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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 리뷰

복합체,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건축

2011-09-23


건축가의 실험정신은 건축을 살찌우는 중요 요소로 작용한다. 창의성을 근간으로 건축에 대한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건축가그룹 운생동(韻生同)은 뛰어난 예술품을 뜻하는 ‘기운생동(氣韻生動)이란 이름처럼 젊고 실험성으로 가득 찬 건축집단이다. 건축의 문화적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발현해 내기 위한 운생동의 개념적 건축은 크링, 예화랑, 생능출판사, 디자인센터, 광주비엔날레 전시 공간, 서울시립대 캠퍼스 컴플렉스, 서울대 건축대학 등의 다양한 실험 작업으로 나타난다. 또한 복합체라는 개념건축을 중심으로 건축, 예술, 전시, 인테리어, 조경, 도시, 문화를 넘나들면서 세계적인 건축을 실현하기 위한 왕성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복합체는 서로 다른 성질의 것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구조를 말하며, 본래 성질을 간직하면서도 대립하지 않고 화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축가 장윤규는 독창성은 복합체에서 비롯된다고 믿으며 동양적인 사고와 통한다고 설명한다.

에디터 | 이영란, 김윤희
자료제공 | 건축가그룹 운생동(www.usdspace.com)

운생동의 조직구조는 건축의 다양한 분야인 건축설계, 인테리어, 건축기획, 프로그램밍, 대단위 단지계획 등의 여러 분야를 협력건축가의 방식으로 수행하는 건축가들의 협력집단체로 표현된다. 그 실체를 살펴보면 서울오피스에 장윤규 교수, 신창훈 소장, 이영범 교수, 뉴욕오피스에 윤정현 소장을 주축으로 건축가그룹이 결성되어 있다. 그러한 작업의 결과는 지난 2007년 Architectural Review에서 수상하는 AR Award와 2006년 Architectural Record에서 혁신적인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Vanguard Award를 수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2001년에는 일본저널 10+1 세계건축가 4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이태리 저널인 DOMUS, 중국 상하이저널 SPACE, 독일의 DB잡지와 신문, Architectural Review에 작품이 소개되기도 한다. 지난 2007년에는 버클리 건축대학에서 한국건축가로서는 최초로 특별 초청강연을 하였고, 2008년에는 영국왕립건축가협회 초청강연, 2010년 하버드 건축대학원 전시 및 초청강연회를 가지며 세계적인 건축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여하는 한국공간디자인대상과 2008우수디자인(GD) 국무총리상 및 우수디자이너상, 건축가협회상, 건축문화대상, 서울시건축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을 쫓아 운생동건축은 얼마 전 영문판으로 제작된 작품집 ‘COMPOUND BODY : UNSANGDONG Architects'를 발간하기도 한다. 책의 출판은 출간의의에서 밝혔듯 그동안 세계건축계의 흐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한국건축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교두보적인 작업인 셈이다. 총 606페이지에 이르는 작품집에는 장윤규의 건축론 ’복합체‘ 즉, 신화, 클립시티, 인간이 동물 되기, 스킨스케이프, 반응체, 부유체, 상상체 등의 이론적 담론들과 실험적인 작업들을 엮고 있어, 운생동의 건축철학과 정신, 건축적 프로세스와 개념들을 세세하게 엿볼 수 있다. 또한 운생동은 쌈지프로젝트, 포아전시, 서울시립미술관 청계천 전시, 경계경보전시 등 스페이스 코디네이터의 개념을 도입하여 건축이외에 다양한 장르의 예술 활동을 실험하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건축가 장윤규는 국민대 건축대학 교수와 건축을 넘어서 문화적 확장을 위해 갤러리정미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헤럴드경제가 선정하는 올해를 빛낸 문화인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건축가 신창훈은 실험건축, 개념적 건축을 실현하기 위해서 장윤규와 함께 건축가 그룹 운생동을 결성하여, 한국건축의 새로운 건축적 실험을 주도하는 리딩 건축가로 활발한 작업을 이끌고 있다.

사람들이 체험해보지 못한 특이하면서도 새로운 공간을 구현하려고 하는 운생동의 건축은 여러 건축 작업에서 잘 나타난다. 주택전시장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계획된 크링은 기업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과 공간적 가능성을 획득하는 브랜드 스페이스를 제안한 것이다. 이를 위해 어울림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건축의 형상화를 통하여 구축하고 있다. 도시를 향해 이미지를 발산하고 도시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커다란 울림통이 전면 파스드에 구현되었다. 그러한 울림통은 꿈이라는 개념과 연결되고 공간을 관통하는 울밍의 원통들은 꿈과 열정, 소통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예화랑은 '스킨이 공간되기'라는 스킨스케이프의 개념을 적용하여 파격적인 외관을 만들고 있다. 여기서 스킨은 공간의 틈새를 가지며 내외부의 모호한 경계를 이끄는 가벼운 물성의 표피이며, 틈새의 스케이프를 만드는 방식을 통해 그 안에 숨겨진 공간의 풍부함을 이끌어내고 있다. 파주의 생능출판사에서도 운생동의 실험적 공간 프로그램은 잘 읽혀진다. 새로운 지형의 그릇을 제안하면서 서로의 이야기와 토론을 즐기는 충돌의 지형을 탐구한 것이다. 새로운 지형의 그릇은 균질화된 전시공간의 체험을 제공하며 자연의 대지형상을 추상적으로 변화시킨 쌓아놓은 듯한 콘타지형도(Map of Stacking Contour)를 제안한다. 외부에서 볼때 단면의 변화를 이용한 보이드와 솔리드 공간이 교차하는 지형의 쌓기에 의해 공간이 구성되고 있다. 이러한 지형의 충돌에 의해 파생된 계단과 같은 쌓기는 피라네시(piranesi)의 공간적 구조와 맞물려 있는 셈이다.

건축으로 복합체의 가능성을 실현해 보고자 하는 운생동은 최근 공간을 주제로 한 아트·건축 전인 뉴욕전시를 준비 중이다.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것을 통해 운생동의 건축을 현재와 미래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이렇듯 운생동의 열정적인 건축 활동은 자신의 건축을 이론화하고 국내는 물론 세계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운생동의 실험적인 건축을 위한 공간 프로그램은 항시 개념적 건축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기운생동을 향한 건축의 예술성,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건축을 위한 운생동의 행보는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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