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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마음을 움직이는 힘 ②

2011-12-16


<디지털시대의 광고 콘텐츠, 마음을 움직이는 힘 ①> 에서는 대중이 ‘공감’가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인터넷과 디지털미디어를 통해 ‘소통’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이번 편에서는 아날로그적인 대중의 감성을 건드려 ‘감동’을 주는 콘텐츠 중, TV광고를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글 | 구선아 객원기자
에디터 | 최동은( dechoi@jungle.co.kr)

여기서의 아날로그란 디지털의 반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반(反)디지털을 뜻하지도 않는다. 아날로그적인 대중의 감성이란 숫자화 되고 코드화 된 정량적 지표나 정보 습득이 아닌, 대중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각과 정서, 인지적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러한 아날로그적 대중의 감성을 건드려 ‘감동’을 주는 대표적인 광고의 예로는 웅진 씽크빅의 ‘바른교육 큰사람’ 캠페인과 대한항공의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 캠페인이 있다.먼저 웅진 씽크빅의 캠페인을 살펴보자.



웅진 씽크빅 ‘수학’편




웅진 씽크빅 ‘책’편




웅진 씽크빅 ‘틀 밖의 생각’편




웅진 씽크빅의 광고 캠페인에서는 화려하지 않고 조금은 느린 듯한 영상이 전개되면서 광고 카피가 함께 뜨며, 성우의 나레이션이 뒤따른다. 형식면에서는 그리 새롭지 않은 방식이다.

그런데 어떻게 웅진 씽크빅의 캠페인이 2011년 대한민국 광고 대상 TV와 라디오 부문에서 각각 대상을 수상하고, 대중들이 가장 감동적인 광고하면 떠올리는 광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기존의 학습지 광고들은 아이가 수학점수를 잘 받을 방법, 수학공부를 잘 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이 학습지를 해야 한다는 일차원적인 설득의 소구였다. 하지만 웅진 씽크빅 광고는 아이가 살아가면서 앞으로 겪을 과정, 부모나 교사가 살아오면서 겪었을 과정을 바탕으로 진정한 교육의 의미와 인생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매일매일 넘쳐나는 선택과 결정을 반복하면서 살아가야 하지만 용감하게 틀릴 수 없는 자신을 꾸짖기도 하고, 어린 시절 꿈꾸었던 무언가를 놓치고 살진 않았는지 뒤돌아보게 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다음은 2011년 대한민국 광고 대상의 9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대한항공의 캠페인이다.


대한항공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 편




대한항공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 - 부석사’ 편




대한항공이 더 이상 친절한 서비스, 최고의 기술력, 편안한 기능 등을 내세우지 않은 것은 오래된 일이다. 어찌 보면 항공사가 아니라 여행사의 광고 같기도 하다. 이런 광고는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항공사를 찾는 대중을 위한 것이다.

또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중국 등 해외 취항지를 광고 콘텐츠로 했던 대한항공은 현재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11-2012 대한민국 방문의 해를 맞아 국가적 홍보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외여행이 보편화 된 요즘 눈을 돌려 국내에 초점에 둠으로써 대한민국 대표 항공사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라는 슬로건 하에 우리의 문화재, 절경, 문화, 예술, 음식, 사회문화현상 등을 소재로 한 대한항공의 광고 캠페인은 다양한 광고를 짧은 시간 차를 두고 온에어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아름답지만 쉽게 지나쳤을 곳들을 풍경 사진과 그에 걸맞는 카피, 나즈막히 들리는 성우의 나레이션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광고의 기본 구조다. 이 역시 그리 특별한 광고 형식은 아니다. 그러나 이 광고를 보면 가슴 속에서 왠지 모를 따뜻한 무언가가 일렁이는데, 아마도 ‘우리’라는 단어에서 오는 감정인 듯 하다. 그것이 뜨거운 애국심이든, 자신도 모르게 사대주의에 빠져있었다는 반성이든 간에 분명한 사실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우리’라는 단어에서 오는 따뜻한 감정을 쉬이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렇듯 웅진 씽크빅과 대한항공의 광고 캠페인은 대중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고 있는데, 두 광고의 공통적인 특징은 적극적으로 광고 ‘카피’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전달을 위한 단어나 짧은 문장, 의성어, 의태어로 이루어진 카피가 아니라 이야기를 담은 ‘카피’ 말이다. 이들의 ‘카피’는 시와 닮아 있어, 시의 형태를 빌려 더욱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다.


웅진 씽크빅 캠페인은 시 중에서도 내재율을 가진 산문시의 형식과 비슷하다. 광고를 보면 글자 수와 음보를 규칙적으로 일정하게 배열하지 않고, 카피의 내용이나 단어의 배치를 통해 잠재적인 운율을 느낄 수 있다는 점, 내용에서도 서정시와 서사시를 넘나들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앞서 설명한 진정한 교육의 의미, 인생의 가치에 대한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는 정형시와 자유시의 형식을 넘나들며, 내용적으로는 감성적인 체험에 더 집중하는 서정시에 가까운 듯 하다. 그러나 비슷한 구조와 단어의 반복을 통해 짧지만 강하게 적극적으로 대중의 감성을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광고들과 캠페인들이 광고하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이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감성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감성적인 전달에만 치우쳐 광고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본래의 메시지를 놓쳐서는 안 되며, 이는 브랜드의 가치와 대중의 감성이 맞닿을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야 하는 숙제로 이어진다. 이것이 현재와 같이 치열한 브랜드의 경쟁 상황 속에서 대중에게 특별한 감정을 줌으로써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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