체의 주변부 왜곡은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다. 샘플이미지에서 살펴본 이미지 주변부와 중심부와의 화질차이는 아주 심하지는 않지만 존재한다. 하지만 보급형 디지털카메라의 렌즈라는 것을 감안하면 꽤 양호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색수차 현상은 샘플 이미지에서와 같은 환경정도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 어떤 최고급 렌즈라고 해도 색수차가 아주 심하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IXUS 800IS도 색수차가 발생하는데, 아주 진한 보라색은 아니며, 모니터 화면 크기에서 볼 때에 크게 거슬리는 수준도 되지 않는다.
올해 보급형 디지털카메라와 D-SLR 통틀어서 가장 큰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흔들림 보정’과 관련한 기능들이다. 흔들림 보정기능은 기종에 상관없이 모든 메이커에서 채택되고 있다. 흔들림 보정 방식의 가장 큰 주류는 고 ISO감도를 이용하는 것과 렌즈나 CCD를 움직이는 방식 두 가지이다. 이 두 가지 방식을 지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편인데, IXUS 800IS는 이 두가지 방식을 모두 지원하며 ‘Twin Shake Guard’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고감도 모드는 ISO 800까지 지원하며, 광학식 손떨림 방지 모드인 IS를 내장하고 있다. IS모드는 세 가지 모드를 지원하는데, 촬영되는 순간에만 활용되는 모드, 촬영 중 모든 과정에서 작동되는 모드, 패닝 샷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드가 그것이다. IS모드는 약 1/15초 까지는 흔들림을 줄이는데 큰 고감도 모드는 ISO 800에서 활용할 수 있는데, 약간 노이즈는 많은 편이다. 아주 어두운 곳이라면 ISO 800을,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IS모드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캐논의 디지털카메라들은 언제나처럼 제법 화사한 색감을 보여준다. IXUS 800IS도 그러한 특성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디폴트 세팅에서는 보기 좋은 부드러운 느낌의 피부 톤을 담아 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인물의 피부톤에 따라 보다 밝은 피부 톤으로 촬영할 것인지 어두운 피부 톤으로 촬영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고감도 모드에서는 디테일이 약간 손상되기 때문에 인물의 머리카락이 뭉쳐 보이기도 하지만, IXUS 800IS라는 카메라가 프로페셔널용 카메라가 아니므로 고감도 모드에서 디테일이 약간 떨어진다고 해서 크게 문제 삼을 만한 부분은 되지 않는다.
IXUS 800IS의 스펙에도 나와 있듯이 사진 촬영 모드에서 ISO감도 선택 범위는 ISO 80에서 800까지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ISO 800에서는 노이즈가 약간 많은 편이라는 것이 사실이지만, 보급형 디지털카메라의 조그마한 이미지센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꽤 양호한 편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는 수준이다. 80이나 100, 200정도에서는 노이즈 발생량이 매우적다. 수동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카메라지만, 야경 촬영에 불편함이 없도록 슬로우 셔터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셔터스피드를 최장 15초까지 활용할 수 있으므로 수동모드가 없이도 야경촬영에 큰 무리는 없다. 또한 1.3초 이상의 느린 셔터 스피드에서는 노이즈 리덕션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하므로 노이즈에 대한 걱정도 적은 편이다.
IXUS 800IS의 가장 큰 매력은 흔들림 보정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필자 생각에는 그것보단, 색감을 자유 자제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과, 다른 카메라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컬러 톤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더 매력적이었다. 원하는 대로 콘트라스트나, 채도를 조절하는 것은 다른 카메라에서도 볼 수 있지만, IXUS 800IS처럼 마이컬러기능과 사진효과 모드, 컬러액센트, 컬러 스왑과 같은 기능들을 지원하여 원하는 컬러 톤을 강조하는 것이나 피부 톤을 조절하는 것, 특정 색 강조, 전혀 다른 색으로의 전환 등은 웬만한 보급형 디지털카메라나 하이엔드급 디지털카메라에서도 보기 힘든 기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토샵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리터칭을 하지 않아도 카메라의 자체 기능만으로 자신이 원하는 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화이트 밸런스는 광원별 모드만 지원하는데, 테스트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백열등 모드에서의 오토 화이트 밸런스 모드만 제외하면 아주 높은 편이다. 한 가지 욕심이라면, 좀 더 세밀한 화이트 밸런스 브라켓이 가능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필자는 왜 사람들이 IXUS 시리즈에 열광하는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었다. 적어도 IXUS 시리즈와 동급인 컴팩트 카메라에 있어서는 타 메이커의 제품들 중에 훨씬 좋아 보이는 모델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었고 다루어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IXUS 800 IS에서 만큼은 그렇지가 않다. 두가지 흔들림 보정 기능이 있다는 것도 매력이지만 앞서도 언급했지만 색을 원하는 대로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보급형 디지털카메라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장점이었다. 단순해 보이면서도 속은 알짜배기 디지털카메라가 IXUS 800 IS라고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