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경은 기자
대형문화시설이 모여 있는 광화문 거리의 여백을 작은 규모의 문화공간들이 속속들이 채우며, 점점 그 영향력을 더해가고 있다. 영화배급사 미로비젼(주)은 최근 서울시역사박물관 앞에 소규모 복합문화공간인 가든플레이스를 제안했다. 초기 안이었던 두 개의 독립예술영화상영관에서 하나를 시사회와 이벤트 같은 행사를 소화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변경하였고, 바로 그 공간이 153 라운지 바이다.
여러 색상의 인조 보석을 사용한 아라베스크 문양의 화려한 초입은 내부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돋운다. 현관부에 들어서면 물방울이 맺혀 아래로 떨어지기 직전의 형상을 한 금속 조명 구조물이 물 대신 빛을 가득 담고서 은은하게 쏟아낸다. 현관부에서 홀로 진입하는 통로의 폭은 영사실로 계획되었던 중층의 VIP룸과 서비스룸으로 구성된 매스로 인해, 2m남짓으로 내부를 살짝 드러낼 뿐이다.
매스의 외피는
캐릭터점 에서 보았던 나무가 한층 정제된 형상으로 유리 마감 위에 더해져 공간에 시각적인 깊이감을 준다. 홀에 들어서면 7m가 넘는 높은 층고를 지닌 장방형의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면은 무대와 같이 높이차를 두어 마치 부유하는 듯한 ‘ㄴ’자 형태를 띠고 있다. 외벽쪽 측면은 ‘ㄱ’자 형태의 벽체 사이로 영화 필로우북의 스틸 이미지 컷을 연출한 두 개의 대형 유리 월이 약간 경사져있다. 맞은편은 천정에 매달려있는 인상적인 종이관이 2단으로 나열되어 높은 층고로부터 비롯한 수직성을 더욱 강조한다. 각기 독립적으로 매달린 종이관은 가벼운 소재로 인해 살짝 건드려도 가볍게 흔들린다.
에서 사용한 비계구조물과 본 프로젝트의 종이관은 이들이 주로 사용되는 환경에서는 임시적인 성격을 지닌 재료들이다. 디자이너가 부여한 이들의 색다른 모습은 보다 강렬하게 인식된다. 음악과 현란한 조명이 멈춘 공간에서 종이관은 거대한 공간에 도열한 열주처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꼿꼿한 조형물로써 기능한다. 여기에 음악과 조명을 첨가하면 정체된 공기가 흐르며, 움직임을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