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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브랜드를 벗고 트랜드를 입자!

2003-12-08


“네티즌의 감성을 훔치라니, 우리가 인터넷에 접속해있을 때와 밥 먹고 머리 긁고 TV 볼 때와 감성이 다르기라도 하단 말이오?”
다르지요. 많이 다릅니다.
우리가 양복 입었을 때, 예비군복 입었을 때 하는 생각과 행동이 다르지 않습니까?

네티즌의 트랜드… 온라인 트랜드라고 해두죠.
온라인 트랜드에 대해 꼼꼼히 체크하고 법칙성을 발견하실 것을 권합니다.
오프라인 트랜드와 온라인 트랜드가 서로 사맞지 아니합니다.
필자의 견해로는 온라인 트랜드를 주도하고 있는 몇 가지 사이트만 잘 벤치마킹해도 여러분의 카피 실력. 크리에이티브 실력이 일취월장 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소결론!
‘브랜드 퍼스넬리티(Bran Personality)’을 강력하게 반영하면 사장님은 좋아하시지만,
네티즌이 좋아하는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네티즌만의 코드인 ‘온라인트랜드’ 를 깊이 반영해야 한다는 말씀.


데일리포커스 한 주간지의 10월 9일자 컬럼에서는 이 웹 트랜드를 절묘하게 탄 사이트를 몇 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 소개된 몇 개의 사이트가 마침 필자가 주장하는 ‘온라인 트랜드’를 정확히 꿰고 있기에 심층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브랜드 사이트는 고객이 좀처럼 재방문을 하지 않습니다.
네티즌들은 브랜드 사이트를 감상을 위한 1회성 방문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바꿔 말하자면, 브랜드성이 너무나 강조가 되었기에 순수하게 즐길 컨텐츠가 없기 때문이며, 고도로 커뮤니케이션이 발달된 사회에서 우리 대부분은 ‘나는 마케팅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는 저항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바나나 우유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바나나우유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줘도 입지는 않습니다.^^)

아래에서 소개해드릴 모든 사이트가 이러한 브랜드사이트의 숙명적 단점을 ‘강력한 온라인 트랜드의 반영’을 통해 뛰어넘은 사이트입니다.

이 기사를 꼼꼼히 보면 눈에 띄는 몇 가지 팩트들이 있습니다.

1. 죠리퐁을 좋아하는 네티즌 팬클럽들이 모여 죠리퐁랜드를 만들었고, 크라운 제과에서 이를 바탕으로 리뉴얼하였다.
2. 11월 11일 빼빼로 데이를 자극하는 빼빼로 사이트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플래시 송 시리즈의 형식을 차용하여 ‘빼빼로 송’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3. 해태제과 사이트는 해태제과의 제품들을 캐릭터화 하여 친근함을 더해주고 있다.
4. 롯데리아는 버거를 테마로 가상주식컨텐츠 ‘버거스닥’,임무를 부여하여 버거를 상으로 주는 ‘미션버거’ 으로 방문고객이 배이상 늘어나고 패스트푸드 사이트 1위를 탈환했다




온라인에서 보편화 된 폐인문화 중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집착하기’를 통해 존경(?)을 받는 독특한 문화가 있습니다.
‘콘텍600, 고래밥, 죠리퐁 등이 몇 개의 내용물이 들어있는가’를 주제로 토론했던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럴 경우 성실하게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답변을 해준 브랜드들은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주고 충성도를 얻기도 했었죠.

이러한 온라인 트랜드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용감한 브랜드 사이트, 더 없을까요?

앞서 말씀 드린 빼빼로 사이트가 있습니다.
감기송, 숫자송 등으로 유명해진 엔토이닷컴이 있죠. 귀엽고 깜찍한 플래시로 세대를 초월하는 온라인 트랜드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이 트랜드에 기가 막히게 발 맞추어 빼빼로데이 부밍업(booming-up)이라는 마케팅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네티즌과도 더욱 친해진 빼빼로 사이트의 ‘빼빼로사이트’ 역시 걸작입니다.

사실, 네티즌과 친해지고,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서비스를 온라인적으로 제공하라는 것은 웹기획, 웹카피를 풀어나가는 하나의 방법일 뿐입니다.
나이키나 스타벅스 같이 그 브랜드의 가치가 일정 임계점을 넘어버린 브랜드라면 이렇게 브랜드와 트랜드를 뒤섞어 브랜드이미지에 혼란을 가중시킬 필요는 없죠.
이런 브랜드라면 브랜드퍼스낼리티만 명확하게 표현해줘도 네티즌들은 좋아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슈퍼스타급 브랜드가 아닌 이상, 클라이언트만 좋아하는 강력한 브랜드사이트를 구축하기 보다는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서비스와 컨텐츠를 좀 더 적극적으로 모색할 방법을 찾아보실 것을 권합니다.
왜냐?
첫째로, 사이트의 트래픽이 오릅니다. 그리고 브랜드와 웹사이트에 대한 유저들의 충성도가 높아집니다.
둘째로, 충성도 높은 유저들은 마케팅메시지에 더 적극적으로 액션해줍니다. 클라이언트로부터 칭찬을 들을 수 있죠.
셋째로,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 웹사이트의 크리에이티브가 강력해지고 개성있어지므로 웹카피라이팅을 수행함에 있어 더 손쉽게 멋진 카피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컬럼에서는 구체적인 카피라이팅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명컨셉하에서는 명카피가 자연스럽게 쏟아져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컬럼에서는 실제 웹기획.웹카피라이팅에 적용된 것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트랜드들의 일면을 보여드렸을 뿐입니다.
여기에도 온라인 트랜드를 엿볼 수 있는 기사가 하나 있군요.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온라인 트랜드를 엿볼 수 있는 기사 >>



브랜드를 버리고 버거포탈의 권위를 얻은 버거매니아닷넷
필자가 직접 카피라이팅한 사이트를 소개해드리는 점에 대해 대단히 쑥스럽게 생각합니다.
어쩄든 이 버거매니아라는 사이트는 사실 ‘롯데리아’의 사이트입니다.

특히 롯데리아는 2위와 차이가 많이 나는 1위 브랜드로서, 후발브랜드 대비 자신있는 포지셔닝을 함과 동시에 롯데리아의 색깔을 최대한 지운 중립적인 버거사이트를 표방하여 ‘버거에 대한 담론’을 꽃피움으로써 재방문은 물론 커뮤니티를 성숙시키려는 의도로 기획되었습니다.
필자는 이 사이트의 기획에 참여하면서 온라인 트랜드의 중심인 ‘메타포’와 ‘댓글놀이’, 그리고 ‘디카문화’ 등 참여문화를 깊게 고려했습니다.
따라서 브랜딩의 중압감에서 벗어난, 온라인 트랜드에 충실한 킬러컨텐츠를 기획할 수 있었고 그러한 카피를 자신 있게 써낼 수 있었습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시죠. 버거매니아(롯데리아)사이트의 상단입니다.
브랜드 사이트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속성인 멋진 슬로건도, 품질이나 상품, 맛 얘기도, 캐릭터나 로고타입도 지웠습니다.
웹카피라이터인 필자가 아낌없이 카피라이팅을 포기했습니다.
그 공간을 네티즌들의 카피로 채워버렸습니다.
대신 관리자가 질문을 던집니다.
“출시 1개월..호밀빵 재신임을 묻는다”라는 카피를 던집니다.
때마침 대통령의 재심임 정국과 맞물려 롯데리아 호밀빵 출시에 따른 고객 선호도를 묻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로그인한 유저가 한 줄 답변을 달고 다음 글들이 올라올 때까지 메인화면 상단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러한 질문을 만일 게시판이나 poll로 했다면 별 재미가 없었겠죠?
또한 재미있는 댓글도 안나왔겠죠?
맛있다, 맛없다로 그쳤을 댓글들이 이렇게 풍성해졌으며 이 댓글들이 고스란히 롯데리아의 ‘온라인브랜드’를 살찌우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온라인이기에 가능한 ‘실시간 카피, 독자가 쓰는 카피’의 실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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