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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동성애, 광고 크리에이티브 혹은 광고 금지

2003-09-01


96년인가요? 샌프란시스코에 갔을 때 일입니다
유럽풍의 아기자기한 집들이 즐비한 주택가를 걷고 있었는데 알록달록한 무지개 깃발이 펄럭이는 집들이 꽤 있더군요.
어느 거리는 온통 무지개깃발이 펄럭이기도 하구요.
같이 있던 미국 사는 양반이 호모들이 사는 집이라고 말해주더군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그렇게 자기가 호모라는 사실을 깃발을 펄럭이면서 보여준다구요.
좀 충격을 받았죠.
우리나라에서는 요즘에야 동성애에 관한 이슈가 오픈되어 논의가 되고 있지만 그땐 그렇지 못했거든요.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만 해도 동성애를 다루던 영화는 개봉이 금지되었었는데요. 그래서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만 소녀들끼리의 동성애를 다룬 프랑스 영화 ‘빌리티스’는 영화내용도 모르고 음악이 너무 좋아 음악만 찾아 듣고 했었지요.
제가 좋아했던 리버 피닉스 주연의 ‘아이다호’ 라는 영화도 영화음악만 듣다가 얼마 전에야 영화를 접했던 기억도 납니다. 이제는 동성애 영화만을 전문으로 상영하는 영화제도 열리고 하니 세월이 참 많이도 변했네요.
이렇게 다른 나라에서는 동성애를 우리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게’ 생각하다 보니 당연 동성애를 다룬 광고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독일에서 집행된 Mey라고 하는 속옷 광고입니다.
카피부터 설명드릴까요?
“ 사람들은 평생 유지할 수 있는 끈(결혼)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
Mey는 이미 그 끈(허리끈)을 가지고 있다. “

의미심장하지요?
그리고 동성애 남자 둘이 팬티바람으로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비주얼.
카피의 이중의미가 돋보이는 광고입니다.
저는 독일어는 전혀 모릅니다만 헤드라인에 나오는 ‘ Bund furs Leben’는 결혼을 뜻한다고 하고요, Bund는 또한 팬티의 허리끈을 말한다고도 하네요.
결혼이라는 평생 가는 끈을 팬티의 튼튼한 허리끈으로 바꾼 카피라이터의 재치가 재미있군요. 광고의 카피대로 한평생 튼튼한 끈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 싸운 결과 독일에서는 2001년부터 동성애자들의 결혼이 합법화되었다고 합니다.

어쨋거나 나와는 달라서 배척하기 보다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가 부럽구요,
광고 크리에이티브도 유행하는 어떤 트렌드를 쫓아가기 보다는 다양하게 터져 나오는 그런 분위기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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