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광고 크리에이티브 전략 다채로워
수많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기업들의 기발한 광고 전략이 점점 다채로워지고 있다. 지난 2000년 초, 국내 본격적인 티저광고 열풍을 몰고 온 인터넷 여성 포탈 사이트 마이클럽의 ‘선영아 사랑해’ 광고 캠페인은 당시 큰 화제가 됐으며, 2003년에는 KT가 전화로 사랑하고 이별하는 젊은 연인들의 이야기를 국내 최초로 드라마 CF형식으로 빌어 광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2004년에는 현대카드가 알파벳 A부터 Z까지 26개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카드를 미리 보여주는 광고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었고, 2005년에는 삼성전자 휴대폰 브랜드 애니콜이 뮤직비디오 형식의 광고 ‘애니모션’과 ‘애니클럽’을 선보여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올 초에는 “나는 에쓰-오일, 에쓰-오일, 에쓰-오일”과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등과 같이 한번 들으면 쉽게 따라 부르게 되는 CM송 구전마케팅과 전편 광고 하이라이트를 새 광고에 함께 보여주는 삼성물산 래미안의 연작 드라마 광고, 한 편의 영화처럼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영상으로 제작된 기아자동차 로체의 영화 광고 ‘애드무비’ 등을 이색 광고 전략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브랜드 이미지와 광고 컨셉을 특정 동작으로 표현해 소비자를 설득시키는 이른바 ‘모션(Motion) 광고’ 전략이 눈길을 끈다. 모션 광고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성이 잘 표현된 동작을 보여줌으로써 광고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거부감 없이 전달하는 것.

모션 광고 트렌드 선도
얼마 전부터 전파를 타고 있는 던킨도너츠의 새 광고 ‘제스처(Gesture)’ 편은 이런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준다. 길거리에 붙어있는 오케스트라 공연 포스터 사진과 집회를 알리는 종교인 포스터 사진, 버스 정류장 광고 속의 축구선수 골키퍼 사진, 버스 외부광고 속의 요가를 하고 있는 여성 사진 등을 통해 커피와 도너츠를 들고 있는 손 동작을 강조해 보여준다. 이는 던킨도너츠의 커피와 도너츠가 소비자 생활 속에 습관처럼 자리잡고 있는 제품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독특하면서도 친숙한 동작을 보여줘 소비자의 따라 하기 열풍을 일으켜 보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
KB카드 광고 또한 이런 모션 광고의 진수를 보여준다. 편리한 카드 생활뿐 아니라 다양한 부대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KB카드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광고는 핸드백과 지갑 속에서 뛰쳐나오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카드의 의인화 자체도 눈길을 끌지만, 제품의 특성을 잘 살린 모션 광고 전략이 더욱 호기심을 유발한다. 제작진은 좀더 현실적이고 생동감있는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해 처음부터 컴퓨터그래픽 작업은 배제하고 촬영 현장에서 지갑과 핸드백 등이 실제로 움직이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한다.


브랜드 이미지와 광고 컨셉 잘 살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광고 또한 마찬가지. ‘호주를 느낄 수 있다’는 브랜드 컨셉을 표현하기 위해 호주의 상징물인 캥거루처럼 점프를 하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광고에 담았다. 집 거실과 정원, 회사, 도서관 어디서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가고 싶을 땐 습관적으로 캥거루식 뜀박질을 한다는 내용의 이 동작은 이 회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BC카드 또한 경쟁이 치열한 카드 시장에서 고객들의 BC카드 사용을 습관화하기 위해 인기 스타 현영을 내세워 ‘좋은 카드 하나쓰기’ 동작으로 광고를 내보낸 바 있다. “아니야 아니야 하나만 하나만”이란 구호와 함께 쉽고 재미있는 동작은 소비자들이 결재 시점에 자연스럽게 BC카드를 떠올리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제일기획의 윤은진 AE(광고기획자)는 “광고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컨셉트를 가장 잘 표현하거나 소비자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동작들을 찾아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션 광고는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이해가 되고, 언제라도 특정 동작을 통해 브랜드가 연상되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뛰어나다”며 “향후에도 CM송이나 모션 광고와 같은 크리에이티브 전략이 각광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