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1-31
플래쉬 애니메이션으로 널리 알려진 ‘뿌까(PUCCA)’는 이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진 캐릭터이다. 또한 온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하여 플래쉬 애니메이션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더욱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여 왔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도 완벽하게 캐릭터 제품의 퀄리티를 구현하여 많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지난해에는 문화관광부의 10대 캐릭터로 등록됐다. 이런 뿌까의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번회에는 ‘뿌까(PUCCA)’의 탄생실인 부즈클럽(www.voozclub.com) 찾아, Red와 Black의 강렬한 색대비와 절제된 선, 그리고 화려한 플래쉬 애니메이션으로 우리를 사로잡는 사랑스런 엽기녀, ‘뿌까’의 제작자인 경화, 황승혁 씨를 만나보았다.
● 취재 : 한상임 기자 (aisher@yoondesign.co.kr)
정글 :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경화 : ‘뿌까엄마’이자 부즈(vooz)의 캐릭터 디자인 팀장으로, 뿌까와 같이 놀다 보니 나이를 잊고 산답니다. 97년 '스타클럽'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시작해 캐릭터계의 뒷골목을 누빈지 6년째가 되어가네요. 현재 부즈캐릭터의 전반적인 이미지 스타일, 업그레이드, 개발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황승혁 : 부즈(vooz)의 애니메이터로, 뿌까에게 걸음마를 가르친 ‘뿌까아빠’라고들 하지요. 플래쉬 애니메이션을 다룬지는 3년차가 되어갑니다.
정글: 푸카 캐릭터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신경쓴 점은 무엇입니까?
이경화 : 푸카는 초기 기획단계부터 이미 철저한 사전준비가 끝난 가운데 작업이 시작된, 기획력이 돋보이는 캐릭터입니다. 중국의 경극에서 착안, 기본적인 인물성격과 빨강, 검정의 컬러 대비 등의 설정이 끝난 후에 캐릭터 디자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디자인 작업시에는 특히 비주얼과 캐릭터성격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했는데, 외견에서 알 수 있듯, 뿌까의 성격까지 드러나는 표정과 약간은 두툼한 선굵기 등 세세한 부분까지 캐릭터로써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정글 : 푸카는 특히 인터넷상에서 플래쉬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데, 플래쉬 제작시 중요시한 요소가 있다면?
황승혁 : 무엇보다도 기본을 이루고 있는 캐릭터 설정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애니메이션내에서 무비의 표현에 있어 독특한 음향효과와 정확하고 스피디한 액션 등으로 스토리와 캐릭터의 성격에 활력을 주었지요.
이경화 : 참고로 현재 플래쉬 애니메이션 외에도 카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플래시상에서 뿌까의 감정표현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에 있었죠. 어설픈 감정표현은 뿌까 사전에서 찾아볼수가 없었습니다. 무대뽀 기습뽀뽀는 기본이었죠.
그러나 앞으로 카툰에서는 플래시에서 볼 수 있던 (어찌보면 단순한) 행동패턴에서 벗어나 감정표현을 좀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전달할 작정입니다.
정글 : 뿌까의 스토리 설정시 반드시 지키는 원칙이 있다면?
황승혁 : ‘사랑표현에 대담한 뿌까와 아직 사랑을 모르는 닌자 가루’라는 기본설정은 절대로 무너뜨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영역한도 내에서 시대, 시간, 나라, 인종 등 가능하면 다양한 상황을 표현하려 합니다.
올해의 뿌까와 가루는 기본적으로 여러가지 재미있는 상황을 많이 던져줄 생각이니 기대해 주세요. ^^
정글 : 일반적인 캐릭터와 비교해 플래쉬 애니메이션에서 구현되는 캐릭터의 특징이 있다면?
황승혁 : 캐릭터가 움직여 직접 자신의 성격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일반적인 상황 즉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부분을 감상하고 소유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플래쉬를 이용한 애니메이션만의 장점이죠.
정글 : 그럼 플래쉬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가 지니는 한계도 있을 것 같군요.
황승혁 : 3D애니메이션이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장르로 나온 것처럼, 플래쉬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 할만큼 플래쉬 애니메이션만의 맛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반 오프라인 애니메이션이나 3D애니메이션의 느낌과는 다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플래쉬의 한계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오히려 그것이 플래쉬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노력여하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영역도 상당히 넓은 편이구요.
그러나 굳이 단점을 말하자면 플래쉬는 백터기반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딱 이거다라고 할 수 없는 표현의 한계가 있긴 하죠. 또 한번에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나 무비클립이 한계가 있는 점도 마찬가지로 플래쉬의 한계라고 할 수 있구요. 그리고 플래쉬를 사용하시고 있는 모든 디자이너분들의 숙제인 부하! 이 문제는 기술이 향상되고 컴퓨터 사양이 나아지면 해결되는 문제이긴 하지만요...... 아직은 역시 제일 큰 고민거리죠.
정글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 디자이너 혹은 애니메이션 스타일은?
이경화 : 단순하지만 철학이 느껴지는 일러스트레이터, ‘미피’의 딕 부르너를 좋아합니다.
사랑해 달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절로 애정이 생기는...그런 캐릭터를 만드는 분이죠.
황승혁 : 최근에 본 애니메이션 중에는 ‘카우보이비밥’ 극장판과 ‘몬스터 주식회사’가 가장 맘에 듭니다. 그리고 ‘수병위인풍첩’이나 ‘바람의 검심’ 추억편의 액션은 정말 멋지지요. ‘토이스토리’ , ‘크리스마스의 악몽’ 등의 무비탬포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정글 : 캐릭터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자질이나 재능이 있다면?
이경화 : 캐릭터 디자이너는 그림을 그리기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캐릭터는 그려놓고 감상하는 관상용 그림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를 가진 가상의 생명체와도 같은 것입니다. 특유의 형태가 있고, 성격이 있고, 표현방식이 있죠. 자신이 듣고 보고 배운 모든것+창조적 기질이 반영되어지니만큼 디자이너의 정신적인 저장고는 항상 열려있어야 하겠죠. 이것은 사실 모든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 해당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다음은 도구로써(컴퓨터나 손) 디자인하여 표현하는 문제입니다. 비주얼은 캐릭터의 성격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므로 이미지로서 형상화를 생각만큼 할 수 없다면 상당한 문제가 됩니다.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란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