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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ers say, i ♡ café

2008-01-29


앙드레 말로의 플로르, 푸치니의 모뮈스, 바그너의 글레코, 짜라의 볼테르, 그리고 이상의 제비, 쓰르(鶴), 69…. 시대와 나라를 막론하고 카페는 아티스트들의 영원한 쉼터이자 작업실 역할을 해왔다. 그렇다면 2008년 지금, 도시 서울의 디자이너들이 사랑하는 카페는 과연 어떤 곳들일까? 소녀들의 감수성을 촉촉히 자극하는 두 인기 디자이너, 토마와 로지의 단골 카페를 따라가봤다. 먼저, 토마가 사랑한 카페 수카라다.

취재 | 이상현 기자 (shlee@jungle.co.kr)
사진 | 스튜디오 salt


카페는 그곳을 찾는 사람의 취향을 수다스럽게 떠든다.

홍대 인근 산울림소극장 1층에 위치한 수카라는 너무 예쁘기만 한 카페가 겸연쩍고 왠지 불편한 사람들에게 어울릴 장소. 침착한 나무 색이 공간 전체를 채색하고, 여름 잎처럼 담담한 녹색이 군데군데 싱그러움을 더하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카페다.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토마는 이러한 매력 때문에 혼자서, 둘이서, 때론 여럿이서 이곳을 찾는다. 자주 드나들다 보니 ‘용도에 따른 수카라 이용법’이 나름 정해졌다고 한다.


동행이 있을 때는 볕이 잘 드는 창가 쪽에 자리를 잡는다. 키가 낮은 가죽 소파에 깊숙이 몸을 안기고 입을 작게 벌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눈다.

현재 만화잡지 팝툰에 연재 중인 <속 좁은 여학생> 의 콘티를 짤 때는 카페 안쪽 오목한 공간을 차지한다. 접시 모양의 조명이 낮게 떨어진 자리에 앉아 이리저리 구상에 골똘하고, 가끔은 책장에서 골라온 일본 서적을 둘러보거나 모사하며 영감을 얻는다.


혼자 조용히 책을 읽을 때는 주방을 감싼 ‘ㄷ’자 모양 테이블에 앉는다. 특히 테이블의 오른쪽 모서리가 지정 좌석이다. 너무 시끄럽지는 않을까 했는데 아니란다.

문이 여닫는 소리,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 차가 끓고 그릇이 부딪히는 일상의 소리가 묘하게도 집중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최근 그녀가 즐겨 읽는 책은 나쓰메 소세키나 안톤 체호프의 것. 인간 내면에 꼭꼭 숨어있는 좁은 속을 헤아리는 최근 작업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수카라가 좋은 점은 무엇보다 밥과 차가 맛있어서…. 그리고 시야가 넓고 테이블 간 거리가 널찍해서 방해 받지 않고 편해요. 가끔은 본의와 상관없이 옆 테이블의 대화를 엿듣게 되기도 하는데, 그런 점도 만화를 하는데 도움이 되고요.”

<남자친9> , <크래커> , <속 좁은 여학생> 등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에 주목해온 만화가 토마는 그래서 수카라와 더 없이 잘 어울린다.


Designers say, I ♡ cafe 2편은 웹디자이너 로지의 룸앤카페입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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