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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여자가 낳은 아기는 성인(?)

2003-08-08

지난 주에 깐느 광고제에 다녀왔습니다.
깐느 광고제는 전세계 광고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광고 축제입니다.
작년에 집행된 광고중에서 좋은 작품들을 선정해서 필름, 인쇄, 옥외, 다이렉트 마케팅, 미디어 , 사이버 부문에 걸쳐 수상합니다.
저는 이번에 인쇄광고와 옥외광고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선정이 되어서 깐느 광고제가 열리기 며칠 전에 서울을 출발, 다른 나라에서 온 22명의 심사위원들과 함께 8,669편의 광고를 심사했습니다. 힘들었지만 광고인으로써 꽤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인쇄, 옥외광고 부문의 심사위원들은 총 23명입니다.
대부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들입니다.
저랑 똑같은 CD이지만 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자신이 넘치고 파워가 있어 보이는지 궁금하더군요. 그야말로 ‘크리에이티브’를 우대해주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그런가?
자기 능력에 대한 자신감때문인가? 광고에 대한 열정이 크기 때문에 그런가?
상당히 빡빡한 일정속에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심사위원들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움’을 찾느라 온 신경을 집중했습니다. 그러니까 광고 하나가 그 나라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컸고 제품을 많이 팔았느냐 라는 것보다는 얼마나 ‘크리에이티브한가?’에 주안점을 두고 심사를 하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움’이라고 하면 자칫 비주얼이 강한 것에만 머무를 가능성이 클 듯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인쇄부문 대상을 받을 뻔했던 광고는 신문 전면 사이즈의 광고에 처음부터 끝까지 카피로만 빽빽한 3편의 서점 광고였습니다. 23명의 심사위원중에 15표 이상의 표를 얻어 대상으로 선정을 했습니다만 실제로 집행된 광고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져 취소가 되었던 광고입니다. 이 광고 뿐 아니라 그 외에도 강력한 카피 한줄로 만들어진 광고에 대해서 금상, 혹은 은상이 수상되었습니다. 요즘은 비주얼 시대니 어쩌니 하면서 강한 비주얼만 찾아대던 나에겐 약간은 충격이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강한 비주얼만큼이나 강한 카피에 대해서도 열광하더군요.
어쨋거나 대상을 다시 선정해야 하는 우여곡절끝에 결국 인쇄 부문과 옥외광고에 대한 대상이 드디어 선정이 되었고 오늘은 그 광고들을 소개해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섹시한 광고이야기 라는 타이틀에는 좀 걸맞지 않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섹스어프로치를 했던 광고중에 상 받은 광고는 없었던 것 같네요.

그러니까 파리, 모기를 죽이는 살충제 광고인 것이죠
3편의 시리즈 광고 였는데 ‘이것이 파리가 본 마지막 물건이다’
‘이것이 모기가 본 마지막 물건이다’ ‘이것이 거미가 본 마지막 물건이다’ 라는 카피로 파리, 모기, 거미의 시각으로 본 제품을 비주얼로 만든 재미있는 광고였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집행된 광고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제가 심사했던 옥외광고 부문에서 나이키 월드컵 캠페인이 은상을 받았고 SK 텔레콤의 ‘Be the reds’ 캠페인이 미디어 부문 금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예년에 비해 상당히 훌륭한 수확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광고가 해외 광고제에서 많은 상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입니다만 저는 그럴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사회가 다르고 문화가 다를 뿐입니다. 광고 환경이 다른걸 어쩌겠습니까?
다른 나라 사람들의 아이디어 발상을 흉내낼께 아니라 우린 우리나라에 맞는 좋은 광고를 만들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상 받으면 더욱 좋구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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