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0
서교동 출판단지에 디자이너만을 위한 공간이 탄생했다. 지난 1월 5일부터 문을 연 이곳은 홍익도서 디자인북과 디자인정글이 함께 마련한 북카페다. 최근 홍대 주변에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북카페와 달리 디자이너를 위한 특별한 공간이라는 ‘디자인 북카페 정글’, 과연 무엇이 얼마나 특별한 공간인지 찾아가봤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사진 | 정윤희, 임준형
수입 디자인서적 판매로 내공을 다져온 홍익도서 디자인북이 카페를 열기로 마음먹은 것은 온전히 디자이너 때문이다. 홍익도서를 찾는 디자이너들에게 단순히 ‘샘플’을 제공하는 데 그치는 서비스가 아니라 ‘보다 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던 것이다. 여기에 탄탄한 디자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디자인정글이 마련하는 다채로운 이벤트와 전시 기획이 더해져 ‘디자인 북카페 정글’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공간을 만들기 위해 가정집을 개조한 기존의 사무실 구조는 그대로 살리되 마감재를 변경하여 간결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정비했다.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북아트’가 되는 디자인서적 이외에 장식은 배제하고 디자인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만드는데 집중한 것이다. 가정집 구조를 엿볼 수 있는 두 개의 방은 벽을 허무는 대신 모임이나 세미나를 원하는 그룹 단위의 손님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혼자 찾아오는 손님을 위해서는 홀에 바 형태의 좌석을 다수 배치한 것도 특징.
기존 서점에서 운영하는 북카페들이 구입한 책만을 열람할 수 있게 하거나, 카페 내부에 별도의 책을 배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디자인북 카페 정글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서관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디자인 서적을 쾌적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는 이점을 제공한다. 책을 파는 곳에서 팔아야 할 책을 모두 공개한다면 무슨 이익이 있을까 싶지만, 카페라는 부드러운 공간을 잠재적 고객에 대한 마케팅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도약인 셈이다.
디자인 북카페 정글에 비치된 디자인 서적은 모두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지만 판매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열람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 문제로 사진 촬영을 금하고 있지만 노트에 아이디어가 될만한 소스를 스케치 해가는 것은 괜찮다고. 세미나실은 사용에 따른 추가 비용은 없지만 전화로 미리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