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그래픽 | 리뷰

도트그래픽, 픽셀아트와 노가다 사이

2002-08-14

모바일 컨텐츠의 확산, 온라인 게임과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통한 아바타의 등장으로 인해 대두된 그래픽 작업은 무엇보다도 픽셀아트, 도트그래픽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도트그래픽의 시작은 컴퓨터 GUI의 도입으로부터 볼 수 있고, 컴퓨터환경의 아이콘을 비롯하여 도트그래픽이 다양한 디자인분야에 활용되었는데, 이는 기술적 환경에 의한 필연적인 일이었다.
그 후 도트그래픽은 벡터 방식의 그래픽을 지원하는 기술이 보급되면서 점차 그래픽 표현방법으로 외면받았었다.
이러한 도트그래픽이 최근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모바일이라는 미디어의 기술적 환경으로 인한 모바일컨텐츠 디자인 제한과 온라인 게임과 커뮤니티 디자인에서 다양한 사용자의 컴퓨터 환경을 고려해야한다는 디자인제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단순한 기술적 환경에 의한 것이 아닌 예전과 다른 독특한 묘사 방식과 표현방법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도트그래픽의 다양한 작업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도트그래픽 관련 서적이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 그래픽 노트에서는 도트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를 통해 도트그래픽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표현방법을 살펴보았다.


+ 취재/ 이정현 기자/ tstbi@yoondesign.co.kr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표현되는 모든 정보는 ‘도트’로 구성되어있다. 비트맵방식의 컴퓨터 그래픽 그림들을 확대해 보면, 작은 점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작은 점들이 도트이고, 그 작은 점들의 모임으로 컴퓨터그래픽 상에서 그림을 표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컴퓨터그래픽이 도트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여, 모두 도트 그래픽이라 하지는 않는다.
도트그래픽은 말그대로 ‘점으로 그려진 그림’이고, 이는 작업자가 직접 1도트씩 찍거나, 편집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도트그래픽은 도트노가다라고 불리기도 한다.


도트 그래픽은 전용프로그램은 없다. 왜냐하면, 컴퓨터 그래픽의 가장 기본단위인 도트로 그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오에카기게시판이나 그림판과 같은 기본적인 그래픽프로그램에서부터 Adobe PhotoShop, Microangelo, Promotion 등과 같은 프로그램등이 있다.


정글: 자기 소개 해주세요.
정상훈 : 이름은 정상훈이고, ‘지.하.공.작.실www.zeeha.com’의 주인장이고, 현재 ‘싸이월드’에서 ‘미니룸’ 작업을 하고 있다.

정글: 도트그래픽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정상훈 : 음. 픽셀아트를 하게 된 계기는 회사를 옮기면서부터. 원래는 웹에이젼시에서 1년반정도 근무 했었는데, 문제가 생겨서 지금 다니고있는 싸이월드로 옮기게 되었다. 그전까진 웹일러스트 작업을 주로 했다. 싸이월드로 옮기고나서 픽셀작업을 하게 되었다.

정글: 도트그래픽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점은?
정상훈 : 회사 작업을 할 때와 개인 작업을 할 때 조금씩 다르다.
회사작업을 할때는 ‘미니룸’ 이라는 방에 들어갈 아이템을 작업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그맣고 귀여운 입체물을 작업한다. 그래서 형태와 투시 그리고 유저의 관심을 끌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몇 개월이 지나서 어느 정도 틀이 잡혔고 방을 꾸미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템이 커져도 한계가 있어서 작업을 하면서 재미가 없어질때도 가끔 있긴 하다. 하지만 작업을 할 수 있는 건 무한하기 때문에 싫증을 느낄 때가 그리 많진 않다.
개인 작업을 할 땐… 솔직히 개인작업, 그니까 도트 개인작업은 거의 하지 않는데..
개인작업을 들자면 지난번 건물 인덱스 화면이나 이번 브라이스 인형 같은걸 개인작업으로
치자면 (원래는 싸이월드에서 제공하는 월페이퍼를 위한 작업입니다.) 재미를 중요시 한다.
작업을 하면서 재미있냐는 것말이다.
해외사이트에 보면 건물로 도시를 만든 도트작업물도 있고, 큰 로봇을 도트로 만든 것도 있구… 그런 것들을 보고 작업을 한다. 작업물들을 보면서 작업하는게 아니라, 아 이런 작업물들도 있고 도트로 할 수 있구나… 하면 나도 한번 해볼까? 그래서 하는 거다. 도트를 작업한지 얼마 안되서 도트의 영역이 얼마나 되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다. 얼마나 많은 스타일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래서 더 흥미로운건지 모르겠다.

정글: 자신이 생각하는 도트그래픽의 매력은?
정상훈 : 재미있다는 것.
확대 축소하면서 픽셀 작업을 하고 있으면 레고 같은 공작놀이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조금씩 조금씩 작업을 해나가다 보면 큰 작업물이 생겨나는 완성했을 때의 기쁨도 다른 작업물들 못지 않구^^

정글: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정상훈 : 특별한 노하우는 없는데… 픽셀작업 하는 것도 그냥 손작업하는거나, 컴일러스트 작업하는거와 다를게 없는거 같다. 한 사람이 컴일러스트 작업을 하던, 손일러스트 작업을 하던 픽셀작업을 하던 분위기나 형태 같은 건 거의 비슷하다고 본다. 그러니까 손작업이 되면, 픽셀작업하는 것도 다를거 없는 거 같다.
지금 픽셀작업을 하고는 있지만 작업하면서 도트를 찍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거 같다. 그냥 그림을 그리고 있구나… 그런데 그냥 조금더 깔끔하게 작업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뿐인 거 같다.
그냥 그림 그리는 거죠 뭐.

정글: 도트그래픽은 주로 작은 사이즈가 많다. 최근에 작업한 듯한 ‘브라이스’는 사이즈가 큰 편에 속한다. 또한, 7월 바탕화면과 같이 큰 작업도 시도하고 있는 듯한데, 작업을 크게하면서 무엇이 다르며, 어디에 중점을 두는가?
정상훈 : 브라이스나 도트도시 같은 경우는 철저하게 한번 해보고 싶다,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으로 해본 작업이다.
브라이스 같은 경우는 외곽라인이나 세밀한 부분 같은 경우엔 도트작업이지만 색을 채워나가고 전체적으로 작업한 것은 일러스트나 다름 없는 거 같다. 펜툴과 지우개툴을 이용한 일러스트. 도트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제 머리속엔 도트작업과 일러스트작업의 경계가 없나보다.
그리고, 작은 작업을 하던 큰작업을 하던 나름데로의 매력은 있는 거 같다. 작은 작업을 할 땐 그 작은 공간 안에 어떻게 형태를 잡아내고 완성도를 잡아낼 수 있을까… 하는 것. 큰 작업을 할 때는 면적이 넓은 만큼 형태나 색의 자유로움은 주어지지만 그 큰 작업의 완성도를 적절하게 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 그런 것들이 각 작업물들의 장애물이기도 하고 재미이기도 하고 그런 거 같다.

정글: 우리나라의 도트그래픽은 실력있는 디자이너도 많지만, 그 시장이 형성이 아직 미흡한 것같다. 즉, 아바타, 게임, 아이콘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상훈 : 실력있는 디자이너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그분들께 끌려가는 분들이 너무 많은 거 같다. 시장에서 원하는 스타일이 있는 것 같고, 실력있는 분들이 그 틀을 잡아놓아 많은 분들이 그 틀에 맞추어 작업을 하시는 것 같다.
‘캐릭터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가진 분들이 웹에서만 봐도 정말 엄청나게 많으신 것 같은데, 그 직함에 걸맞는 자신의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아직은 많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개성있는 작업으로 그 느낌만으로도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픽셀아트 디자이너가 많이 나왔으면 좋다.


Peter Stemmler, Svend Smital, Steffen Sauerteig, Kai Vermehr으로 구성된 ‘eBoy’는 도트그래픽의 선두주자로, 이들은 각각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였고, 현재 Peter가 뉴욕에서 백터작업을 하고 있으며, Peter를 제외한 3명이 베를린에서 도트그래픽 작업을 하고 있다.
‘eBoy’를 하기 전 다른 그래픽기법이나 테크닉을 사용했었는데, 그 중 도트그래픽이 가장 좋은 결과물을 얻게 되어 도트그래픽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그들은 도트그래픽이 선명하고 깨끗한 작업물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말한다.
한 픽셀 한 픽셀을 찍어가는 작업이 고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제 우리는 달인이다’라고 말하며 웃는 ‘eBoy’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글: 도트그래픽과 다른 그래픽작업의 차이는 무엇인가?
eBoy: 도트 작업은 무엇보다 확실한 그리드로 제한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픽셀에서 시작하는 대각선을 그리려고 할 때, 그 지점에서 가능한 각이 무척이나 제한적이다. 90도, 45도, 0이다. 이러한 점은 디자이너의 표현을 제한하는 일일수도 있고, 또는 디자이너의 생활을 좀더 쉽게 해주는 일이기도 한 것같다

정글: 도트그래픽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심을 두는 것은?
eBoy: 우리가 선택한 주제들, 우리가 작업하는 방법들, 물론 우리 네명의 각각의 스타일도 중요하다.
우리는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 전체 이미지를 쪼개어 각자 작업한다. 그리고, 이를 합치게 된다.
이것이 완성된 작업물의 사이즈가 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각자 빌딩을 만들고, 이를 합치는 과정에서 거리를 만들고, 도시를 만든다. 아주 작은 이미지에서 시작해서 점점 크게 크게 만든다.
이런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각자의 스타일와 ‘eBoy’라는 스타일 사이의 혼합이 중요하고, 늘 의논한다.


정글: ‘eBoy’만의 작업 노하우는?
eBoy: 작업노하우는 없는 것같다. 아마 다른 도트그래픽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사진을 주의깊게 보고, 사물의 선을 단순화하는 사고를 계속한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작업의 제한때문이다. 그리고, 단순화한 선으로 인해 왜곡된 사물을 보다 풍부하게 하기위해 명암이나 색에 집중한다.

정글: 작업프로그램은 무엇인가?
eBoy: 도트작업은 Adobe Photoshop으로 하고, 백터작업은 Adobe Illustrator를 사용하고 있다.

정글: 작업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eBoy: eBoy 북이다.
이 책은 우리의 첫번째 ‘Real’작품이다. 언제나 온라인상에서 작업을 하였는데, 그 작업물들을 모아 책으로 내었으니, 이 책은 만질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디자인북이라기보다는 카달로그같이 ‘eBoy’ 바이블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제작하였다. 그리고, 전화번호북책처럼 무척 두껍다.
우리는 그동안 작업한 모든 도트그래픽과 벡터 작업을 정리하였고, 도시풍경별로 빌딩, 사람, 동물 등으로 구분하였다.
우리는 3개의 사무실, 더구나 한 곳은 뉴욕으로 떨어져서 작업하기 떄문에, 새롭고, 기발하거나 흥미로운 것을 팀원들에게 설명하길 원할 때, 우리는 간단하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는데, 그 작업이 나오기 전의 초안 사진들도 책에 넣었다.
결국, 모두 완성되었을 때는 이 책의 모든 것이 이미지로 구성되었고, 이 책의 유일한 텍스트는 책표지 바로 다음에 4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eBoy사이트를 방문한 사람들이 남겨준 10,000개 코멘트다.



정글: ‘eBoy’의 대표작은 개인적으로 ‘eCity’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컨셉과 의도는 무엇인가?
eBoy: eCity는 진화라는 개념에서 출발하였다. 사무실이 있는 건물들, 사람들, 자동차, 로봇.. 등 마음대로 조합할 수 있다. 인간인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삶을 개선해 나가는 제한없는 자유를 표현한 것이다.

정글: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가?
eBoy: 우리는 웹으로 시작했으니, 앞으로도 웹에서 활동할 것이다. 이에 대한 표현방법으로는 도트그래픽도 있고, 벡터 작업일 수 있지만,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게 될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이 작업을 열심히 할 뿐이다.

정글: 한국의 도트그래픽디자이너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eBoy: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발표해라.

정글: QuickHoney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QuickHoney : 2000년에 조직하여 Nana Rausch, Peter Stemmler 이렇게 둘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독일 출신이고, 지금은 뉴욕의 브룩클린에서 살고 일하고 있다. 우리의 전공분야는 그래픽 디자인이고, 특히 일러스트레이션을 중심이다. Peter는 벡터 작업을 주로 하고, 나는 도트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픽디자인의 경험이 도트그래픽작업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정글: QuickHoney 는 무엇을 뜻합니까?
QuickHoney : “Gute, schnelle Arbeit.” 즉, 빠르고 좋은 작업이라는 뜻이다.

정글: 도트그래픽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QuickHoney : 나의 컴퓨터 데스크탑의 아이콘을 만들기 위해 도트작업을 시작하였었다. 아이콘 작업을 하다보니, 도트작업이 무척 흥미로워졌다. 그래서 나는 도트로 좀 더 큰 이미지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도트그래픽 작업은 처음에 시작할 때는 추상적인 듯하다. 허나 그 결과물을 보면 분명 무척이나 현실적이게 된다. 나는 이런 작업을 좋아한다.


정글: 도트그래픽과 다른 그래픽작업의 차이는 무엇인가?
QuickHoney : 도트그래픽작업은 엄격한 그리드의 제한이 있다. 이 점은 분명한 차이점이다.

정글: QuickHoney 의 도트그래픽 작업물의 독특한 점은?
QuickHoney : 다른 작업들도 그렇지만, 도트 그래픽 디자이너의 개성이 중요하다. 나의 작업물은 다소 여성적 성향이 강하다. 그리고, 사람들과 사람의 감정 상태를 잘 표현하고자 한다. 그래서, 주제가 늘 일상적인 것인 것같다.

정글: 작업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가?
QuickHoney : 일단, 일러스트레이션을 위한 스토리를 구상한다. 그리고, 그 스토리에 맞는 상황을 생각하여, 이를 아트디렉터와 의견을 나눈다. 그 후 러프하게 스케치한다. 여기까지는 아직 도트 작업을 하지 않는다. 러프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완성되면, 이를 바탕으로 도트작업을 시작하고, 점차 세부적인 묘사나 명암을 줌으로써 작품을 완성시킨다.

정글: 작업시간은 어떻게 되는가?
QuickHoney : 작품에 따라 다르다. 허나, 매일 8시간씩은 작업한다.

정글: QuickHoney 의 대표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QuickHoney : Jane 매거진이다.
내가 지어낸 이야기는 볼링장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였다. 주인공인 Jane은 빨간머리인데, 그녀의 고민은 볼링장에 오는 다른 여자들이 그녀를 따라 모두 빨간 염색을 한 것이다. 어느날 밤, 그녀가 그녀의 남자친구와 함께 간 볼링장에서 갔는데.. 온통 빨간 머리..그 속의 에피소드이다.
그리고, 앞으로 Inc 매거진을 제작할 것이다.

정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QuickHoney : 우리는 지금하고 있는 것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는 아직 큰 회사도 아니고, 그렇게 큰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한다. 그래도, 우리는 늘 새로운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그 작업을 즐겁게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