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07
디자인은 이제 기업 경영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고객은 기술뿐만 아니라 좋은 디자인과 스타일을 경험하고 싶어한다.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잔 고장 없는 튼튼한’ 제품에서 ‘감성을 만족시키고 스타일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의 눈길과 발길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디자인’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는 답이 나온다. 게다가 최근의 제품 트렌드를 짚어보면 경쟁에서 이기는 디자인은 ‘남다른 가치’를 제공하는 그 무엇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예로 애플사의 부진을 한 순간에 역전시킨 아이팟이나, 국내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LG전자 휴대폰인 초콜릿폰의 경우를 보면, ‘특별한 디자인’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그렇기에 디자인 경영의 중요성은 더욱 극명해진다. 뛰어난 기술이 기업의 발전을 유지시켜 준다면 뛰어난 디자인은 기업의 혁신과 도약을 일으켜준다.
히트상품을 만드는 굿 디자인의 조건
디자인이 기업경영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감성 니즈가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기능이나 품질보다는 디자인과 브랜드가 제품 선택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선진기업들은 디자인을 경영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디자인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굿 디자인(Good Design)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가 되었다.
여기서 굿 디자인(Good Design)이란, 고객이 가치를 느끼는 새로운 경험(Experience)을 창출하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즉, 제품을 구성하는 제반 디자인 요소가 총체적으로 작용하여, 제품 본연의 기능과 가치를 뛰어 넘는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는 디자인이다.
이를 위해서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상품의 외적 모습과, 사용 편리성에 대한 만족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면서, 사용자를 표현하고 대변할 수 있는 감성적인 요소와 경쟁 상품과의 차별성 및 기업의 핵심 역량 구현 등 기업의 전략이 반영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굿 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디자인이 제품의 기능 구현을 위해 제품의 형태를 다듬는 것이라는 개념에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포괄적으로 디자인한다는 개념으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 기업의 디자인경영과 성공 사례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의 디자인 경영이 빛을 발하면서 활동성과도 눈부시다. LG전자는 지난 6월에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 중심으로 개발하겠다는 디자인 경영을 선포했다. ‘감동과 신뢰를 디자인한다’는 경영 목표를 세우고 컨셉(Concept), 스타일(Style), 사용성(Interface), 마무리(Finishing) 등 4대 디자인 핵심역량을 선정했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앞으로 제품 개발 초기부터 디자인을 주축으로 상품기획•설계•마케팅 등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협업 팀을 구성하고, 상품 컨셉과 디자인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슈퍼 디자이너’를 발굴해 파격적인 보상 처우와 함께 2009년에 최첨단 디자인센터를 설립하고 2010년까지 디자인 인력을 현재 500명에서 700명으로 늘리는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육성하기로 했다.
LG전자 초콜릿 폰은 이러한 디자인 경영을 통해 거둔 성과로 나타난다. 이 제품은 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서 ‘패션 아이콘’으로 주목을 받은 14.9mm의 슬림 디자인에 빨간색 불이 들어오는 터치 키패드의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초콜릿폰은 LG전자 휴대폰의 효자상품으로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판매실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전자의 디자인경영 사례는 일찍이 이처럼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행 디자인을 강화하고 디자인경영에 힘을 기울인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삼성전자 역시 디자인 경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휴대폰 뿐만 아니라, 와인 잔을 형상화한 감성 디자인으로 국내 시장뿐 아니라 북미•유럽 지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보르도 LCD TV를 개발한 삼성전자는 최근 단순히 이미지가 빼어난 디자인이 아닌 한 시대의 ‘우상’(icon)이 될 만한 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아이콘 디자인(Iconic Design) 경영’을 선언하였다.
이를 위해 미래에 출시할 상품 디자인을 앞서 개발한 뒤 저장해 놓는 ‘디자인 뱅크제’ 운영 과 선행 디자인 팀의 미래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 시나리오 작성을 토대로 단기•중기•장기 등 단계적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우수 디자이너들을 외국의 유명 디자인센터 및 학교에 유학을 보내는 ‘디자인 파워 프로그램’도 확대할 예정이다. 깔끔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은 ‘스카이’ 휴대폰을 개발한 후발업체인 팬택 역시 디자인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유수의 디자인업체들과의 인력 교류, 현지 디자인 관계자와 워크샵 개최, 캘리포니아 예술 대학과 산학 협동 등으로 구성된 ‘글로벌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디자인경영 성공 사례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디자인 하나로 대기업을 제치고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한 레인콤 같은 벤처기업에서 그 중요성이 더 부각된다. 여기에는 “디자인에 비해 부품이 크면 부품은 구겨서라도 넣어야 한다”는 레인콤 양덕준 사장의 디자인 중시 경영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기업조직에서 힘의 우위가 엔지니어에서 디자이너로 넘어가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히트 디자인을 팔아라
최근 들어 상품의 품질과 성능 등 기술적 변별력이 갈수록 적어지는 추세에 차별화된 디자인은 디자인 본연의 기능 외에 제품의 광고•홍보•매장 디스플레이 서비스에 전략적인 경쟁 요소로 활용되고 있으며 디자인은 하나의 상품을 넘어서 기업 브랜드 제고를 위한 경영자원으로도 그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즉, 업계의 마케팅 전략이 첨단기능을 강조하던 마케팅에서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하는 마케팅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이 디자인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가전사들의 마케팅 포인트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난해 출시되어 베스트셀러 폰으로 자리잡은 LG전자의 초콜릿 폰 역시 14.9mm의 슬림 디자인에 빨간색 불이 들어오는 ‘터치 키패드’라는 디자인 위에 무미건조한 ‘기계’인 휴대전화에 달콤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초콜릿이라는 단어를 접목시켰다. 그리고 디자인을 통해 인간과 감성을 달콤하게 버무리자는 의미의 ‘초콜릿폰’이란 작명과 여기에 김태희, 다니엘 헤니 등 스타를 등장시킨 CF가 어우러져 비로서 히트 상품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또 삼성전자가 내놓은 LCD TV ‘보르도’는 세계최고 수준의 명암비와 응답속도, 색채표현, 시야각 등을 갖추고 있지만, 이보다는 포도주가 담긴 와인잔을 형상화했다는 점이 더 강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르도의 감각적 디자인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국내외 유명한 와인 바를 골라 보르도 쇼케이스를 실시하였으며, LCD TV의 인테리어 효과 측면을 부각하여 전자제품 매장 뿐만 아니라 특히 해외에서는 가구 판매점에 전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차별화된 디자인 마케팅 전략은 곧바로 판매 실적과 기업 이미지 상승효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굿 디자인이 히트상품으로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던 것은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 조사 등 철저한 소비자 연구를 바탕으로 한 굿 디자인 개발과 더불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 시행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세련된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전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는 제품의 경우에는 최고의 성능을 구현하는 제품을 내놓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첨단 기능을 소개하기보다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내세워서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글/박지영(LG전자 디자인센터 연구소)
후발주자 성공은 디자인 개발 덕분
패션산업은 기술이나 자본에 의한 진입장벽이 전자 산업, 건설 등 다른 하드 소비재 산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그래서 많은 패션 기업들이 적은 자본에도 불구하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무기로 선점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쉽게 빼앗아 오곤 했다. 근래 30년간 우리나라 패션산업의 역사는 이를 대변해 준다. 기성복 시장 초기 제일모직 ,LG(반도패션) 등 대기업이 선점했던 패션시장은 어느새 신사복 부분을 제외하고는 여성복, 캐주얼 등 여러 다양한 분야를 소자본의 후발 주자에게 양보해야 했다. 그렇다면 패션 시장에서 후발 주자의 성공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우선 이들은 마케팅 전략의 기본 원칙에 충실했다. 정확히 목표고객을 세그먼트하고 그에 적중할 포지셔닝 전략을 개발하고 관련 소비자 트렌드를 앞서 읽어 자신만의 디자인 컨셉을 개발했다. 이들 후발 신생 패션 업체들은 기존 대기업들이 ‘누구나’에게 만족을 제공하려 했던 방식과 전혀 다른 영역을 만들어냄으로써 타깃 소비자에게 확실한 만족을 제공해 로열티가 높은 매니아 층을 확보해 나간 것이다. 결국 기성복 초기에 시장을 선점했던 패션 대기업들은 천편일률적인 신사정장 시장만을 고수한 채 여성복, 캐주얼 등의 다양한 시장으로의 확대에는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협업으로 성공한 브랜드
이러한 패션 시장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면 하드 소비재 업체들 역시 “어떻게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플러스알파의 만족을 덤으로 줄 것인가”하는 고민을 해소할 수 있다. 우리는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상품의 기능만으로는 더 이상 확고한 장벽이 되지 못하는 시대에 있다. 다시 말해 어떤 건설사가 지어도 아파트가 튼튼할 것 이라는 기본 적인 소비자의 믿음이 있고 어떤 핸드폰을 사도 사용하는 기능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하드 소비재 기업들이 새로운 차별화 요소를 찾아 그 동안 마케팅과 디자인으로 승부해왔던 패션산업과의 제휴를 통해 성공 요소를 덤으로 얻으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패션 브랜드의 흥망성쇠에서 어떤 힌트를 얻어와야 할까? 15세기 이탈리아의 대표적 금융가문 메디치는 문화 예술가를 적극적으로 후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조각가, 과학자, 건축가, 시인 등 전혀 다른 분야의 교류를 도우면서 새로운 사상을 탄생시키고 최고의 문화 부흥기인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이 가문의 활동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영역의 산업 사이에도 항상 교차점이 존재하고 그 교차점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면 새로운 관점에서 자신이 속해있는 분야에 플러스 요인을 만들어 내거나 블루오션 까지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이를 메디치 효과라 이름하고 이를 기대하고 성공시킨 여러 분야의 사례들을 살펴보자.
해외 명품 사례
영국의 전통 명품 자동차 기업인 벤틀리(Bentley)와 스웨덴의 명품패션시계 기업인 브라이틀링(Breitling) 기업의 협업(collaboration)은 이를 대표하는 사례다. 벤틀리는 영국의 유명한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부인 빅토리아에게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 회사의 17만 파운드(약 3억4,700만원)짜리 고급 승용차 ‘벤틀리 아르나지 T’를 선물해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탄 영국의 명품 자동차다. 브라이틀링은 대표적인 스위스의 명품시계로 1884년부터 120년의 전통을 가진 기업. 이 두 기업이 각각의 오랜 전통과 기술력을 공유하기로 결정, 벤틀리 브라이틀링 시계는 자동차 벤틀리의 전통있는 기술로써 브라이틀링의 견고함을 더욱 다졌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전통적인 유서 깊은 명품의 이미지는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각각 업계 최고 명품이미지를 유지하게 하였다.
또 세계적인 패션기업 루이비통은 덴마크의 명품 오디오 뱅앤올룹슨(Bang & Olufsen)과 손잡고 MP3플레이어 ‘베오사운드2’의 전용 케이스를 제작, 시장에 내놓았다. ‘루이비통’은 최고급 소재인 노마드 가죽을 이용해 베오사운드2의 검정색 버튼과 알루미늄 본체를 볼 수 있도록 디자인 해 눈길을 모았다. 최고의 명품간의 만남으로 서로의 고급 이미지를 더욱 배가하며 베오사운드 명품 MP3라는 차별화 된 컨셉을 전달하는데 주효 했다. 루이비통 역시 새롭게 프리미엄 라인을 확장하는 방안으로 이 협업의 효과를 누렸다.
국내 기업 사례
국내 기업 중에서도 삼성전자가 뱅앤올룹슨과 공동 개발한 최고급 휴대폰 ‘세린(serene)’ 을 유럽시장에 출시했다. 또 명품 오디오로 인식되어 있는 뱅앤올룹스의 명품 이미지를 통해 세린의 명품이미지를 부각 시키고 양사의 프리미엄 전문 매장을 통한 명품 유통망 확대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세린의 케이스는 루이비통이 제작해 눈길을 모으기도 한다. 삼성은 세린을 매출의 증대효과 보다는 삼성휴대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증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건설도 최근 영국의 세계적인 디자인회사인 탠저린사와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이 회사 이돈태 사장을 자사의 디자인 고문으로 위촉했다. 이돈태 사장은 영국항공의 신개념 비즈니스 클래스 디자인으로 전 세계 디자인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영국 탠저린사의 공동사장이 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국내 아파트 최초로 래미안 브랜드를 선보여 건설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한 삼성건설이 이번에는 디자인 경영으로 다시 한번 건설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외 건설 업계에도 이러한 패션기업과의 협업 모델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명품 쥬얼리와 시계, 향수로 대표되는 이태리 패션기업 불가리와 호텔전문기업 리츠칼튼의 합작 법인. 현재 밀라노에 첫 번째 합작 호텔을 선보이고 있으며 발리에 두 번째 호텔을 건립 중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호텔 합작 사례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호텔 ‘FOX’인데 프랑스, 독일, 브라질, 호주,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디자이너 21명이 모여 ‘3스타 파크호텔’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롭고 창조적인 고급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변신시켰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디자인 아이디어들이 호텔의 다양한 공간을 장식해 관광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이러한 패션과 건설업계간의 협업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디자이너 앙드레 김과 삼성건설의 디자인 제휴가 그 예이다. 앙드레 김의 사례는 가전제품과 신용카드 디자인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메디치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고유 컨셉을 충분히 고민한 후에 자신의 색깔과 부합하는 디자이너 또는 브랜드를 신중하게 선정해 제휴하는 것이 더욱 가치있는 제휴가 될 것임을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즉 상대의 생각을 빌려오는 단순제휴는 결코 성공적인 메디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충분한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다 쏟아내서 서로의 교차점을 찾아내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스와로브스키의 넘쳐나는 러브콜
협업 사례의 대표격은 뭐니 해도 스와로브스키(Swarovski)다. 1895년 오스트리아에서 설립된 크리스탈 제품 회사로 출발한 이 회사는 오늘날 고급화, 패션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의 최근 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치솟고 있다. 이는 이 회사가 이미 오래 전부터 자사의 상품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사와 협업에 주력해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귀족풍의 럭셔리 트렌드와 함께 세계 각국의 다양한 소비재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와로브스키와 합작한 다양한 상품이 선보여지고 있다.
LG전자는 4,900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 달린 명품 냉장고를 선보였다. 레인콤은 플래시 메모리타입 MP3플레이어 N11 목걸이형 제품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장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진도의 젊은 모피브랜드 ‘엘페(ELFEE)’도 스와로브스키와 제휴에서 다양한 크리스탈이 박힌 모피를 출시,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렇게 냉장고, MP3, 모피 등 모든 소비재 상품에 크리스탈을 박은 것은 상품의 품격을 올리는 지름길처럼 인식되고 있다. 또 반짝거리는 크리스탈의 화려함은 귀족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부합해 구매 욕구를 충동질 하고 있다.
루이비통과 할리데이비슨 사례
루이비통을 만드는 LVMH 그룹은(LouisVuitton - Moet • Henessy) 크리스찬 디올, 모에샹돔(샴페인), 헤네시 코냑, 펜디, 셀린, 크리스찬 라크르와, 지방시, 겔랑 등 60여 개 최고급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1위 명품 그룹이다. 대표적 자회사인 150년 된 루이비통만 지난 2년 동안 해마다 연간 38억 달러어치(약 4조4500억원 ) 제품을 팔아 판매율 두 자릿수 성장과 업계 최고 45% 수익률 2조 이상의 이익을 기록하는 회사인데 모에샹돔이라는 샴페인 까지 패션화를 시켜서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모에샹돔은 매년 시즌 트렌드 잡지도 발간하고 모에샹돔을 마시는 것 자체가 패션리더가 되는 길이라고 소비자에게 인식 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또 다른 예로 할리데이비슨이 있다. 이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에게 할리데이비슨은 제품이 가지는 기능이상으로 그들을 만족시켜주는 자유와 도전, 그리고 트렌드 리더로서의 자부심이다. 할리데이비슨 매니아들은 패셔너블한 타투를 몸에 새기거나 스스로 아웃도어 패션브랜드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패션산업은 디자인의 창조자 역할
이렇듯 패션산업은 소비자 마음 읽기를 통한 새로운 디자인 창조하기가 생활화 되어있는 산업이다 그리고 그 브랜드를 입는 것만으로 자신의 개성을 살리고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확실한 포지셔닝 전략을 가지고 브랜드 매니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패션산업을 최대한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하드소비재 산업군에서도 차별화 된 역량을 덤으로 얻어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차별화는 기본적인 기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기본 전제 하에 성립된다는 것 또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글/김해련 대표(아이에프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