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23
최근에 개봉된 로드 어브 더 링, 매트릭스, 슈렉 등 컴퓨터를 이용한 영화들이 강세입니다.
컴퓨터 기술을 이용한 영화가 수 십년에 걸쳐 갈고 닦은 기술로 인해 최근에는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부분이 컴퓨터로 조작된 것인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발달되었습니다.
이번 회에는 Visual Effect 분야가 어떤 방법과 기술로 발전되어 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지 토탈리콜,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리차드 코헌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일러스트 전공
1984년 쉐리단 컴퓨터 애니메이션 전공
PDI, 매트로라이트, ILM 등 근무
게임 회사 드루 픽쳐스, 로켓 사이언스의 창립멤버
쉐리단 비쥬얼 이펙트 프로그램 전임 교수
토탈리콜 : 아카데미 비쥬얼 이펙트 부문 수상
터미네이터 II : 아카데미 비쥬얼 이펙트 부문 수상
죽어야 사는 여자 : 아카데미 비쥬얼 이펙트 부문 수상
스타트렉 6 : 아카데미 비쥬얼 이펙트 노미네이트
StarshipTroopers, 데몰리션맨, 머미, 와일드와일드웨스트 등 다수..
정글 : 한국의 정글 독자들에게 본인 소개를 한다면..
Richard Cohen : 일러스트레이터로 수년간 활동 후, 1984년 쉐리단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졸업 후 PDI 에 입사, TV 시리즈를 주로 작업 했다. 당시 PDI, 지금의 드림웍스는 7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Flying Logo가 주요 작업이였다. 그때는 지금처럼 컴퓨터 그래픽이 일반화 되지 않아서 정부기관이나 군대, 학교의 커넥션을 통해 사용되었고, 아주 기본적인 작업만이 이루어졌다. PDI에서 근무하던 중 가장 주목할 만 것은 “오프라 인더스트리얼”이라는 단편영화였는데, 오늘날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획기적인 초기 작품으로 인정되고 있다.
PDI에서 L.A의 매트로라이트로 옮긴 후 본격적인 Feature Film을 작업하기 시작했다. 토탈리콜은 여기서 만들어졌고 이 영화의 X-Ray 장면은 최초로 시도 되었고, 지금도 여러 영화나 C.F에서 모방되고 있다.
이후 옮긴 ILM에서는 터미네이터 II를 작업 했다. 그때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리퀴드 메탈이나 몰핑 등 새로운 기법과 기술들이 총 동원된 다이나믹한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에서 지금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영화기법의 하나인 카메라 매핑도 최초로 시도되었다. 그 후 컴파운드 아이즈에서 StarshipTroopers, 데몰리션맨, 머미, 와일드와일드웨스트 등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보다 발달된 이펙트들을 선보이게 되었다.
정글 : 원래 일러스트 전공인데 Film Art Director로 전향하게 된 동기는?
Richard Cohen : 본격적으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하기 전에 일러스트레이터로 10년 정도 활동했었다. 그 당시 컴퓨터를 이용한 그래픽이 막 시작되고 있던 시기라, 나는 이 분야가 이제까지 본 가장 흥미있는 아트 형식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단지 형식만 다른 또 하나의 일러스트라고 생각했다.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은 후 쉐리단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정글 : 어떤 과정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Art director가 될 수 있는가?
Richard Cohen : 우선 아트 백그라운드가 필요하겠다. 좋은 작품을 가려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하고, 비쥬얼한 마인드가 강한 사람이어야 한다. 거기에 더해 컴퓨터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테크놀로지 또한 요구된다. 아무리 좋은 눈과 드로잉 스킬을 가지고 있다 해도 현실적으로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이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만약 아트 백그라운드가 없는 사람이고 비쥬얼 이펙트나 컴퓨터 애니메이션 분야에 활동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트 디렉터쪽 보다는 테크니컬 디렉터 쪽을 권하고 싶다. 쉐이딩 라이팅이나 시스템 어드미니스트레이터, 그래픽 프로그래머 혹은 TA (애니메이터나 아트 작업자를 위해 툴을 만드는 사람) 등의 분야도 수요가 많은 분야이다.
정글 :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과 이유는?
Richard Cohen : 터미네이터 II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수많은 새로운 기법이 최초로 시도되었고, 지금에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당시 시그라프에서 반사되는 메탈 기술을 선보이면 “와우~” 하던 때였으니, 터미네이터 II에서 선보인 아주 복잡한 메탈이나 몰핑 기술은 정말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금의 스튜디오 시스템과는 다르게 각 분야의 세분화 즉, 모델링이면 모델링, 라이팅이면 라이팅 이런 식으로 나눠진 것이 아니라 작업자가 거의 전 분야를 담당해서 장면 하나하나 작업했던 만큼 더 애착이 간다.
영화를 보면서 “ 내가 저 장면을 모두 제작했어” 라고 말할 수 있는 자부심... 그것은 꽤나 기분좋은 보상이다.
정글 : 당신이 필드에서 일했을 때, 초창기 근무환경은 어떠했는가?
Richard Cohen : 컴퓨터 이펙트 초기에는 지금처럼 프로그램이 작업과 동시에 결과물을 바로 보여주지 못하고 “쉘 스크립트”로 코딩을 하고 나서 시차를 두고 결과물을 비쥬얼로 보여 주었다. 물론 기술의 한계도 많았다. 마치 손발을 묶어둔 채 입으로 스트로우를 불어 그림을 그리는 기분이랄까.
또 하나 특이할 점은, 예전에는 작업자가 거의 모든 부분을 다 커버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마치 공장의 조립라인처럼 모델링, 라이팅, 렌더링, 애니메이션 등 전 분야가 세분화, 전문화되어 작업자는 한 분야에만 집중하면 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러한 시스템은 회사에 보다 유리하고 효과적이지만 아티스트에게는 개인적인 성취감을 떨어뜨린다고 여겨진다.
정글 : 당신이 담당하고 있는 쉐리단의 비쥬얼 이펙트 프로그램이 다른 유사한 프로그램과 구별되는 점은?
Richard Cohen : 캐나다에서는 최초로 설립되었고, 미주 전체를 통 틀어도 영화 기법을 주로 다루는 비쥬얼 이펙트는 쉐리단 이전에는 거의 전무했다. 지금은 몇몇 학교들이 쉐리단의 이펙트 수업과정을 모방하는 경우를 종종 보곤한다.
쉐리단의 비쥬얼 이펙트는 대학 수료 후의 포스트 디플로마 과정으로 카메라 매핑, 3D 트레킹, 패러렉스, 다이나믹, 컴파지팅 등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2학기때의 팀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회사에서 실무처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개인적으로 작업할 때 보다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이 프로그램을 졸업한 많은 학생들은 높은 취직률을 보이고 있다.
정글 : 앞으로 영화산업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 컴퓨터 그래픽이 어떤 부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과거와 비교해 앞으로의 영화 산업은 어떻게 발전할 것 인가?
Richard Cohen : 어떤 산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영화 산업도 비용에 의해 결정된다. 모든 것은 비용을 감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스턴트맨의 역할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대신하고, 카피 기능으로 액스트라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또한 애니매틱 (실제 영화 춸영전 약식 애니메이션으로 일종의 스토리보드 같은 것)으로 Pre Production을 쉽게 바꿔준다. 싸움 장면이나 아주 복잡한 카메라 무빙을 정교한 컴퓨터 애니매틱으로 시뮬레이션 해봄으로써 실제 촬영을 쉽게 한다. 그리고 지금도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는 모션캡쳐의 발달로 비용이 큰 애니메이션 부분의 지출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눈으로 보이는 것을 모두 믿지 못할 정도로, 비용이 소요되는 실사촬영에 있어서도 상당부분 컴퓨터가 대체할 것이다. 예를 들면, 영화에서 등장하는 프랑스 파리의 장면은 실제로 촬영한 것이 아니라 모두 그래픽인 것처럼, 많은 부분 컴퓨터가 이용될 것이다.
한가지 주목해야 할 분명한 점은 앞으로의 기술은 테크니컬한 부분보다 아티스틱한 부분에 더욱 중점을 두고 발전될 것이라는 점이다.
정글 :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터나 아트 담당자를 뽑을 때 포트폴리오는 어떤 면을 중점적으로 보는가?
Richard Cohen : 첫째도 둘째도 데모릴이다. 남들이 보지 못한 특이하고 높은 수준의 데모릴만이 직장을 보장한다.
여기에 보여주는 방식도 또한 중요하다. 가장 자신 있는 부분, 가장 최근에 만든 작품을 위주로 앞부분에 넣고 자신없거나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과감하게 잘라내야 한다. 긴 데모릴은 필요치 않다. 짧지만 가장 자신있고 잘 된 것만을 엄선해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깔끔한 라벨과 데모릴안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Contents, Shot breakdown 등도 좋은 프리젠테이션의 한 요소이다.
도움 | 유미코 켐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