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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명품브랜드에는 독자적 스타일이 있다.

2004-01-27



브랜드디자인이라는 개념은 브랜드상품에 있어서 흔들리지 않는 뿌리고 표현되어지는 근거지가 된다. 이러한 뿌리와 근거는 표현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되더라도 일관된 지속적 표출을 통해 소비자들의 기억인자 속에 긍정적으로 각인된다.
이런 브랜드디자인 전략은 다소 단순하고도 고집스럽다는 형상이라는 문제점을 지적 받을 수 있는 특징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되어 거대한 힘을 발휘하는 브랜드로 탄생되는 자양분이 된다.
“포쉐” 자동차가 손잡이에 집착하던 일들이나, BMW자동차가 전면 라지에터그릴을 둘로 나누어 만들어지는 디자인스타일은 아직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뚜렷한 명분과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을 통해 고집스럽게 표현되는 독자적 조형시스템도 브랜드디자인의 여러 가지 방식 가운데 하나다.

BMW자동차의 디자인은 새로운 신제품이더라도 전면에 둘로 나뉜 라지에터 형태를 고수하고 있다. 이 모양만 보아도 자동차 매니아들은 이해한다.


흔히 브랜드마크(trade-mark)를 브랜드디자인으로 이해하기 쉬운 측면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브랜드디자인에서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심벌형상(symbol-mark)이라고 손쉽게 설명될 수 있고 그렇게 통용되고 있는 까닭이기 때문이겠다.
세계적 브랜드로 커가는 삼성의 ‘애니콜’휴대폰, 현대자동차의 ‘소나타’, LG ‘휘센’에어컨의 브랜드디자인을 심벌마크로만 국한하기보다는 제품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모든 조형 요소로 인식함이 바람직하다.
더구나 디자인이 기업 경쟁력에서 중요한 코드로 자리매김하는 현대사회의 특성에서 브랜드디자인의 범위는 좀 더 광범위하고 현실성있는 방향으로 이해됨이 필요하다. 브랜드라는 영역과 역할이 너무나 크게 확장되어 몇 가지의 활동이나 기능인자만으로는 구축될 수 없는 무한한 에너지를 지녔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브랜드디자인은 제품이나 상품 특성에 따라서 다양한 조형 요소들에 의해서 인용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을 위해 브랜드디자인은 심벌마크는 물론 브랜드로고, 칼라, 캐릭터, 패턴 등 모든 디자인 요소들이 경우에 따라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여러 가지 디자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 체계적으로 운용되어 궁극적으로는 브랜드경쟁력을 증대시키는 역할이 브랜드디자인이라 할 수 있겠다.

브랜드디자인으로 인식되어야 할 역할성 가운데 우선적으로 강조될 사항은 상품의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정보전달기능으로서 상품에 대한 핵심요소(core concept)가 소비자에게 독자적인 형태로서 효율적으로 전달되어야 하는 기능이다.
여기에서의 독자성이란 다른 제품과의 차별성과 함께 일관된 연속성이 함유되어야만 브랜드디자인이라고 인정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다른 브랜드의 상품과 유사하거나 모방된 디자인의 제품 조형형상을 독자적 브랜드디자인이라고 인정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브랜드디자인의 기본적인 목적성을 감안한다면 심벌마크나 로고, 칼라 등의 인용되는 소극적 전략보다는 제품의 조형전체를 활용하는 적극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효율적 방안일 수 있다.
브랜드심벌이나 문자 등에 국한되는 브랜드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상품의 핵심요소(core concept)나 정체성을 강조하기에는 규모적 측면(보여지는 공간환경)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충분한 공간성을 지니고 있는 제품의 형상이나 패키지상태의 조건이 유리하기 마련이다.



제품의 독자적 조형이나 패키지를 통한 브랜드디자인 커뮤니케이션 사례는 어렵지 않게 우리들 주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기업에서는 패키지디자인을 통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선호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미 패키지디자인이라는 말보다는 브랜드패키지디자인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 경우가 이미 오래인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여기에서는 각인시키고자 핵심 브랜드 개념(core brand concept)이 제품조형(product design)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되었는지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본다.
(이후 다른 디자인 요소들이 브랜드디자인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추후에 소개한다.)


세계 最高價 만년필 VISCONTI의 브랜드디자인 전략은『최후의 知性的 액세서리』라고 설명될 수 있다. 만들어지는 이 제품들은 한 눈에 걸작품이라는 장식성과 귀족성 그리고 완벽한 디자인형태를 느낄 수 있는 브랜드 디자인 컨셉을 지니고 있다.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두 명의 디자이너와 50여명의 장인이 만들어내는 VISCONTI 만년필은 ‘단테 델 베키오’ 사장의 『나는 만년필을 詩처럼 만드는 詩人이랍니다』라는 의지에 의해 세계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인도의 「타지마할」이라는 도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이 만년필은 흰색 상아 몸체에 26개의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명품디자인으로서 제품가격이 5만달러(약6천만원)라는 상상을 초월한 액수다. 「타지마할」이란 이름의 비스콘티社 만년필은 한 개 만드는데 두 달이 걸린다는데 지루하고도 비생산적일 수 있는 이러한 일관된 고집성을 버리지 않는다. 두 개를 생산, 하나는 브루나이의 王이, 다른 하나는 비스콘티社 사장이 갖고 있다.
이런 고집스러운 브랜드디자인 전략은 모든 VISCONTI제품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소비자로 하여금 최고 명품이미지를 구축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MONTBLANC이라는 만년필(지금은 가방이나 문구류 등 몇 가지 제품들로 확대되었다)브랜드는 일관된 브랜드디자인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모든 펜촉은 ‘금’을 사용한 수공으로 만들어지는 원칙과 ‘4810’이라는 숫자를 새겨 넣는다는 고집이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기 힘든 이 숫자는 MONTBLANC산의 높이인 4810m를 나타낸 것이다)

휴대하기 부담스러운 두툼한 만년필의 두께는 흔히 말하는 사용성이라는 측면으로 본다면 이 디자인을 우수하다고 평가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MONTBLANC 만년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자적 형태의 조형은 어떤 브랜드도 감당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다. 물론 MONTBLANC만년필의 브랜드심벌마크도 압권이다. 6각형의 흰별(white star)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흰눈 덮인 산으로서의 상징적 기호로서의 가치도 중요하겠지만 만년필의 특징상 만년필 뚜껑 윗부분에 기막히게 올라선 디자인은 정상의 위치에 안착한 형상을 지닌 MONTBLANC만년필의 브랜드디자인철학이기도 하다.



식물의 모양을 기하학적으로 디자인한 인도풍의 화려하고도 신비스러운 캐시미르 문양(페이즐리문양이라고도 한다)은 복잡하고 난해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독특하고도 환상적인 문양은 시대를 초월한 찬란한 예술문화의 형태로 자리매김하는데 결정적 역할과 함께 ETRO브랜드의 핵심디자인이기도 하다.
‘짐모 에트로’에 의해 만들어진 유명 토탈 패션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ETRO의 브랜드디자인은 제품에 독특한 문양을 바탕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세기 인도의 캐시미르 지방에서 싼 노동력으로 성심 성의껏 짜내었던 수예품으로서 캐시미르 숄의 우아함은 이 지방에 혹독한 기근으로 인해 숄을 짜내었던 직업적인 수공예인들은 병에 걸려 죽어갔고, 살아남은 사람이 없게 되는 비극으로 인해 이 지방의 직물 문화는 이 시점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 버렸지만, ‘짐모 에트로’는 환상적인 이 문양을 환생시켜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제품에서 표현하였다.
ETRO의 브랜드디자인의 뿌리는 오랜 역사성과 예술성의 모양을 제품에 재현시켜 어느 누구도 흉내내지 못하는 독자성을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으로 구현하였다.


동양적 신비감이 가득한 ANNA SUI의 패션 브랜드는 국제적 유명브랜드로서 오랜 기간 누려온 명품브랜드와 비교해서 단시간에 알려진 대표적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패션디자이너가 꿈이던 오동통한 외모의 Anna Sui는 어린시절 미시건에서 자란 중국계 미국인으로서 세계적 모델과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치루고 1995년 흔히 사용되지 않던 보라색과 함께 동양적 신비감으로 가득한 첫번째 패션스토어를 뉴욕에 오픈시킨 장본인이다.
어둡지만 결코 무겁지 않으며 여성스러운 신비함과 독자적 조형형태 이미지를 바탕으로 ANNA SUI브랜드는 화장품과 향수, 악세서리 등 토탈패션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였다.
은밀히 숨겨진 보석상자와 같은 용기에서 나온 화장품은 매력적인 여성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 듯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듯 보인다.
ANNA SUI 브랜드의 디자인철학은 꿈을 현실화시켜주는 신비로운 생명력에 있으며 모든 상품에 이러한 생명력이 스며들어 있다. 작은 손거울 하나를 열더라도 또 다른 신비감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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