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8
버스 쉘터 광고가 재미있어지고 있다. 단순히 포스터만을 보여주던 광고에서 최근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한 광고들이 선보여,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독특한 광고들은 사람들의 뇌리에도 깊게 박혀 광고효과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외국 사례를 통해서 주로 볼 수 있었던 크리에이티브 광고들이 최근의 버스쉘터를 통해 물꼬를 틀 수 있을 지 기대된다. 특히, 기술력의 발달로 광고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글 | 김명준 기자(mj2279@popsign.co.kr)
사진 | 최영락 기자(rak0703@popsign.co.kr)
자연스런 흥미유발로 광고 효과도 높아
최근에 보이는 일련의 크리에이티브 광고들은 무엇보다도 주목도가 높아 광고효과가 좋은 것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특히, 해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광고들의 잇다른 출현이 천편일률적이던 버스 쉘터 광고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버스 승강장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햇볕이나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제작된 구조물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광고 포스터 등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대다수였다. 이런 천편일률적이고 단순한 광고 형태는 더 이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가 어려워졌다. 특히 요즘과 같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져 사람들이 주변의 환경보다는 스마트폰에 시선을 뺏기는 상황에서는 고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 보여진 몇몇 광고 사례들은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스마트폰에 뺏긴 고객들의 시선을 주목시키기에 충분하다. 최근에 사례들은 버스 쉘터 자체를 다른 형태로 제작하여 조형미와 흥미를 유발시키는 형태나, 다양한 기술력을 활용한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를 선보여, 사람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발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광고들은 광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 광고주들의 만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재미를 느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승강장이 제품으로 둔갑, 조형미와 흥미성 갖춰
최근 신촌에 있는 연세대학교 앞 택시 승강장은 여름 시즌을 맞춰 바다와 보드로 외양을 탈바꿈했다. 여름이라는 계절 특수성이 반영된 광고로, 스포츠 브랜드인 퀵실버의 제품들에 대해서 자연스레 노출이 될 수 있도록 고안된 광고다. 전체적으로는 파도치는 바다를 래핑해서 시원하고 활동적인 바다의 모습을 연출했다. 승강장 벤치에는 보드형태의 조형물을 설치해 보드를 활용, 파도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계절에 맞춰 특화된 광고로 제품의 특성을 잘 나타내면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설치되었다.
남산도서관 앞에 설치된 버스 쉘터는 예전 TV수상기 형태로 외부를 제작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디자인적인 면이 많이 강조된 이 버스 쉘터는 버스를 기다리는 공간이라는 원래의 의도에도 잘 부합할뿐더러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또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멀리서 보면 TV브라운관에 비치는 모습처럼 보여 재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현재 설치된 버스 승강장은 디자인적인 면이 많이 강조된 형태지만 콘셉트에 맞춘 제품을 선택한다면 옥외광고 시장에서도 다양한 재미있는 형태의 광고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디지털 기술 접목으로 체험형 공간으로 탈바꿈
다양한 기술의 발전으로 옥외광고 시장에도 양방향 활동이 가능한 인터랙티브 광고가 시도되고 있다. 주로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터치 스크린을 활용한 광고나, 카메라를 접목해서 자신의 모습을 광고에 나타나게 하는 방식 등이 주로 쓰이던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이런 고전적인 방식외에도 다양한 기술적 시도가 돋보일 뿐만 아니라, 설치 장소도 다양화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얼마 전 해충박멸업체 잡스에서 선보인 버스 쉘터 광고는 아이트래킹(Eye Tracking) 방식을 활용한 형태로 관심을 끌었다. 제일기획에서 제작한 이 광고는 빌보드 중간에 아이 트래킹 카메라를 삽입하여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을때는 해충이 화면에 나오다가 사람들이 쳐다볼때는 해충이 사라지도록 기획되었다. 실제로 집안의 해충의 특성이 사람들이 보이않을때 움직이는 것에 착안한 광고로 제품의 특성이 아이트래킹이라는 기술력으로 더욱 돋보인 광고이다. 최초의 아이트래킹 방식은 정확도도 떨어지고 소음에도 민감해 옥외광고에서는 사용빈도가 낮았으나, 최근에는 적외선을 활용하여 정확도를 높여 옥외광고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적외선은 눈과 얼굴에서는 반사되지만 동공에서는 적외선 대부분을 흡수하여 차별성을 두게 된다.
웅진식품에서 출시한 보리음료 하늘보리는 여름의 특성에 맞춘 버스쉘터 광고를 신논현 버스 승강장에 설치했다. 터치 스크린을 활용한 광고로, 얼음 속에 있는 하늘 보리를 터치하면 얼음이 깨지면서 음료 모습이 드러나도록 기획했다. 여름철이 되면 차가운 음료를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광고로 터치스크린이라는 기술과 얼음 속의 음료라는 콘텐츠가 잘 결합된 사례로 볼 수 있다.
청정원에서 설치된 버스쉘터 광고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체험이 가능하도록 제작되었다. 4가지 관계의 레시피 중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레시피를 선택해 고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소비자가 고른 버튼을 누르면 레시피가 적힌 출력물이 나오게 되는 방식이다. 별 것 아닌 종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면서, 제품에 대한 노출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단순한 기술의 발전만으로 좋은 광고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의 특성과 사람들의 흥미를 더욱 더 높일 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에서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롭고 재미있는 시도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해외 광고 사례를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왜 저런 재밌는 광고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의문을 가진 적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 선보인 다양한 시도들은 이런 국내의 의문점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