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19
아프리카로 향하는 두 번의 여행을 마쳤으니 이제 아프리카의 일부를 내 것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파주 헤이리의 예술인 마을에 위치한 아프리칸 스타일의 인테리어 및 소품 숍 ‘아프리칸’을 방문했다. 아프리카라면 아직은 낯선 일반인들에게 눈높이를 맞춘, 또 다른 아프리카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취재ㅣ 김유진 객원기자 , 사진ㅣ 스튜디오 salt
먼저 홍대 근방에 위치한 숍 ‘아프리칸’을 언급해야겠다. 이 곳은 아프리카 스타일의 매력에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성지 같은 장소다. 물담배를 피울 수 있는 홍대 인근 카페에 물담배를 공급하기도 하고, 카페 컨셉트까지 잡아주기도 한다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상품과 관련한 대여 및 유통 사업이나 행사 업무로 바빠 정기적으로 문을 열지 못해도 딱 맞춰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꼬박꼬박 있을 정도다.
헤이리에 있는 숍 아프리칸은 바로 이 홍대 앞 매장의 분점이다. 홍대 앞 매장이 아프리카 현지에 있는 숍에서도 궁금해할 만큼 입소문을 탄 매니악한 공간이라면, 헤이리 예술마을에 있는 아프리칸은 조금 더 폭넓은 층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프리칸 매장과 갤러리를 위해서 만들어진 건물이기 때문에 더 알차고 편안하다. 2층은 사무실, 1층은 아프리카 소품이나 조각을 상업적으로 접근한 공예품이 디스플레이 되어있고, 지하1층은 아프리카인들이 사용하던 민속품과 부피가 큰 인테리어 제품들의 공간이다. 갤러리 컨셉트로 꾸며놓아서 그런지, 상품을 하나의 작품처럼 감상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아무래도 판매 위주다 보니, 이곳에는 오래되고 손때 묻은 유물들 보다는 시각을 더 자극하는 아이템들이 많다. 특히 공예품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의 경우는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해 보인다.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좋을 간단한 동물조각부터 액세서리, 머플러, 장난감 악기 등 가볍고 재미있는 아이템들이 많은 편이다.
갤러리에서 취급하는 민속품의 경우도 그렇다. 유물적 가치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우리 시점의 감각으로 미적인 잣대를 들이대도 절대 빠지지 않는 제품들이다. 타악기의 고향인 세네갈의 악기, 가봉, 코트디부아르의 마스크, 탄자니아와 케냐의 에스닉 스타일의 소품, 구로 부족과 단 부족의 민속품, 서구스타일과의 조화를 이뤄낸 남아공의 액세서리들 등, 내 집에, 내 방에, 내 손에 넣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나는 것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마스크 컬렉터로 출발해서 두 개의 매장을 꾸려오고 있는 김남식 사장은 이제 모으는 재미만큼이나 파는 재미도 쏠쏠한 눈치다. 많은 사람들이 들렸다가 만져도 보고, 사가기도 하고, 그러다가 또 좋은 물건이 많은 곳이라고 소문이 나면 그걸로도 족하다고 한다. 주말 방문객만 약 5천명을 웃돈다는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작은 아프리카를 손 안에 넣어간다. 이렇게 아프리카와 친해지는 방법도 있었다.
www.africain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