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는 것은 어떠한 감정을 일컫는 것일까. 우리는 대부분 지식과 같은 객관적인 사실들에 대해 ‘안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안다’는 것이 남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우월한 상태를 나타내는 것만은 아니다. ‘안다’는 것은 특정한 지식뿐 아니라 누구나 다 아는 감정일 수도, 나만이 느끼는 혹은 우리가 함께 느끼는 상태일 수도 있다. 전시 ‘나는 알고 있다’는 8인의 작가들이 알고 있는 사실들을 담은 다양한 일러스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안다’는 것은 ‘어떠한 사실에 대해 의식이나 감각으로 깨닫거나 심리적 상태를 마음 속으로 느끼는 것’이다. 지식뿐 아니라 특정한 물건이나 사람, 추상적인 것 등 모두가 그 대상에 포함된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초등교육을 거친 이라면 누구나가 아는 기초상식이나 어려운 학문을 거쳐 알게 되는 전문지식뿐 아니라 너에 대해서도, 이웃에 대해서도, 주변과 나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서서히 감정을 접하게 된다. 사실 이러한 감정에 대한 ‘앎’은 본능이 자아의 우위에 존재하는 유아기부터 시작되지만 성장을 통해 우리가 알게 되는 것은 지식의 중요함이다. 그러다 나이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다시 감정이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 개인적인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한 개인을 둘러싼 환경, 개인의 취향과 성격, 개인의 생각 등에 따라 아는 것의 대상과 한계, 그리고 중요성도 달라진다.

전시 ‘나는 알고 있다’는 8인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바라본 일상 속 숨겨진 이야기들을 선보인다. 작가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감정, 즉 대상에 대한 관심과 마음의 표현 그리고 사랑에 대해 말한다. 작가들은 그들의 삶에 들어와 있는 가족과 자연, 동물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현대 사회에서 존재의 가치에 대한 발견을 드러내기도 한다.
전시에서는 ‘앎’과 직결되는 진지함과 동시에 감정의 앎과 연결된 위트를 발견할 수 있다. 작품들에선 서로 닮아가는 부부 이야기, 쓸쓸한 노처녀의 감정, 서로에게 무관심한 가족 등 개인적이면서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 오간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작가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짜임새 있는 구성과 인상 깊은 색감이다. 작가들은 ‘무엇을’이라는 추상적인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자유로운 예술성을 통해 일러스트디자인의 가능성을 조명한다. 그리고 관람자에게 우리가 알고 있던 일상적인 감정, 보편적이지만 너무나 중요한 앎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참여 작가 박신애, 안예리, 이석주, 이수애, 이제영, 이희은, 정지현, 한부미는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종류의 삼원특수지와 파버카스텔 제품을 활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여러 종이 위에 펼쳐진 그림들은 기발한 작가들의 상상력만큼이나 독특한 개성을 뽐낸다.
삼원특수지와 파버카스텔, 디자인정글의 공동주체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2월 16일까지 삼원페이퍼갤리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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