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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전설적인 디자이너 필립스탁을 닮은 yoo-K 브로슈어 제작기

2003-08-08



국내에서도 고급 주거공간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고소득층을 겨냥한 판매 전략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우선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구매력이 있는 사람에게 우편물을 발송하는 것.
코오롱과 손잡고 디자인블루가 특별한 기업 브로슈어를 만들었다.
yoo-K 브로슈어는 고급아파트, 빌라, 호텔, 리모델링 등 건설에 디자인개념을 도입하는 국내 초유의 건설 디자인 Developer 사업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건축에 아름다운 디자인개념을 불어 넣어 보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유케이의 사업모토와 필립스탁의 아이디어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이를 표출하기 위해 주황색 고무줄 제본, 톡톡 튀는 별색 컬러의 활용, 유니크한 레이아웃과 컨텐츠 등 소재와 레이아웃, 디자인 모티브, 제본 방식 하나하나까지도 일반 기업 브로슈어와 차별화된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생활용품 디자인의 거장’, ‘디자인 천재’라 불리우며 개성 강하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보보스들 사이에서‘스탁라이프스타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 시대 최고의 제품 디자이너 필립 스탁.
고급 주거공간을 통해 이 땅에서도 그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코오롱과 영국 최대의 부동산 전문가 yoo社가 ‘yoo-K’라는 이름으로…

→ 글. 디자인블루 카피라이터 소선하 / sunny@designblue.co.kr
→ 정리. 김미진 기자 / nowhere21@yoondesign.co.kr




이 프로젝트 이전에 필립스탁과의 연상고리는 Allessi의 Juicy Salif였다.
품새만으로 어찌 보면 좀비족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팔다리가 긴 외계인 같기도 한 독특한 형태…
대중적인 주방기기 하나에도 이렇게 품격을 담고 즐거움을 녹일 수 있는,
그리하여 때론 대중적으로 때론 애로틱하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표출되는 그의 작품을 보면서 디자인의 힘이란, 디자인의 영역이란 이렇게 폭 넓은 분야까지도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며 단순한 모티브를 이렇게까지 달라 보이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이로구나...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리고 프로젝트 이후, 세상의 많은 디자이너들이 왜 그렇게도 그를 흠모하는 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디자인이라는 그 엄청난 힘을 통해 그가 손만 대면 놀라운 모습으로 변모하는 황금 손의 괴력을 체험하면서 참으로 기꺼이 브로슈어 제작에 임하게 만든다.

브로슈어에 실린 컨텐츠는 유케이의 비즈니스 소개와 기업을 이끌어가는 창조적인 유케이의 사람들, 유사와 코오롱의 소개, 필립스탁의 프로필, 스탁브랜드에 사는 사람들, 언론에 보도된 유케이 등등으로 구성되었다.
이를 담는 방법과 톤앤무드에 있어서는 ‘창조적이고 유쾌하며 유머러스한 필립스탁의 정신과 끼가 흠씬 느껴지는 유케이 브로슈어’ 이어야 한다.
제작기간은 오직 한 달!




광고주로부터 내려진 지엄한 미션은 다음과 같다.

형태 면에서 이 모든 것을 아우르면서 컨텐츠와 컨셉은 ‘디자인 디벨로퍼-유케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 내려진 최대 특명이었다.

하지만 작업을 맡고 있는 디자이너도 기획자도 컨셉을 잡고 표현해 나아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던 것은 타깃의 눈에 들어 찰 요기 꺼리로서의 럭셔리함과 필립스탁이란 네이밍에 부합되는 유니크함 사이에는 합일될 수 없는 물리적인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딩을 통해서 어렵사리 수행하게 된 프로젝트인 만큼 스텝들의 의기투합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여기에 깃들어 있는 열정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필립스탁이라는 그 이름이 이미 시작부터 우리를 그만큼 심리적으로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우리의 타깃인 보보스들은 브로슈어라는 이 작은 마케팅 툴을 통해 필립스탁의 디자인 마력을 200%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현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일.
여하튼 디자인 디벨로퍼 유케이를 가장 정확하게 그리고 매력적으로 표현해줄 수 있고 또한 이를 통해 각자의 머릿 속에 즐겁고 유쾌한 상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브로슈어를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인 셈이다.

두 개의 디자인 컨셉 중에 우리가 선택한 것은 독특함 쪽이다.
‘독특함’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고급스러운 느낌 또한 놓치지 말아야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업 브로슈어의 고정 틀을 깨기’와 같았다.
브로슈어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것에 불과하지만 필립스탁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유케이만의 기업관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게 결과물이 나와주어야 했고
이는 단순히 타이틀을 통해 보여지는 색다름만은 아니었다.

디자인의 힘과 디자인이라는 언어로 유케이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갈 수 있을까? 라는 기대감과 설레임을 타깃에게 심어주는 것. 그리하여 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이 공감되고 또 향유되어야 하는 ‘창조’ 그 자체였다.



표지는 비교적 테크닉의 절제를, 종이는 물론 고급감을 더해주는 이코노그로소지.표지에는 깔끔하게 Yoo-K라는 로고 하나만 새겼다. 부분코팅을 하여 첫눈에 그이름 하나만 봐도 유케이의 품격과 가치를 눈치챌 수 있어야 하니까.컬러는 유케이의 코퍼리트 컬러인 오렌지.필립스탁의 주스 셀리프에서 갓 짜내린 상큼한 오렌지를 훌훌 마시는 듯한 시즐감을 색감으로부터 충분히 느껴본 후 설레임을 갖고 표지의 겉장을 넘기리라

겉장을 넘기면 곧바로 바인더 형식의 유니크한 제본과 오렌지고무줄 묶음이 시선을 잡아 끈다. 제본 법에서 바인더 형식을 차용한 것은 혹시라도 내용의 변경이나 추가사항이 생기면 낱장을 교체해서 끼울 수 있게 한 것이다. 합리적인 배려이다.고무줄로 묶는 부분에 칼 선을 넣어서 오렌지 빛 고무줄로 포인트를 주었다.고고한 럭셔리맨들이 보는 정중모드 기업 브로슈어에 고무줄 포인트는 자칫 값싼 치장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이러한 접근방식 또한 유케이 브로슈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잔잔한 즐거움이다.




‘호화 원자재의 사용만이 디자인의 고급화는 아니다’ 라는 필립스탁과 유케이의 기업 모토는 브로슈어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레이아웃의 단조로움을 느낄 새도 없이 안에 담긴 필립스탁의 실적과 이미지 사진에 심취할 수 있도록 되도록 이미지는 시원스러운 구도 하에 큼직큼직하게 활용했다.
실적물을 감상하는 즐거움 외에도 매 페이지 선물처럼 찾아드는 사이즈, 지질, 인쇄 방법에서의 변주는 그야말로 하나의 즐거움이다.

첫 장에 사용된 접지, 중간에 뚝… 하고 하프페이지로의 재단된 당황스러움, 은별색 인쇄의 활용 등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와 창조의 묘를 발휘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써야 했다.
일관된 디자인 폴리시, 카피 폴리시를 지켜가며 그것들을 단행해야 했기에 더욱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까?



필립스탁의 작품집은 총 4권의 리플렛으로 만들어 날개에 꽂혀 타깃 고객에게 찾아간다.
독자로 하여금 필립스탁만의 독특한 창작세계를 탐닉할 수 있도록
그의 어록과 그의 작품을 소개하여 함께 담았다.

인테리어, 조명기기, 가구 & 산업디자인, 그리고 스탁의 소개까지 위트와 유머가 가득 담긴 그의 작품 하나 하나마다에는 사연도 함께 담겨있는데 이는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여기 눈여겨보라. 그의 생명력 넘치는 작품을…
손만 스쳐가면 죽어있던 공간조차 생명력을 찾는다는 그 놀라운 힘을.
미테랑 대통령의 아파트 인테리어, 커다란 뿔이 달린 아사히 빌딩의 조형물,
호텔 벽면에 생화를 꽂아 무명 호텔이었던 뉴욕 파라마운트 호텔을 일약
미국 최고의 부유한 명사들이 모여드는 단골 명소로 탈바꿈 시켜놓은 필립스탁.
필립스탁 작품집을 전부 보여줄 수 없는 아쉬움 속에 수작만을 골라 브로슈어에 담았다.



이 브로슈어는 이 땅의 수 많은 ‘스타키’에게 바쳐지는 러브레터이다.

평범한 삶의 모습을 거부하되 철저히 편의성과 아이디어가 ‘꿈틀’ 하고 느껴지는 공간을 꿈꾸는 사람들.
일명 스탁 마니아라고 하는 스타키의 라이프스타일은 이렇다. 아침에 눈을 뜨면 스탁 침대에서 일어난다. 스탁 칫솔로 양치질을 하고 스탁 수동 과즙기로 주스를 만들어 마신다.
스탁 의자에 앉아서 신문을 읽고 스탁 시계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출근을 하며 스탁이 인테리어한 집무실에서 비즈니스를 한다. 야경이 멋지게 펼쳐지는 건물 20층,
스탁이 인테리어한 바에서 술 한잔을 한 후 다시 집으로 돌아와 그가 설계한 침대에서 안식을 찾는다.

이 브로슈어는 필립스탁을 이미 알고 즐기는 사람들뿐 아니라 필립스탁의 잠재 고객이 될 예비 스타키를 위해 만들어졌다.
조금 더 많은 스타키와 예비 스타키들이 디자인 디벨로퍼 유케이가 만드는 창의적인 세상에서 삶의 즐거움과 멋을 만끽하길 바라며 이 브로슈어가 주거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접근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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