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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디지털세상을 적시는 무지개빛 흙내음

2002-02-28

치즈로 된 달로 날아가는 주인공과 개, 그리고 고무장갑을 눌러쓴 악당펭귄…몇 년전 극장을 강타한 클레이애니메이션 작품 ‘월레스&그로밋’은 당시 환상적인 클레이애니메이션만의 매력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것은 해외작품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국내는 물론 2,30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해외 클레이애니메이션 작품들과 어깨를 겨루며,
특히 최근 삼성전자TV CF광고로 특히 주목받고 있는 클레이애니메이션 전문업체
‘MGWorld’의 클레이애니메이터 정진우, 이강호 씨를 만나 이들의 열정과 제작비결을 알아보았다.

취재: 한상임 기자 (aisher@yoondesign.co.kr)

정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진우: 현재 클레이애니메이션 전문회사 MGWrold의 제작팀장으로, 이전에는 (주)이미지플러스에서 2년간 키 애니메이터로 일했습니다. 이강호 팀장과는 대학시절부터 쭈욱 함께 일해왔습니다. 덕분에 저희 두사람의 작품수상경력은 거의 같습니다. 작년 대한민국 영상만화대상과 SICAF2001 수상작인 ‘ A Boy named Q’, 2001 대한민국 영상만화대상 공모전에서 ‘미루의 환상여행’(어린이날 특집으로 KBS 1TV 51분 방영됨)과 우수상을 수상한 ‘꼬마친구 뿌뿌’등의 작품에서 함께 키애니메이터로 참가했습니다. 그리고 그외 다수의 CF작업에도 참가 했었습니다.
이강호: 정진우씨와 함께 MGWrold의 제작팀장으로 있습니다. 대학때 부터의 인연으로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개인적으로 프리첼의 ‘클레이애니메이션 공작단’이란 커뮤니티에서 마스터로 활동하고 있기도 합니다.

정글: 어떤 계기로 클레이애니메이션을 처음 시작하게 됐는지요?
이강호: 5년전이네요. 대학 3년때 실험적으로 홈비디오를 이용하여 칼라믹스로 작업한 인형들을 직접 기획제작 및 캐릭터, 모델링, 애니메이팅을 하여 처음으로 ‘secret box’라는 클레이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저와 정팀장은 둘다 전공이 산업디자인이었는데 당시만해도 디자인하면 출판물이 파다한 상황이었습니다. 첫 클레이작품 이후 매학기 방학때마다 작품을 한편씩 만들었습니다.
정진우: 직접적인 자극이 됐던 것은 바로 ‘깜찍이’라는 음료CF였답니다. 당시만해도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보기 힘든 CF에서 정말 획기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대학동기였던 이강호팀장과 대학 후배들과 직접 클레이 작품을 만들었지요. 처음엔 정말 아는 것도 없고, 장비도 없어, 지금 생각하면 정말 열정하나로 무작정 덤벼들었습니다.

정글: 클래이애니메이션이 다른 애니메이션에 비교해 볼때, 독특한 매력이 있다면 과연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진우: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실사를 촬영하므로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점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림자를 표현한다면 셀 애니메이션이나 3D는 그리거나 컴퓨터 계산에 의해 표현됩니다. 그러나 클레이는 실제 조명에 의해 표현되는 입체감, 공간감과 함께 흙에서 느낄수 있는 따뜻함 등이 더해져, 보는이로 하여금 정서적인 친근감을 느낄수 있도록 해줍니다.
요즘은 기업이미지 광고에서도 그 특성을 잘 살린 작품들이 보여지고 있는데, 가장 큰 예로 삼성 CF "또 하나의 가족"을 들 수 있습니다. 클레이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유사한 컨셉의 타기업의 일반광고에 비해, 클레이 특유의 푸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강하게 기업이미지로 인식시켰으며, 덕분에 발표된 해 광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정글: 클레이애니메이션의 제작공정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이강호: 클레이애니메이션도 흔히 알고있는 애니메이션 및 영화와 마찬가지로 유사한 공정으로 제작됩니다. 먼저 기획과정을 거쳐 시나리오작업이 이루어지고, 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시나리오에 맞는 캐릭터가 디자인됩니다. 물론 미니어쳐 set 디자인도 같이 이루어지며, 이후 가장 중요한 스토리보드 작업과정을 거쳐 콘티를 작성, 그리고 그 콘티를 바탕으로 실제 촬영이 이루어집다. 촬영후에는 촬영본을 가지고 실제 사운드레코딩 및 편집과정을 거쳐 완성하게 됩니다.

정글: 최근 작업중인 작품은 무엇이 있는지요?
정진우: ‘붕붕랜드’, ‘아름다운시절’ 등의 시리즈 작품과 아동영어 교육물인 ‘미스터펀(MR.FUN) 등이 현재 제작 진행중 입니다.

정글: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와 비교해 클래이 캐릭터의 특징이 있다면?
정진우: 클레이 캐릭터는 대부분 단순합니다. 애니메이팅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많은 치장과 묘사들은 되도록 피해야 하지요.
클레이애니메이션의 거장 아드만의 캐릭터를 예를 들어보면 실제로 손과 발이 크고 얼굴의 절반이 입과 눈입니다. 이는 애니메이팅시 성격을 표현하기에 가장 많이 사용되어지는 것이 얼굴과 손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발은 캐릭터 전체를 지탱해 주어야 하므로 크게 만드는 것이죠. 그외 나머지 부분들은 매우 단순화 되어 있습니다. 즉 애니메이팅을 고려한 최소한의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정글: ‘월레스&그로밋’, ‘치킨런’ 같은 외국의 수작에 비교해 볼때, 작품자체의 퀄리티를 작품스토리가 쫓아가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강호: 외국회사는 20-30년 경험과 전통을 가진 애니 프로덕션이고, 우리는 불과 몇 년되지않는 역사를 가지고 한번에 많은 욕심을 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제작투자가 적은것도 문제지만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을 소화하려는 경향으로 인해 작품에 퀄리티가 더욱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은 특히 세계 어느 민족보다도 손재주가 남다르다고 합니다. 클레이애니메이션은 이런 한국 민족 특유의 손재주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역사는 짧지만 한번 도전해 볼만한 분야입니다.

정글: 최근 MGWorld에서는 신입사원을 뽑기도 했는데, 클래이애니메이터에게 필요한 자질이나 재능은 무엇일까요?
정진우: 현재 국내 애니메이터는 모델링, 액팅, 세트제작 등 모든 부분을 다 경험하고 또 실제로 위의 모든 일을 다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때문에 모델링에서 필요한 조형감각, 액팅에서 타이밍, 액팅 감각 등을 갖추기 위해 다방면으로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이강호: 그렇습니다. 클레이애니메이터라고 해도 기본적인 드로잉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되고, 클레이 모델링에 인형을 직접 애니메이팅을 하다 보면 본인이 실제 인형이 되어서 연기도 해야되죠. 한마디로 엔터테이너적인 성격이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정글: 개인적을 좋아하는 작가나 혹은 작품은 무엇입니까?
정진우: 팀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윌빌튼의 ‘어린왕자’를 좋아합니다. 특히 환상적, 몽환적인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 기발한 상상력의 ‘크리스 마스 악몽’은 팀버튼이 천재임을 증명해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강호: 저도 ‘크리스마스 악몽’’에 팀버튼 감독을 좋아합니다. 감독자신의 작품에 대한 이해와 스톱모션에 대한 감각이 탁월하며 무엇보다도 항상 새롭습니다.

정글: 최근 발표된 캐릭터나 애니메이션중 맘에 드는 추천할 만한 작품은 무엇입니까?
정진우: ‘치킨런’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클레이의 거장 아드만의 최근작으로 클레이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강호: 90%이상을 클레이로만 제작한 윌빌튼의 ‘마크트웨인의 모험’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작품은 ‘클레이의 한계가 있다’라는 생각을 바꾸게 하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글: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노하우가 있다면?
정진우: 아주 평범합니다만, 애니메이션은 물론 영화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많이 봅니다. 주말에는 비디오를 잔뜩 빌려오는데, 가끔 다 보지 못하고 도로 반납한 적도 많죠. ^^
이강호: 저는 틈틈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직접 드로잉을 합니다. 캐릭터 설정 및 디자인은 물론 특히 인형을 제작하고 액팅하는데 많은 참고가 됩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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