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2-26
글:임지선(sunny@emotion.co.kr/이모션 디자인그룹 실장)
Samyang.com
새로 구축된 삼양사 사이트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기업사이트와 5개의 전문사이트로 구성된 e브랜딩 사이트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구축의 핵심 목표는 컨텐츠유저의 직접적인 개념분리가 없어 전문 컨텐츠로의 접근이 불편하게 되어있었던 기존의 사이트를 리뉴얼을 통해 사이트의 목적과 방향에 맞게 포지셔닝 하고 새로운 기업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것이었다.
Warming up
이미 온라인에서의 기업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는 기업의 사이트 리뉴얼인 만큼,후속 업체에서의 구축에 대한 심적 부담감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우선적으로 우리는 제안단계에서의 브레인스토밍을 매우 심도 깊게 가져갔다.
삼양사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매력들을 어떻게 하면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으로 통합시켜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형상화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주가 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우리는 생활, 그 자체로서의 삼양사의 이미지를 컨셉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컨셉에 맞춘 제안 시안은
첫째, 삼양사의 Bio산업을 보여주는 것과
둘째, 일상에서 만나는 삼양사를 표현하는 것.
이렇게 두 가지로 만들어졌다.
첨단의 이미지를 심플하게 보여주는 첫번째 스타일은 군더더기 없는 메인화면을 세련된 플래쉬로 표현하여 최소화된 컨텐츠와 비주얼한 코드의 조화를 보여주도록 하였으며 컬러를 최소화 한 두 번째 시안은 일상 생활을 시간의 흐름으로 끊어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 녹아 들어와 있는 삼양사를 단정하고 미니멀한 느낌으로 표현하였다.
(제안단계의 시안으로 전체컨셉은 ‘ Samyang Science;생활속의 작은기적’ 으로 오른쪽시안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상생활 속에 삼양이 있다는 컨셉이고,왼쪽시안은 삼양의 Bio산업을 어필하는 컨셉이다)
Start
제안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언제나 손 끝이 저리는 긴장감을 준다.
삼양사의 경우는 그 강도가 좀 더 심했다고 한다면 조금 과장일까?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많은 직원들과 타 부서 사람들이 제안 결과를 시도 때도 없이 물어왔다. 전사적인 관심이 무척 높았기 때문에 삼양사 제안팀은 왠지 모를 부담감과 긴장감을 함께 느껴야만 했다.
작은 에피소드 하나.
삼양사 프로젝트 수주하면 삼양라면은 공짜로 먹을 수 있냐고 물어오는 직원도 있었다면 믿겨지는지?
그렇게 업체 선정 시간이 다가오고 우리는 기대와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기다렸다.
선정만 된다면 정말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제안 리더만 보면 발표가 났냐고 물어보면서 지냈던 것만 같다.
마침내, 클라이언트로부터 최종적인 업체선정이 이루어졌다는 통보를 받고 우리는 의기충천해서 프로젝트에 몰입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나 만만치 않은 것이 바로 모든 프로젝트의 공통점!
무엇보다도 공식적인 오프라인상의 광고가 존재하지 않는 기업이었기 때문에 삼양사의 대표적인 비주얼 아이템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운 정책이 오고 갔다.
컨설턴트와 디자이너가 주축이 된 프로젝트팀은 끊임없는 전략회의를 통해 삼양사의 기업 브랜드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해 나갔다.기업 비전과 위상에 걸맞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온 오프라인 통합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한 고객 만족을 위한 e브랜딩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 전반에 대해 차츰차츰 이견을 좁혀나가는 길고 숨막히는 작업을 계속해갔다.
생활속의 삼양 (Samyang In Everyday Life)
삼양사를 e브랜딩화 하는 첫번째 과제는 우리가 직접 삼양을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우선 대전에 있는 삼양사 역사박물관 투어를 기점으로 삼양사에 대한 학습을 시작하였고 끊임없는 고민과 체험을 통해 생활 곳곳에 삼양이 녹아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나가기 시작했다.
커피를 마시면서도 설탕 봉지에 쓰여져 있는 삼양사 로고를 보며 신이 나 했고 밀가루, 식용유 등 곳곳에서 만나는 삼양사의 로고가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단순히 그러려니 하는 피상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가 삼양사를 느끼게 되는 과정.어찌 보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 것들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우리가 고민했던 것은 우리가 느낀 삼양을 어떻게 표현해 낼 수 있겠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사업단위별 e브랜딩
여러 가지 이슈들이 공존하는 난해한 프로젝트이기도 했던 금번 프로젝트에서 제일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제조기업의 전통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삼양사의 정통성을 보여주면서 e비즈니스의 기능과 온라인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전달을 함께 이루어내야 하는 것이었다.
다양한 needs를 하나로 묶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는 것.
우리는 새로운 e비즈니스와 온라인 마케팅을 위해서 컨텐츠 기획적으로 온라인을 통한 PR/IR을 강화하고, 채용 및 고객상담이 용이하도록 정보 중심으로 구현하였으며, 식품, 화학, 의약, 산자용섬유, 믹스앤베이크 로 나눠진 5개의 BU(Business Unit)별 사업 분야들이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브랜드사이트와의 통합적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삼양사의 일반고객과 전문고객에게 정보를 자연스럽게 나눠서 제공하고, 기본적으로 일반고객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면서도 단위별 사업분야를 통합적으로 분리해 향후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포탈로서의 발판을 확보해 나가도록 하였다.
이렇게 기존의 사이트에서 각 역할별로 사이트를 분리시키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삼양사를 위한 마케팅 기획 슬로건을 도출하였고 이를 제작(기획 Concept, Copy Concept, Design Concept)전반에 걸쳐 적용시켜 나가는 작업을 진행해 나갔다.
이는 Samyang.com뿐 아니라 5개의 BU(Business Unit)별 소 사이트에도 적용시켜 통일감 있고 일관성 있는 마케팅 홍보 역할에 주력해 나갔다.
(삼양사 전문 BU사이트 ; 전체적인 디자인컨셉은 삼양사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며 컬러로 차별화하여 표현하였다. 왼쪽부터 식품, 의약, 화학, 산업자재용섬유, Mix & Bake)
틀에 박힌 디자인스타일 버리기!!
디자인.
기획적인 방향이 어느 정도 구체화되고 있을 때, 디자인 팀은 원초적인 고민에 휩싸였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은 정답과 같은 기업사이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업사이트라고 하면 GNB구조가 붙어 있어야 할 곳에 붙고, 이미지 영역이 예정된 곳에 붙어있는 사이트라야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관례이다.
사실 좀 더 다른 스타일을 원하는 클라이언트라 해도 리스크를 가지고 가는 디자인은 아무리 타일이 근사해도 대부분 선택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정답 같은 디자인으로는 삼양사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키기엔 어림 없었다.
여러 번의 사이트 구축 경험을 가지고 있었던 삼양사 클라이언트는 좀 더 색다른 것들을 요구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디자인적으로 이슈를 몰고 다닌 사이트였으니.. 그런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또 그만큼 까다로운 클라이언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1. Grid System
평이한 듯 하면서도 좀 더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서브 depth 의 메뉴를 포함하는 비주얼 영역을 좌측에 세로로 구성하였다.
자칫 컨텐츠 영역이 좁아져 보여 답답하거나 복잡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최소화 하기 위해 컨텐츠 영역에 대한 세부적인 디테일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만 했다.
(오른쪽 Utility Menu: 5개의 전문사이트 및 삼양사 기업사이트로의 이동을 위한 Global Navigation
Visual Zone: 왼쪽에 세로로 위치하며 동시에 서브 depth의 메뉴역할을 한다.
Flash Zone: 3개의 대형 Flash메뉴가 페이지마다 링크 되어 삼양사의 기업 브랜드를 시각적인 간접효과를 이용해 보여주고자 하였다.)
2. Interactive 요소
삼양의 오늘을 보여주는 Samyang Introduction, Samyang역사관, Samyang In Everyday Life.
이렇게 세 개의 섹션을 주제로 플래쉬 무비를 제작, 좀 더 미래지향적인 삼양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Samyang Introduction ; 삼양의 오늘, 삼양의 도약, 삼양의 미래 이렇게 총 3개의 메뉴로 구성되어 있으며 삼양의 초기에서 현재에 이르기 까지를 짧은 Copy들과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
(Samyang 역사관 Tour; 연도별로 삼양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3D 입체 공간을 이용해 다이나믹하게 표현해 주었다. 여기에 사용된 이미지 컷들은 대전 역사박물관에 방문해 디지털카메라로 직접 찍은 소스들이다)
(Samyang In Everyday Life; 식품, 의약, 화학, 산자용섬유, 환경의 메뉴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어떻게 흡수되 있는지를 실생활 이미지와 전문적인 일러스트 이미지로 조화롭게 표현하였다. 이 메뉴 플래쉬 무비 작업을 위해 컨셉부터 각 서브섹션에 해당하는 이미지 컷까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보아온 이미지들을 직접 촬영하며 스토리보드 작업과 카피작업을 병행했다)
3. Color & Visual
삼양사의 로고. Color는 Red.
그러나 향 후 C.I 아이덴티티에 있어서의 변화 가능성으로 인해 우리는 삼양사의 로고와 Color를 사용하는 것에 제약을 받았다.
결국 수 많은 논의를 통해 Main Color를 Orange로 정하고 각각의 Sub Color들을 동일 계열로 적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전반적으로 Color가 면적에 크게 들어간 방식을 지양하고 적당한 플래쉬 효과를 가진 Visual과 함께 사용하여 세련된 분위기를 내고자 하였으며 Main Color는 GNB Navigation에서만 심플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처리하였다.
이는 Main Color를 사이트 전반에 보여주는 지루한 방식에서 탈피, Main Color를 마치 Point Color처럼 보여주는 방식으로 선택해 절제된 스타일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Never ending story.
앞 서 잠깐 밝혔듯이
처음 시작단계부터 스타일이나 비주얼, 컬러 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내어야 하는 메인 페이지 디자인이 큰 이슈로 떠올랐다.
C.I 의 소극적인 사용, Color에 대한 제약, 여러 가지의 사업BU를 가지고 있는 삼양사를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등등 수 많은 난관이 복합적으로 얽혀 들어가 있었기에 아무도 정답이란 것을 확신할 수 없는 미로 같은 상황이었다.
오픈 전까지 계속 발전시키며 작업하자고 클라이언트와 얘기했지만 정말이지 메인 페이지 때문에 오픈이 늦추어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메인 페이지 시안만 30개 가까이 들어갔고 메인 페이지에 해당하는 Visual만 수 만개가 넘게 찾아보았다면..믿을 수 있을까?
이미지 중심의 초기 시안
(가족, 사람들 간의 행복을 이미지로 보여주고, 뉴스 및 전문사이트의 컨텐츠를 노출시키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메인 페이지에서 삼양사라는 기업을 대표하는 Visual을 하나로 함축 시켜 보여주는 과정에서 클라이언트와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보통의 기업사이트의 경우는 오프라인의 광고 마케팅 컨셉과 동일하거나 또는 상징적인 유사점을 가지고 있는 스타일의 비주얼을 사용한다.
대부분, 자연이나 사람이 그 대상이 되는데... 삼양사가 원했던 것은 그 무언가 다른 것이었다.
한 기업의 이미지를 하나의 비주얼로 규정한다는 것은 정말 큰 리스크이자 부담이었다
클라이언트와 함께 밤 늦도록 회의를 계속 하고 수 많은 이미지 사이트들을 밤 새도록 찾아 다니고 이미지 서적이나 광고 서적을 몇 권이나 보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가족, 사람들, 자연, 광활한 대지 등등 수많은 이미지들이 전부 아니라는 결론이 났고
다시 처음부터…
중간 단계의 메인 시안들에서는 차라리 이미지를 제외하고 Color와 Metaphor로만 표현하는 방식도 시도되었다. 하지만 Color와 Metaphor만으로 삼양사의 전체 기업이미지를 표현하기에는 클라이언트의 Needs를 충분히 수용할 수 없는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다.
메인 컬러와 전문사이트 컬러, 그리고 메타포 위주로 구성하여 심플하게 보여주는 시안
그리고 또 다시.
수 많은 시행착오와 논란을 거듭하면서 우리는 좀 더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생활 속의 삼양. 그 컨셉에 가장 맞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결국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사람. 그리고 미래. 삶의 희망. 그건 바로 어린아이의 모습이었다.
아이들의 이미지를 위주로 구성, 면 분할을 이용한 그리드와 컬러 중심의 시안
물론 처음부터 제안되었던 이미지들이었다.
하지만 좀 더 다른 그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혹독한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에서 결국은 그 것이 바로 정답이라는 확신을 굳혀갈 수 있었다는 것이 소득이었다고 말한다면 억지일까?
어떻게 생각하면 너무나 단순한 이미지 키워드 일지 모르지만 컨셉에 따라 여기까지 오기에는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Samyang.com 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 수 있었다.
Teamwork
당연한 말이지만. 웹 사이트란 건 한 두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팀웍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삼양사는 내부적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프로젝트였다.
최고의 퀄리티, 최고의 기획력, 최고의..최고의….를 끌어내려다 보니 팀원들간의 대립도 심했고,
그런 대립은 프로젝트를 더욱 어렵게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결국은 우리 모두를 강하게 하고 서로를 좀 더 이해하게 하는 중요한 시간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 많은 팀원들이 조금씩 더 양보하고 프로젝트를 위해 매진해 주었던 것이 너무나 감사할 뿐이다.
특히 항상 맛있는 간식을 사 들고 회사에 찾아와 우리를 격려해 주고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파트너의 관계로 오픈 때까지 우리를 믿고 따라와 주신 클라이언트 분들께 감사 드린다.
그리고.
HAPPY NEW YEAR!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