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0
대부분의 건축에서 옥상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공간이다. 건물을 짓다 보니 자동으로 딸려온 공간 이랄까. 큰 오피스용 건물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옥상에 직원들을 위한 쉼터를 조성하기 시작했지만, 단독주택의 경우 옥상은 여전히 물탱크를 올려 놓거나 옥탑방을 내주기 위한 공간이니 더 말해 무엇할까. 이렇게 노는 공간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법을 땅 값 비싸기로 유명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찾았다. 덴마크 건축회사 JDS Architects가 제시한 옥상 사용법은 똑똑하면서 아름답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자료제공 | JDS Architects(www.jdsarchitects.com)
덴마크 코펜하겐의 엘메가데(Elmegade) 지구는 인근 지역 중에서도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지구에 속한다. 특히 JDS에게 새로운 옥상 공간을 만들어 줄 것을 의뢰한 Birkegade(BIR)을 둘러싼 펜트하우스 3채는 좁은 공간에 삼각형으로 자리하고 있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매우 작았다.
그래서 JDS가 제시한 것은 옥상을 이용한 정원이다. ‘잃어버린 정원’을 찾아오기 위해 서로 연결된 펜트하우스의 이웃 주민들은 기존 주택 옥상을 새롭게 꾸몄다. 스포츠/레저, 테라스, 잔디 언덕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 옥상 정원은 세 채의 펜트하우스와 연결되어 있어 모든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작은 운동장과 잔디 언덕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져 우아한 조형미를 뽐내며, 오렌지, 초록의 생생한 컬러는 우중충한 덴마크의 기후와 잘 어우러진다. 언덕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코펜하겐의 경치는 보너스다.
옥상 정원은 코펜하겐 정원에서 모티브를 얻은 충격이 흡수되는 표면 처리와 구름 다리, 실제 잔디로 채워진 언덕, 작은 주방과 바비큐 그릴, 소음을 줄여주는 나무바닥으로 채워졌다.
주민들의 오손도손한 놀이터가 될 이 곳의 컨셉에 대해 JDS는 장소가 제공하는 상황들을 충분히 이용하여 미래의 옥상 이용법을 설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옥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BIR 프로젝트는 최근 ‘땅콩주택’을 선두로 국내에 불고 있는 단독주택의 바람과도 일맥상통한다. 아파트와 같은 답답하고 획일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고, 이웃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공간을 열망하는 사람들. 이 곳, 옥상 펜트하우스는 그러한 열망에 보답하며 아름다운 경관까지 함께 가져다 주는 옥상의 미래라 할 수 있다.
JDS(Julien De Smedt) Architects는 건축과 디자인, 대형 가구 작업을 주로 하는 글로벌 건축 사무소로 코펜하겐과 벨기에 브뤼셀, 브라질에 지사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현상 설계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이들의 대표작으로는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 노르웨이 오슬로(Oslo)의 스키 점프대와 최근 광저우 게이트웨이 공모전에서 1등상을 수상한 건물 ‘HANG’이 있다.
프로젝트명: Penthouses and Rooftop terrace
설계총괄: Julien De Smedt, Jeppe Ecklon
면적: 900㎡
예산: 980,000 유로
건축주: A/B Birkegade
시공: PLOT=JDS+BIG, EKJ
위치: 덴마크 코펜하겐
완공: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