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26
집은 삶의 보금자리이며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쉼터와 같은 소중한 공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집을 마련하기 위해, 더 나아가 넓고 좋은 집에 살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집(家)은 우리에게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평론가 김서령(김서령의 家 저자)은 “사람은 집에서 나고 집에서 살다 집에서 죽는다”고 말한다. 즉, 집은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닌 우리의 삶의 자취가 묻어나는 곳이다. 바쁘게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집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거나 목욕을 하며, 느긋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어한다. 유이화 소장은 도심 속 일상에서 지친 현대인들에게 현재의 일상과는 다른 특별한 주거 공간을 제안한다.
휴식의 여유
빠른 것이 최고가 되어 버린 현대 사회에서 이제는 ‘느리게, 그리고 단순하게 살기’가 새로운 화두이다. 삶을 느긋하게 즐기고 싶어하는 다운시프트(Downshift)족이 증가함은 물론이다. 생활의 여유를 중시하는 이들에겐 집 또한 최상의 휴(休)의 공간이어야 한다.
66평형 주거공간은 장식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선적 요소를 강조하여 절제되고 단아한 공간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숨쉬는 자연적 소재가 주는 은은한 멋과 동양적인 우아함이 어우러져, 편안하면서도 신비로움을 잃지 않고 있다. 외부와 내부가 연결되는 공간에 기둥으로 생긴 데드스페이스를 활용한 중정은 발코니가 없는 단점을 극복하여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훌륭한 연출 공간으로서 예술적 가치를 높여준다. 히노끼, 천연대리석, 자연채광과 유사한 시스템 조명 등으로 마감된 마스터룸의 욕실은 마치 리조트나 스파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일상 생활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66평형은 최상의 쉼의 공간으로 재해석되었다.
Spirit of Freedom
85평형은 진취적이고 파격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현대인을 위한 뉴욕 로프트 스타일의 시크하고 감각적인 주거 공간이다. 대담한 자유 곡선의 공간이 거실과 마스터룸을 하나로 연결하여 다이내믹한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구조미가 돋보이는 라운드 계단과 자연을 담은 중정 공간이 다채롭게 빛과 어우러져 세련미를 더해준다.
거실이 창과 창을 사이에 두고 일렬 배치되어 공간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면서 채광, 통풍의 기능성을 높여준다. 높은 천장고의 탁트인 거실 중앙의 특수제작된 구름형상의 한지등은 자유로움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오브제이다. 마스터룸뿐 아니라 게스트룸 또한 럭셔리한 욕실이 딸린 스위트룸 형식으로 세컨드 마스터룸의 역할을 가진다. 마스터룸은 진부한 방식의 공간 배치를 뛰어넘는 파격적 공간을 구성되어 있다. 집을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여기는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여, 마스터룸 공간에서 욕실의 비중을 크게 두었는데 객실 부티크 호텔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2층의 멀티룸은 미디어룸, 홈바 등으로 개성에 따라 다양한 용도와 방식으로 자유롭게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풍류의 멋
84평형 공간은 자연과 더불어 삶의 풍류를 만끽하며 화려함보다는 단아함이 깃들어 있다. 한국 전통의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외부공간과 내부를 연결해 주는 중정은 집안으로 들어온 작은 자연으로서 낮은 평상의 다실공간과 거실, 주방, 식당 등의 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창과 출입구를 사이에 두고 현관 다실, 중정이 일렬배치 되어 다실과 중정을 사이에 두고 조망을 바라볼 수 있어 집안의 넉넉하고 풍요로운 첫인상을 전달한다. 공간 곳곳에 다실의 꽃살, 특수제작된 옻칠, 자개장 등은 섬세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며 우리의 멋과 가치가 은은하게 묻어난다. 마스터룸 벽 전체를 하나의 병풍으로 연출하여 동양적인 미를 극대화시키면서 침실과 욕실을 시각적으로 다양한 변화시킬 수 있어 재미와 기능성을 모두 만족시킨다. 마스터룸 맞은편으로 작은방들, 욕실 그리고 전실이 하나의 유닛처럼 구성되어 있어, 가족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디자이너의 배려있는 공간계획이 돋보인다.
취재 최지영 기자
사진 김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