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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한글, 말하고 읽고 쓰고 입자

2014-05-26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완성된 의류 브랜드의 디자인은 새로운 디렉터 혹은 디자이너와의 작업으로 항상 변화무쌍한 행보를 보여준다. 글로벌 SPA 브랜드와 유명 디자이너와의 조합은 한 때 이슈였고, 의류 브랜드와 스트리트 디자이너의 터치가 담긴 한정판 의류도 레어템으로 여겨져 없어서 못 팔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디자인 영역 안에서의 조합은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 내거나 반향을 일으키며 ‘특별함’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이러한 특별함을 만들어 내는 시도들을 국내 브랜드 베이직하우스는 지난 2006년부터 우리 고유의 유산 ‘한글’을 통해 시작했다.

에디터 ㅣ 김미주 (mjkim@jungle.co.kr)
자료제공 ㅣ 베이직하우스

베이직하우스가 한글이 가진 무궁무진한 가치를 의류에 담아내는 시도를 한다. 오는 27일 한정판으로 발매되어 판매되는 입는 한글 프로젝트는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아티스트 6인의 디자인의 터치를 수작업으로 담은 한정판 티셔츠를 보여준다. 한글이 가진 과학적인 문자 구조와 잠재적 가치는 이미 전세계에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한글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는 한글의 본질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디자인적 가치에 있어서 외면하고 있는 현실의 간극을 좁히면서 한글을 일상에 되살리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한글의 심미적 가치를 잘 살리고 소비자의 요구와 필요에 적절한 시도를 고심하던 베이직하우스는 지난 2006년과 2010년에 이미 한글을 소재로 프로젝트를 선보여왔다. 이번 입는 한글 프로젝트 또한 한글을 아트웍의 주제로 선보이며 많은 소비자들에게 한글 상품화의 가능성을 알리고 세계화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입는 한글 제품은 한국을 대표하는 그래픽 아티스트와 캘리그라퍼, 만화가 강도하, 강병인, 공병각, 김종건, 박금준, 안상수가 대거 참여했다. 이들이 완성한 아트웍을 그대로 실크 스크린 작가 이종이를 통해 수작업으로 재현되는 티셔츠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의 합한 개수 만큼(28개) 한정판으로 만들져 판매된다.

입는 한글 프로젝트 한정판 티셔츠는 5월 27일 전제품 예약 판매로 판매되며, 이번 프로젝트에서 판매된 수익전액은 한글의 아름다움과 한글 창제의 정신을 일상에 되살리기 위한 작가들의 모임 ‘한글 발전소’ 창립 기금으로 사용된다.

Q1. 베이직하우스의 ‘입는 한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Q2. ‘한글’을 주제로 티셔츠에 담긴 본인 작업의 콘셉트, 더불어 이번 작업의 영감은 무엇이었나요?

Q3. 작가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한글의 가능성과 이번 기회를 통해 느낀 한글의 그래픽적 가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궁금합니다.

강도하

A1. 지인의 권유, 기획의 흥미 때문이었죠.

A2. 만화 ‘위대한 캣츠비’ 속 하운두 캐릭터를 티셔츠 앞면에, ‘로맨스 킬러’ 속 대사 “내 안의 로맨스를 죽이지 못 했어”를 뒷면에 넣었습니다. 각기 다른 작품이지만 독한 로맨스로 이어봤습니다.

A3. 한글을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 가능과 시각적 가치에는 비교적 둔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낯설게 보며 응시하고, 무겁지는 않지만, 일상적이기를 바랍니다.

공병각

A1. 먼저 작가 100명의 한글티셔츠 '입는 한글' 전시를 진행했을 당시 저 조차도 한글티셔츠의 가능성에 대해서 반신반의 했던 사실을 반성합니다. 여러명의 작가들이 작업한 작품을 보고 나서 입는 한글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아, 가능성이 있구나…” 한글로 작업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저조차도 그 가능성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있었던 거죠. 우리가 잊고 있어서 미안한 ‘그 위대함’ 더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한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한글에 힘을 보태기로 다짐했습니다.

A2. 타이포를 이용한 디자인은 무궁무진합니다. 타이포그래피라는 이름으로 여러 가지 타이포를 이용한 작업을 해보았지만, 한글을 가지고 작업을 해보는 건 솔직히 생소합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것부터 시작 해보려 했습니다. 우리에게 밀접하게 느껴지는 단어 사랑, 하트. 단순히 사랑을 ‘사랑’이라고 쓰는 건 당연하겠지만.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봤습니다. ‘사랑은 나눔이다’. 나눔이라는 글씨를 하트모양으로 표현했습니다.

A3. 한글의 가치는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잘 아시겠지만 세상 모든 언어를 통 털어 가장 우수한 형태의 활자입니다. 물론 가치와 가능성도 어마어마하지요.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이미 외국어와 문화에 익숙해져서 한글이 들어간 디자인을 다소 세련되지 못하다 인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 ‘한글 디자인’이라 하면 이상봉 선생님의 서예로 쓴 한글이 옷에 프린트된 디자인이 전부인 듯한 생각이 듭니다. 한글을 표현함에 있어서 디자인을 결합하면 분명 더 많은 형태로 보여줄 수 있는데 아직은 활발한 시도가 보이지 않는 듯 하고, 더 친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많이 보여주고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은 미약한 시작일지 모르지만, 창대한 결과로 이어지길 희망합니다.

박금준

A1. 한글의 디자인적 가치를 발견한다는 의미를 담은 기획의도와 ‘한글발전소’에 일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꺼이 동참했습니다.

A2. ‘구름발치’는 구름에 맞닿아 보일 만큼 먼 곳을 의미하는데요. 구름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는 듯한 사람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순 우리말에 형태와 표정을 입힌 이 작업은, 한글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담은 601비상의 한글 달력 프로젝트 ‘한말글2014’의 일환입니다.

A3. 저에게 한글은 매번 새로운 발견의 언어입니다. 제 작업의 중심에 한글을 두고 한글의 구조적 조형미와 의미적 상상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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