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31
건축은 자연환경의 풍족한 그늘 아래 더욱 생기를 머금게 된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자연환경을 해하지 않고 자연과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유기적인 건축이 더욱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최근 지구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생태건축이 지속가능한 건축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자연생태계의 일부로서 건축이 이루어지고 자연의 순환관계 속에서 환경오염 없이 자연에너지를 활용하고 생태계를 고려한 다양한 건축적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자 | 김정현, 박민혁
자료 | NoDD Architecture Design Group www.ecoarch.org
노둣돌건축은 함축적으로 집약된 건축언어로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척박한 건축환경에 노둣돌을 놓듯 생태건축의 진정성을 토대로 연구, 교육, 작품활동을 전개하는 건축집단이다. 노둣돌건축은 지난 1996년 1월 시인이자 건축가인 이윤하 대표에 의해 처음 설립되었고, 1998년 생태건축연구소를 열면서 국내 최고의 생태 및 친환경건축 연구소이자 건축사사무소로 자리 잡았다. 이윤하 대표는 지난 2004년부터는 생태환경건축아카데미를 설립하여 그 스스로 원장으로 활동하는가 하면 한국건축가협회 친환경건축위원장으로,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와 한국친환경건축연구원 이사로, 국토해양부 엔지오정책자문위원회 위원과 친환경건축설계아카데미 교육부장, 서울시 친환경건축물인증평가위원회 위원 등으로 친환경건축의 확산과 자리매김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MBC특강을 비롯하여 다수의 강연을 진행하는가 하면 경희대건축대학원, 건국대건축대학원, 우송대, 홍익대 등에서 친환경건축과 건축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이 대표의 친환경건축에 대한 열정은 태안사 조태일기념관으로 제1회 한국목조건축대전 본상, 퇴촌 물아당으로 한국생태건축학회 작품상, 강릉 하늘 뜨락으로 제1회 대한민국생태환경대상(설계부문), 서울특별시장 표창장 수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안양 비웅사, 세진당, 어깨동무어린이집 등 친환경을 주제로 한 건축 작품으로 구현되고 있다.
자연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생태학적 인식으로부터 출발한 생태건축은 서구 합리주의와 경제성의 가치숭상으로 빚어진 획일화, 비인간화, 생태환경의 파괴의 모순을 초래한 근대이후의 건축양상에 대한 반성으로 새로운 건축적 대안의 모색이라 할 수 있다. 근대이후의 건축은 인간에 의해 자연지배와 물질의 무한한 이용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이론으로서의 자본주의의 막강한 지원을 받으며 세력을 키워왔다. 산업혁명을 거치며 마치 전차군단처럼 무지막지하게 밀어 부쳐온 이 자연지배관 위에서 진행된 근대화 · 산업화 과정은 일견 인류를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을 가져왔다는 식의 표피적 성과는 거두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과 자연의 생존을 위협하는 인류의 환경을 피폐화하면서 전 지구적 생태위기를 초래했다.
노둣돌건축이 1990년 중반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할 당시의 건축방향은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 거창할 것 없이, 청년건축가의 눈으로 세상을 읽고 성숙해 가는 나이만큼의 걸음으로 세상을 사는 것이다. 다원주의를 기반으로 불명확성 속에서 명료성을 찾고, 지금 몸을 의지한 시대의 나선형적 진보를 믿으며, 건축학도의 프레임으로 사회와 소통하는 일이다. 이윤하 대표는 지금까지 사무소에서 십여 년을 천착하고 있는 ‘환경’이라는 주제도 일련의 과정상의 탐구이고, 노둣돌건축이 지닌 특성의 일부일 뿐, 함의와 지향은 더 큰 담론을 받기 위한 발전적 이행과정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사무소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그 맥락을 연계하는 작업의 주제로서 ‘에콜로지(Ecology)’와 ‘지속가능한 건축(Sustainable Architecture)’이 주요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윤하 대표는 이 분야에 대하여 한창 기초연구 중이던 지난 2000년에 방문하게 된 시드니올림픽 사이트의 환경친화적 설계와 올림픽위원회 및 시민사회의 노력을 목도하고 더욱 신념을 얻었다. 호주정부와 시민사회가 ‘홈부시베이’라는 쓰레기 매립장을 환경올림픽의 사이트로 훌륭하게 재생시킨 것을 확인하였으며, 아직 걸음마 수준에 있는 국내 환경관련 건축 및 도시에 대한 건축문화운동을 시작하기에 이른 것이다. 또한 건축과 사회의 소통 수단을 환경이란 주제로 삼아 정치, 경제, 문화 등과 통섭을 꾀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생산, 민주주의와 민주사회로 진일보하는 단초를 발견하게 된다.
생태건축연구소 노둣돌은 근대건축 이래 엄청난 속도로 잠식되어 가고 있는 자연환경과 인간의 이기를 경험하면서 우리사회에서 ‘건축의 희망, 희망의 건축은 아직도 유효한가?’라는 길 찾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생태건축의 실현을 위해 생태계의 순환성과 소통체계를 찾아가고자 하는 생태건축의 기본개념을 건축이념으로 삼아, 생태주의에 관한 건축적 연구 활동과 건축미학의 친환경적 재해석을 통한 건축설계를 하기 위해 정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윤하 대표는 얼마 전 ‘한국 · 오스트리아 지속가능국제건축전’의 초대작가 겸 건축부문 코디네이터로 활동한 바 있다. 오스트리아 'architecture in prigress'와 한국 YMCA가 공동기획한 이번 건축전은 제로하우스와 저에너지 주택 등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친환경·저에너지 건축을 엿볼 수 있는 전시로 서울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천안과 광주, 여수 등 전국 8개 도시에서 지속되었다. 이처럼 이 대표는 확고하게 정립된 친환경건축과 생태건축의 개념을 토대로 환경을 통한 건축사회의 소통과 확산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다. 그의 올곧은 생태건축의 행보는 그가 만들어내는 건축작업에 조심스레 깃들게 되며, 노둣돌건축이 추구하는 생태주의와 친환경적 건축미학은 희망의 건축이 되어 세상을 밝게 비추게 된다.
이윤하 Yun-ha Lee
시인이며 건축가이다. 건축사사무소 노둣돌, 생태건축연구소 대표이다. 2004년부터 생태환경건축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건축가협회 이사 겸 친환경건축위원장,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 이사, 한국친환경건축연구원 이사로 있으며 국토해양부 엔지오정책자문위원회, 서울시 주거정책심위위원회, 친환경건축물인증평가위원회 등의 위원과 국토부 친환경건축설계아카데미 교육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생태환경대상/설계부문, 한국목조건축대전 본상, 한국목조건축대전 본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