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7
부산지역 클러버들이 들썩인다. 힙합 음악을 위한 전용 클럽, 막툼이 지난 5월 오픈한 것. 서울의 도심 클럽과 달리 부산 해운대 관광 특구 안에 위치한 막툼은 ‘힙합’이라는 문화 코드와 ‘해운대’라는 장소성이 결합된 클럽이다.
공간은 지역이 차별적으로 갖는 바닷가 특징을 활용해 ‘Sea space' 컨셉으로 젊은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디자인의 의도는 마치 바다생물체를 연상시키는 파사드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물기둥처럼 솟아오른 형태 위에 광섬유 조명이 둘러싸인 파사드는 바다 무척추동물에서 볼 수 있는 촉수에서 착안된 디자인으로, 바람이 일어나는 야간에 더욱 이색적 풍경을 자아낸다.
이같은 시선에 사로잡혀 들어선 내부는 긴 스테인리스 스틸 통로가 중앙홀까지 안내하고 있다. 입구가 생물체의 입이었다면, 통로는 생물체의 몸 안으로서 천장에는 물고기 등뼈 모양의 헤드라이트가 길게 늘어져 있다. 디자이너는 이 공간을 전이공간으로서 관악기의 트럼펫 진공관처럼 디자인하여, 중앙 홀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음악의 울림이 방문객들에게 서서히 전해지도록 의도했다.
홀은 무대, 메인바, 서비스 룸, 서비스 바, 스탠드 바 등의 공간이 유연하게 배치되어 서비스 하는 이들과 춤추는 이들의 소통이 자유롭다. 전체적인 홀의 디자인은 바다의 개념을 심화시켜, 비늘을 형상화한 바닥 패턴이나, 암석과 같은 벽면 형태, 천장의 그물망 레이어 등의 디자인을 보여준다. 특히 메인 바 위의 조명은 그 크기가 거대하고 파사드의 촉수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형태로 공간에 강한 이미지를 부여하고 있다.
이때 힙합 템포에 맞춰 홀을 비추는 LED 조명과 레이져는 일반 스포트라이트의 개념이 아니라 형태와 결합된 디자인으로, 중앙 홀의 컨셉 디테일을 더욱 분명히 드러나게 한다. 막툼은 곧 이와 같이 몽환적이며 신비로운 연출 속에, 클러버들을 보다 깊이 미지의 바다 속 새로운 세계로 이끌고 있다. 글 : 김은희 기자
유정한 1961년 서울생으로 한양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디자인 설계사무소와 프리랜서로 실무경험을 쌓고 1992년 니드21을 설립했다. 1996년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하였고, 현재는 홍익대학교와 경원대학교 실내건축과에 출강중이다. 최근 작품으로는
<월화수 한의원>
,
<명옥헌 한의원>
,
<청담동 예당>
,
리차드>
화인>